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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Mar 29. 2016

본격 선거전 개막... 표심 사로잡는 유혹의 기술

유권자의 마음을 유혹하는 선거 전략, 책에서 찾았다

                       



총선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개막된다. 4월 13일 열리는 20대 국회의원총선거. 지역구 253명과 비례대표 47명 등 300명의 국회의원을 뽑는다. 3월 24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후보자 등록이 마무리되는 것으로 ‘지난했던’ 공천전쟁은 일단락됐다. 선거에 참여한 정당은 모두 25개로 역대 최다. 지역구 평균 경쟁률이 3.73대 1을 기록했다. 3월 31일부터 시작되는 선거운동은 4월 12일까지 13일간 벌어진다. 



'The Winner Takes It All!(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 지역구 선거의 경우 1등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 치열한 선거전에 임하는 각 후보자들은 정당, 정책, 인물, 조직력, 이념 등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그들이 어떤 무기로 어떤 사람들의 표심(票心)을 공략할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선거전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 선거 전략은 유혹의 기술이다. 민심을 사로잡는 선거의 기술을 책 속에서 찾아본다. 



◆ 문제는 프레임이다 -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언어학을 현실 정치에 적용한 인지언어학계의 석학 조지 레이코프의 베스트셀러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지난해 4월에는 초판 출간 10주년을 기념해 전면개정판이 출간됐다. 144쪽에서 192쪽으로 분량이 늘어났고, 10장으로 구성된 초판에서 두 장이 삭제되고 여덟 장이 추가돼 절반 정도가 새로운 내용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기존의 여덟 장도 현 시점의 새로운 자료와 새로운 분석으로 업데이트했다. 저자인 레이코프 미국 버클리대 석좌교수는 우월한 프레임 구성으로 오바마가 당선된 후 왜 곧바로 민주당이 다시 프레임 전쟁에서 패배했는지, 그래서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밝히기 위해 개정판을 출간한다고 머리말에서 밝혔다.



우리가 어떤 프레임을 부정하려면, 우선 그 프레임을 떠올려야 합니다. 일찍이 닉슨은 그 진리를 뼈아픈 방식으로 깨달았습니다. 워터게이트 사건 후 한창 사임 압력을 받던 당시의 일입니다. 이때 그는 TV에 나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사기꾼이 아닙니다." 그 순간 모두가 그를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이 일화는 상대편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치려면 상대편의 언어를 사용하지 말라는 프레임 구성의 기본 원칙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상대편의 언어는 어떤 프레임을 끌고 오는데, 그것은 내가 원하는 프레임이 아닙니다. -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중에서




◆ 정치조작의 과정 -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왜 가난한 사람이 부자 증세를 반대하고 기업인들의 이익을 늘리는 정책에 몰두하는 정당을 지지할까? 미국의 언론인이며 역사학자인 토마스 프랭크가 쓴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해 우파가 장기간에 걸쳐 진행해온 정치조작의 과정을 분석한 책이다. 2004년 처음으로 출간된 이 책은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큰 선거가 있을 때마다 정치인과 언론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유권자는 어떻게 정당과 정치인을 평가해야 하는지 각성하는 데 참고서 역할을 해왔다. 자기 계급적 이해에 배반하는 투표행위와 관련해서 한국의 정치적 현상을 분석하는 데도 유용한 틀을 제시해주는 책이다. 



오늘날도 엄청나게 많은 성난 노동자들이 오만한 자들을 심판하기 위해 거리에서 행진하고 있다. 그들은 특권층의 후손들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고 있다. 그들은 리우드에 사는 상류층들이 보내는 작은 호의를 비웃고 있다. 그들은 미션힐스의 대저택들 앞을 지나면서 조기를 게양한다. 그들은 백만장자들이 떠는 동안 자신들의 끔찍한 요구 사항을 부르짖는다. 하지만 그들이 외치는 구호는 결국 "우리는 당신들의 세금을 깎아주기 위해 여기에 있다"라는 말이다. -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142쪽 



◆ 대중의 심리를 조종하라 - <빅토리랩>



'과학과 기술로 무장한 선거 캠프가 유권자의 마음을 뒤흔든다!' 미국의 정치전문 저널리스트 사샤 아이센버그는 <빅토리랩>을 통해, 선거는 후보자의 카리스마나 성격, 전략적인 행동이나 정치적 상황과 시대정신에 따라 결정된다고 믿었던 기존의 정치적 관념들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21세기 정치 캠페인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파헤치며 정치판의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버락 오바마나 미트 롬니 등이 사용한 주요 전략들과 2012 미국 대선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 킹메이커들을 언급했다.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최고의 리더 자리에 앉게 됐는지, 그 과정까지 가기 위해 어떤 전략들이 빛을 보고 또 실패했는지 밝혔다.



오바마의 광고는 분명히 버스 안에 걸려 있었고,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몇 주 전, 시카고에 위치한 오바마 선거 캠프에서 한 데이터 분석가가 정밀하게 도출한 수백 명의 개인 변수를 분석하던 중, 위스콘신 주 유권자의 대중교통 이용 행태가 유권자의 정치적 성향을 추측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당시 선거 캠프는 향후 오바마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는 유권자를 대상으로 이미 우편과 전화 공세를 펼치고 있었다. 그러나 데이터 분석가는 유권자가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대중교통 수단이야말로 유권자와 효과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라고 판단했다. - <빅토리랩> 366~367쪽 



◆ 이기는 후보는 따로 있다 - <왜 낡은 보수가 승리하는가> 



2016년 총선의 열쇠는 '51세'가 쥐고 있다. 중요한 개념인 '투표자 중위연령'. 이들에게 지지받지 못한다면 승리할 수 없다. <왜 낡은 보수가 승리하는가>는 진보진영이 지지기반인 젊은 층만을 위한 프레임에 '올인'한다면 재집권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저자 김상진과 엄경영은 이 책을 통해 중요한 선거지형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정치의 객체가 주체로 변하고 선거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계층이 바뀌고 있다는 것. 2012년 대선 '투표율 75% 이상 문재인 승리'라는 예측이 빗나간 이유도 그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들은 보수와 진보가 나뉘는 분기점을 연령, 소득, 집의 소유 형태 등으로 분석하고 새로운 선거지형의 변화를 예측했다. 


취재:최규화(북D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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