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이렇게 찍으니까 진짜 작가 같은데요?”
뮤지컬 ‘맨오브라만차’의 공연을 앞두고 만난 정상훈은 책을 들고 카메라 앞에 선 자신의 모습이 꼭 ‘작가’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최근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에도 두 아이를 키우며 ‘다음 스토리볼’을 통해 꼼꼼히 연재했던 블로그 글을 모아 <아빠, 나 어떻게 키울래요?>를 출간했다. 육아에 능숙한 ‘아빠 정상훈’의 모습이 얼마나 새로운지, 함께 방송했던 동료들도 블로그를 보며 “본인이 직접 쓴 게 맞느냐”고 물어올 정도였단다. ‘이러지 마라, 저렇게 해라’ 이론만 가득한 육아서 대신 ‘태어날 아이를 위해 준비해야 할 아빠로서의 준비 과정’부터 ‘내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야채 먹이는 방법’까지 두 아이와 함께 부대끼며 시도했던 자신의 모든 육아노하우를 담았다. 아이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는 정상훈. 아빠와 배우 두 역할을 해내는 그의 일상을 인터뷰했다.
Q 2013년 첫째 한성이가 태어난 뒤에 여러모로 많은 변화가 있었네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아빠로서 새 삶도 살게 되었고요. 어떤 변화가 가장 크게 느껴지시나요?
‘책임감’이죠. 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멋진 책임감을 가질 수 있구나, 했어요. 진짜 가장이 된 거잖아요. 조금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행복해요. 예전에는 그냥 흘려버릴 수 있는 일도 열심히 하게 되고, 아이를 생각해서 조금 더 인내하게 되고.
Q 두 아들을 키우며 기록한 육아 일기를 단행본으로 묶어 <아빠, 나 어떻게 키울래요?>를 출간하셨어요. 주변의 아기 아빠들 반응은 어땠나요?
워낙에 친한 분들이니까 아이의 출산 과정은 이미 다 알아요. 사실 책을 출간하기까지 모든 연결고리가 ‘자연 출산’으로부터 시작됐거든요. 아내가 저에게 자연출산을 소개하지 않았더라면 이 책은 나오지 않았을 거예요. 덕분에 육아에 있어서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아빠가 됐어요.
Q 아내에 대한 존경심이 출산을 기점으로 더 커진 것 같더라고요. 자연주의 출산을 아내와 함께 다큐멘터리를 통해 보셨다고 하는데,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어떠셨나요?
완전히 생소했어요. 다큐멘터리에서 보고 “이야, 저게 가능해?” 그랬는데 뭐… 아내가 한다니까, 내가 귀찮은 일은 없겠지 싶었죠. 그런데 바로 귀찮은 일이 생기더라고요. (웃음) 교육을 받아야 된대요. 일주일에 한 번씩 총 40시간 교육을 이수했어요. 교육 과정에 ‘자연출산 주의가 무엇인가’부터 시작해서 자연출산에 관한 모든 것을 배우는데, 제가 감동을 받았던 건 아빠로서의 준비 과정이었어요.
Q 일반적인 출산 과정에서 남편은 아내의 출산을 보조하는 역할이 크죠.
맞아요. 여자와 빗대어 생각할 때 아빠로서의 준비 과정이 부족해요. 여자는 우선 생명을 잉태하고 배 안에 아이가 있으니까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아이를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아빠는 아내를 통해서, 외부적인 환경적으로만 준비를 하게 되니까 아빠가 된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은 있어도 신체적, 심리적으로 세심한 준비를 하기 어렵죠. 저도 자연출산 교육을 받으면서 ‘이게 남자에게 정말 필요한 교육이구나’라는 걸 그때 알게 됐어요. 마치 서양 문물을 뒤늦게 접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웃음) ‘아. 왜 지금 알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좋은 아빠가 되기를 원하면서 왜 그전까지는 한 번도 이렇게 노력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Q 이론적으로는 잘 알아도 ‘제대로 할 줄을 몰라서’ 당황하는 아빠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책을 보니, 출산 준비 과정에서부터 아빠들도 주체로서 참여 한다면 적극성이 더 생기지 않을까 싶으셨던 것 같더라고요.
