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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Mar 22. 2016

미니멀 라이프, 삶을 간결함으로 채우는 마법

사람이 살아가는 데엔 얼마만큼의 물건과 자원이 필요할까? 멋진 집, 최신식 가전제품, 다양한 용도의 가구, 풍부한 음식, 최신 유행 옷, 휴가철 여행, 자녀 교육…. 생각할수록 필요한 것의 목록은 무한히 늘어난다. 하지만 돈, 시간 등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선 그만큼의 비용을 치러야 한다.

자, 잠시 "스톱"을 외치고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보자. ’내 삶에 꼭 필요한 것인가?’, ’나는 과연 남이 아닌 나에게 의미 있는 것에 내 시간과 돈을 쓰고 있는가?’ 이 물음에 마주하면 앞서 줄 세운 리스트들이 마법처럼 간결해짐을 목격한다. 이제 필수적인 것들로만 이뤄진 삶에서 내가 진정 가치를 두는 것들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방식의 ’미니멀 라이프’가 최근 화제다. 이 대안적 생활방식이야말로 무참한 소비에의 유혹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함부로 소진되지 않고, 나로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책을 통해 앞서 미니멀 라이프를 구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자신만의 미니멀 라이프를 완성해 보자. 



★ 미니멀 라이프의 조상님,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1817~1862)


"대부분의 사치품들과 이른바 생활 편의품들 중의 많은 것들은 꼭 필요한 물건들이 아닐 뿐만 아니라 인간 향상에도 방해가 되고 있다. [...] 가장 현명한 사람들은 항상 가난한 사람들보다도 더 간소하고 결핍된 생활을 해왔다."<월든> 중에서 


19세기 미국엔 이미 미니멀 라이프계의 조상님이 출현했다. 바로 번잡한 세상을 떠나 소박한 삶을 선택한 미국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다.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뒤 안정된 직업을 갖지 않았고 육체노동을 선호한 작가는, 28세가 되던 1845년 월든 호숫가의 숲 속에 들어가 2년 2개월을 지낸다. 단돈 28불로 지은 오두막은 그에게 훌륭한 작업실이었고, 집 근처 텃밭은 최고의 식량 제공처였다. 그 시절의 기록은 <월든(Walden)>이란 책 속에 아름다운 문장으로 기록되어 있다. 미니멀라이프의 조상님인 소로우를 우리는 명백한 자연주의자, 노예해방주의자, 위대한 혁명가로 기억한다.


 


★ 조슈아 필즈 밀번, 불행한 20대 갑부에서 미니멀리스트로


"<미니멀리즘이란 소중한 것에 집중하는 힘.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는 도구, 쓸데없는 것들에 나를 빼앗기지 않을 자유, 내 삶을 만족으로 채우는 행복이다."(<두 남자의 미니멀 라이프> 중) 


조슈아 필즈 밀번, 그는 20대 후반에 이미 높은 직위에 올라 억대 연봉을 받는 소위 잘나가는 남자였다. 하지만 마음 속엔 늘 두려움, 빚, 불안, 스트레스, 외로움 죄책감이 있었다. 2009년에서 2010년 사이 어머니가 암에 걸려 세상을 떠나고, 결혼생활이 파탄에 이른 후로 그의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절망적인 사건을 겪고 난 후 그는 최소한의 것으로 삶을 충만하게 하는 열정의 개념인 ‘미니멀리즘’을 만났다. 일단 어머니의 유품 정리가 그 첫 걸음이었다. 방 하나를 가득 채운 어머니의 유품을 기증하기로 맘 먹은 것이다. 나아가 인생의 중요한 요소 네 가지 건강, 인간관계, 사명, 열정에만 집중하기로 결심한다. 조슈아 필즈 밀번는 라이언 니커디머스 와 함께 ’더 미니멀리스트(www.theminimalists.com)’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열어 전 세계 사람들과 그의 깨달음을 나누고자 힘쓰고 있다. 




★ 물건을 하나씩 버리니 인생이 바뀌었다, 사사키 후미오

"물건을 많이 버리고 나자 내 안의 가치관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자신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 소유하는 미니멀리스트, 즉 최소주의자의 삶은 단순히 방이 깨끗해져서 기분이 좋다든가 청소하기 편하다는 표면적인 장점뿐만 아니라 훨씬 더 깊은 본질에 그 가치가 있다. 바로 내가 어떻게 살아갈지를 생각하는 것, 누구나 추구해 마지않는 행복을 되짚어보는 일이다."(<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중에서) 


커다란 텔레비전, 홈 시어터, 컴퓨터, 아이폰, 편안한 매트리스까지…. 필요한 물건은 모두 갖고 있었음에도 아직 소유하지 못한 물건에 눈길을 쏟던 사사키 후미오는 갖지 못한 물건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에 빠져있었다. 각종 이유 때문에 쌓여가는 물건을 버릴 수 없었고, 늘어난 물건은 차츰 그를 압박했다. 그랬던 사사키 후미오는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결심한다. 자신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에 대해 묻고 생각하게 되었고, 남과 비교하는 습관도 없앨 수 있었다. 방 안의 물건들을 정리하는 행위는 단순히 공간을 비우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와도 연결되어 있었었던 것이다. 미니멀리스트를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 소중한 것을 위해 줄이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는 그는 모든 것을 가지길 포기하는 것이 정말 필요한 것을 택하는 길임을 몸소 증명했다.



취재: 주혜진(북D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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