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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Jun 27. 2016

잘나가는 직장인은 '언어'부터 다르다

[서평] <회사의 언어>


매일 아침 출근길에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부장님 개그'라는 코너가 있다. 억지 웃음을 만들어 내는 말장난이지만, 직장인들에게는 회의 시간이나 동료들과 점심시간 수다의 즐거움이 될 수 있어서 청취자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직장인들은 하루에 최소 8시간, 많게는 12시간 넘게 회사에서 상사와, 동료, 후배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일을 하게 된다. 그 안에서 일은 열심히 하지만 실속 없는 직장인, 시간과 열정은 내 몫인데 공은 몽땅 동료에게 빼앗기는 직장인, 눈치 없는 말실수와 행동실수가 잦은 직장인, 보고하는 이메일을 쓰라고 했더니 일기를 써놓는 직장인, 자기 말만 하려고 덤비다 '왕따' 당하는 직장인 등 참으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당신은 어느 타입에 속하는가? 회사생활 잘하려고 의욕이 넘쳐서 한 말과 행동들인데 회사 사람들은 왜 나만 미워할까, 왜 나만 아니꼽게 볼까 머리를 쥐어뜯고 고개를 갸우뚱한 적이 많지 않은가? 그렇다면 당신에게 부족한 것은 '회사의 언어'다.


'현실 속 에이스'들의 공통점은 '회사의 언어'에 있다. 소통을 잘하는 사람을 말하는 거냐고 착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늘날 기업에서 '소통'이라는 말처럼 남용되는 단어도 없다. '소통의 리더십', '소통지수' 같은 말은 한참 구태의연하게 들린다. <회사의 언어>(어크로스, 2016년) 저자 김남인이 말하는 '회사의 언어'는 업무와 사람을 대하는 자질과 태도를 뜻한다. 


'회사의 언어'는 업무 하나에도 다수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보폭을 맞춰야 한다는 걸 아는 데서 출발한다. 업무를 동료와 상사의 시각, 더 넓게는 회사의 시각으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언어다. 


예를 들면 회사의 언어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박 대리의 횡설수설과 이 부장의 독설을 묵묵히 듣다가도 핵심을 짚어내는 한마디로 업무를 뚜벅뚜벅 전진시키는 사람이다. 상대를 신속히 핵심으로 이끄는 이메일을 쓸 줄 아는 사람, 수십 장의 파워포인트 보고서를 한 장으로 요약해 정신 없이 바쁜 상사에게 내밀 줄 아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센스 있게 듣고 제대로 표현해 나와 조직의 목표를 성취해내는 것이 '회사의 언어'가 목표하는 바다. 


책은 직장생활을 하는 독자가 모두 겪어본 그 순간을 생생하게 재생해낸다. 저자는 10년 경력의 기자 출신으로, 또 다른 의미 있는 일을 찾아 2013년 기업으로 자리를 옮겨 HR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고, 현재 SK 주식회사에서 브랜드 담당으로 일하고 있다. 과장을 시작으로 차장, 부장을 압축적으로 경험했고 그 사이 한 번의 이직까지 겪으며 다양한 장르와 층위의 '내부자의 시선'을 장착했다.


기자였다면 들을 수 없었던, 급여를 받고 노동을 제공하는 '우리'가 일하고 관계 맺고 좌절하고 성취하는 진짜 이야기들을 이 책 <회사의 언어>에 담았다. 직접 경험한 내용도 많지만 다른 기업에서 일하는 다양한 주변인들을 취재해 녹였다. 경제경영 분야 기자로 취재했던 10년 경험에 더해, 전문 저널과 관련 서적을 빠짐없이 탐독했다. 덕분에 책은 가벼운 콩트나 처세서로 읽히지 않는다.


이왕이면 일을 잘 하고 싶은 것은 직장인 모두의 꿈이다. 그러기 위해서 아주 사실적인 팁까지 담은 이 책을 통해 여유 있게 상사를 리드하는 신입사원의 질문, 표현이 서툰 동기의 존재감을 발휘하는 이메일 쓰기, 듣기 고수 부장님의 노트 필기법까지, '회사의 언어'를 익힐 수 있다. 자, 내일부터 좀 더 일을 효율적으로 하고 '정시퇴근' 하는 직장인에 한 걸음 다가가보자. 


글 : 권미혜(인터파크도서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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