그렇죠. 주체가 된다는 건 삶을 이끌어 간다는 거잖아요. 육아도 똑같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남자가 육아의 주체가 된다면 좋은 아빠가 되기 훨씬 더 쉬워요. 육아 서적에 이론적인 지식은 많이 나와 있지만, 정작 그 안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지 않아요. 그런데 아빠들에게 필요한 건 그거거든요. 안아주는 법부터 아이를 웃게 하고 달래주는 법까지, 이런 게 아이들에게 더 필요한 거죠. 점점 아이와 멀어지는 아빠? 싫잖아요. 아이 볼 줄 몰라서 엄마가 무시를 하면 아이도 똑같이 무시를 해요. 기저귀도 현란한 솜씨로 갈아주고, 이유식도 빠르게 만들어주고 아이들이 "아빠 최고!"하면 뿌듯해할 수 있는 아빠. 조금만 노력하면 다 느낄 수 있어요.
Q 아빠들에게 이 책이 어떤 역할을 해줬으면 하시나요?
제가 경험했던 것들이 그리 어려운 게 아니에요. 조금만 노력하면 육아의 주체가 될 수 있고, 아내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것들이에요. 적극적인 아빠가 되세요. 작은 것 하나에서부터 시작되는 거지, 아이에게 뭔가 대단하고 거창한 일을 해야만 좋은 아빠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은 그런 거 원하지도 않아요. 친근감을 형성하고 재밌게 같이 놀아주고 늘 세심하게 챙겨주는 아빠가 최고죠. 아빠들이 이 책을 통해서 더 예쁨 받을 수 있는 꼼수를 좀 알았으면 좋겠어요.
Q 아이들과의 정서적 교감으로 느껴지는 변화가 있으세요?
아휴, 아빠를 많이 따르고 좋아하죠. 아이를 좋은 사람, 좋은 인간으로 만드는 게 부모의 역할 아니에요?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하면서 인격 형성이 되는 건데, 이 아이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어떤 쪽으로 결핍을 느끼는지 등은 친밀하게 함께 하지 않으면 알 수 없어요.
Q 책에도 첫째 한성이가 동생이 태어난 후에 질투를 느끼는 걸 보면서 훈육하는 모습이 나오는데요. 많이 속상해하시더라고요.
네. 그래도 아이들은 금방 잊어버리더라고요. 안 좋은 걸 계속 얘기해주면 언젠가는 안 해요. 오냐오냐 하는 게 전부가 아니더라고요. 채찍도 올바르게 사용해야 아이가 잘 성장할 수 있어요. 정말 중요한 건, 교육에 있어서 늘 일관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아이가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는데 어느 날은 “안 돼!” 그러다가 또 어느 날은 먹으라고 하고. 그러면 절대 안 돼요. 부모가 정확한 기준을 갖고 있어야 해요.
Q 마트에 가서 한성이가 장난감을 갖고 놀고 싶어 하면서 떼를 썼을 때, 당황스러운 마음에 화를 내던 상훈 씨와는 달리 아내가 아이의 말을 들어주고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차분히 들어주는 모습을 보며 충격을 받는 부분이 나와요. 그때 아빠로서 어떤 전환점을 맞은 것처럼 느껴졌어요.
맞아요. 아이가 어휘력이 아직 발달이 안 돼서 얘기를 잘 못하는 거지, 계속해서 대화를 시도하고 그 상황에 대해서 “이렇게 하면 안 돼”라는 이야기를 해주면 아이는 말의 뜻을 조금씩 터득하거든요. ‘아, 엄마가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하고 알아듣기 시작해요. 당장 알아듣고 못 알아듣는 게 중요하다기 보다 아이에게 차분히 설명해주는 행위 자체가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Q 훈육에 있어서 엄마와 아빠의 역할 분담에 대해 고민해본 적 있으세요?
둘 중에 어느 한 사람은 혼을 내는 사람, 한 사람은 위로해주는 사람. 이렇게 역할을 나누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아이가 위로 해주는 사람을 은연중에 자신과 동급으로 느낀다고 하더라고요. 마음은 아파도 부모의 역할은 정확히 해줘야 한다고 해요. 저도 어쩔 수 없을 때는 따끔하게 혼을 내고 그러죠. 나중에 유년기가 좀 지나고 나면 그땐 아빠를 좀 더 무서워하지 않을까 싶어요.
Q 요즘은 아빠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수 없을 만큼 바쁘다고 하셨는데, 어떠신가요?
요즘에 정말 아이들에게 미안해요. 너무 바쁘니까 아이들이 크는 모습을 매 순간 지켜볼 수가 없거든요. 볼 때마다 무럭무럭 커있고…. 얼마 전에 둘째랑 밥을 먹는데 제가 먹여주려고 숟가락을 잡아서 떠주니까 그때부터 엄청나게 울기 시작하는 거예요. 알고 보니까 2주 사이에 ‘숟가락 뺏는 걸 싫어하는’ 습관이 생겨버렸어요. 어른들 말씀이, 한 살 때부터 세 살 때까지 평생 효도를 다 한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지금 정말 예쁘고 귀여워서 어쩔 줄을 모르겠어요. 평생 받을 효도를 다 받는 느낌. 애들이 앞으로 미운 모습들만 보이더라도 지금 모습을 기억하면서 다 견딜 수 있을 것 같을 만큼 예뻐요. 반면에 배우로서 아이들에게 배우는 것도 있어요. 아이들은 본능에 충실하거든요. 그래서 순수한데, 배우들에겐 그게 필요해요. 정말 맑은, 백지 상태의 도화지. 6세 이전의 아이들을 관찰하면 그 모습들이 정말 훌륭한 연기의 자양분이 돼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영감과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 편인 것 같아요.
Q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나의 부모님이 어떤 마음으로 우리를 키우셨을지 상상하게 된다고들 하는데, 책에도 아이를 보며 부모님의 사랑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는 대목이 자주 나와요.
맞아요. 이게 참…. 아이를 키우면서 저도 점점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아이를 보면 어린 시절의 제 모습이 투영돼서 비교를 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왜 부모님께 이렇게 하지 못했지?’ 그런 생각을 해요. 기본적인 것부터 윤리, 도덕 그런 걸 배워왔으면서 왜 그런 걸 무시하고 지내 왔던가. 아이들을 보면서 이런 것들이 필요하구나 생각했어요. ‘좀 더 맑은 인간, 깨끗한 인간으로 바뀌어야 되겠다’ 싶었죠.
Q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고 하잖아요. 아이들은 부모의 모든 것을 따라합니다. 책에서도 아빠를 따라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귀엽고 재미있었어요. 동시에 부모의 입장에서는 스스로의 언행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을 것 같고요.
진짜 그래요. 컴퓨터 기기에 빗대면 완전히 깨끗한 포맷 상태거든요. 아이는 정말 깨끗한 도화지라서 받아들이는 게 엄청 나요. 어느 날부턴가 첫째가 목을 움직이면서 춤을 추는 거예요. 너무 귀여워서 좋아했는데, 알고 보니까 제가 목 디스크 때문에 어깨를 자주 돌리는 걸 보고 따라했던 거예요.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요즘에는 제 얼굴에다 대고 “셰셰, 양꼬치엔 칭따오” 그래요. (웃음) 막내는 또 그런 형을 보고 배워서 발음도 안 되는데 “시에시에” 그러고. (웃음)
Q 심지어 한성이는 처음 했던 말이 ‘아빠’, ‘엄마’가 아니라 “여보”였다면서요?
네. 그리고 두 번째로 한 말이 "은혜야." (웃음) 제가 집에서 와이프 이름을 부르니까 그걸 따라 하더라고요. 아내가 아이들을 혼낼 때 “이노무 시끼!”그러는데, 그걸 첫째가 자기 동생한테 똑같이 하는 거예요. 많이 놀라기는 했는데 그 자리에서 그걸 짚어주진 않았어요. 왜냐면 어떤 특정 행동이나 말을 짚어주는 순간 아이는 그걸 기억하고 ‘아, 이게 재밌구나’ 생각하면서 더 해요. 정말 필요한 순간에는 훈육이 필요하지만 웬만해서는 아이에게 각인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그 상황을 흘려버려야 해요. 잊어먹게끔. (웃음)
Q 최근 몇 년 간 육아프로그램이 꾸준히 인기입니다. 육아 프로그램에 대한 욕심은 없나요?
사실 예전엔 그런 욕심이 조금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요. 아이들의 모습이 대중에 노출되는 것이 과연 옳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SNL은 개그맨 신동엽 씨의 권유로 합류하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감초’ 역할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하셨던 것 같아요. SNL의 패널로 합류하게 된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죠?
변화라기보다 적극성이 더 생기는 것 같아요. ’SNL KOREA’는 대한민국 최고의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영화, 뮤지컬, 연극를 하면서도 SNL이 정말 굉장한 프로그램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껴요. 뮤지컬 같은 경우는 8주라는 시간을 주는데, SNL은 하루 밖에 준비할 시간이 없거든요. 게다가 생방송인데 이걸 하루 만에 해낸다는 게... 아마 전무후무 할 거예요. SNL이 잘 된 나라가 미국과 우리나라 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창작 공장’이라고 할 만큼 많은 것들이 체계화되어 있어서 진짜 많은 걸 배우죠.
Q ‘양꼬치엔 칭따오’라는 캐릭터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어요. 18년차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개그맨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속상하실 만도 한데 그런 시선들을 딱히 개의치 않는 것 같더라고요. 의외였어요.
네, 정말로 나쁠 게 없어요. 대표적으로 성동일 선배가 그렇잖아요. 대중들에게 ‘빨간 양말’이라는 캐릭터로 알려졌지만 이젠 그냥 ‘배우 성동일’이에요. 캐릭터를 뛰어 넘어 더 좋은 연기를 보였기 때문이거든요. 저도 그러면 된다고 생각해요.
Q 언젠가 한 번은 꼭 해보고 싶은 역할 있으세요?
주어지는 대로 할 뿐이에요. 꼭 하고 싶은 연기보다는 지금까지 해왔던 연기를 또 시켜주셔도 되니까, 연기를 오래오래 시켜 주셨으면 좋겠어요. 같은 캐릭터를 연기해도 내가 해석하기에 따라 인물은 얼마든지 바뀌거든요. ‘맨오브라만차’도 이번에 두 번째 공연인데 초연 때와 지금의 산초가 다르듯이 얼마든지 다른 해석을 할 수가 있고 그 안에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가 있어요.
Q 최근 유아인 씨나 정상훈 씨처럼 작품이나 캐릭터를 통해 ‘재발견되는 배우들’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대중들은 이번 계기를 통해 발견한 배우들의 이면을 보며 굉장히 즐거워하고, 큰 매력을 느끼고 있어요. ‘배우의 변화’에 대한 대중들의 니즈를 또 어떤 방식으로 충족시키고 싶으신가요?
배우라면 무조건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도 고여 있으면 언젠가 썩거든요. 배우가 영화나 드라마, 뮤지컬 어느 한 군데 국한되어 있으면 안 되죠. 할 수 있다면 여러 방면으로 연기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우 톰 행크스도 어느 날은 자신을 코미디언으로 소개할 때가 있어요. 활동 분야가 이렇게 확연히 나뉘는 건 우리나라뿐일 걸요? 문제는 ‘갇힌 사고’에요. 어느 순간 경지에 오르잖아요? 내공이 쌓이고 경지에 오르면 다른 얘기를 듣지 않게 돼요.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게 되는 거고 지금의 안정을 지켜내기 위해 도전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런데 그게 우리 배우들에게 필요할까요? 아니에요. 배우는 내가 틀리다는 걸 계속 증명해야 하는 사람이에요. 끊임없이 자신의 것을 소통해서 ‘내 생각이 맞지 않다’라는 걸 깨달아야 해요.
연기도 말 그대로 ‘기술’이에요. 내가 가진 기술을 계속 갈고 닦지 않으면 감을 잃어버려요. 제가 이번에 ‘오케피’라는 공연에서 송영창 선생님과 연기를 하거든요. 어제 다 같이 안무 연습을 했는데, 너무 즐거워하시더라고요. 선생님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영화든 공연이든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것, 이게 제 바람이에요. 이번 공연 하면서 그분께 정말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너무 행복해요.
Q 이번 책을 통해서는 아빠 정상훈으로서의 면모가 드러나서 새로웠는데, 배우로서의 에세이도 기다려집니다.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가 굉장히 많을 것 같은데 에세이 출간도 기대해볼 수 있을까요?
아직은 아니에요. (웃음) 이번 책도 블로그에 연재했던 글을 묶어서 출간한 건데, 다음에는 ‘브로드웨이’에 대한 연재를 해보고 싶어요. 근처의 맛집이나 브로드웨이까지 저렴하게 갈 수 있는 방법 등 실용적인 정보들이랑 제 이야기랑 같이 묶어서 연재해보고 싶어요. 일단 브로드웨이에 다녀와야 가능한데, 연말에 가려고 보니까 열흘을 뺄 수 있는 일정이 안 되더라고요. 할 얘기가 정말 많을 것 같아요.
Q 쉬지 않고 달려온 덕분에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되셨는데, 끝으로 현재 자신만의 긴 터널 속에서 방황하고 있는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음…. 그거 터널 아닐 수도 있어요. 자기가 만든 것이든, 누가 만들어 낸 것이든 간에요. 저도 기다림이라는 걸 잘 아는 사람인데요, ‘난 지금이 전부야. 지금 죽어도 상관없어’라고 할 만큼 그 순간에 올인하고 노력하고 있다면 그건 이미 기다림이 아니에요. 그 순간이 전부인 사람에게 더 기다려야 하는 순간이 있을까요? 순간을 사셨으면 좋겠어요. 매 순간 순간을.
사진 : 기준서(스튜디오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