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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Sep 01. 2016

[루테의 도시를 가다 3]26세에 탄탄대로에 오른 루터

종교개혁 500년 우리는 지금

              

※ 내년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역사적인 해이다. 독일에서는 이미 십 년 전부터 기념행사들을 시행해 왔고, 세계 여러 나라들도 종교개혁을 기념하며, 그 의미를 되새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세속화가 거센 오늘날, 종교개혁의 슬로건처럼 "개혁된 교회는 계속 개혁되어야 한다." 루터가 걸어간 개혁 발자취를 따라가 보며, 기독교, 교회, 신앙인이 먼저 믿음과 생활의 개혁으로 그 본질을 회복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글쓴이 말

에어푸르트에서 사제 서품을 받은 루터는 비텐베르크(Wittenberg)로 보내진다. 1508년이었다. 어거스틴 수도원에서 봉사하며 신학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서였다. 경건한 가톨릭 수도사, 이제 사제가 되어 미사를 집전하고, 고해성사를 통해 신도들에게 대속(代贖)의 길을 가르치는 신부가 되었다.

그는 북서쪽에 위치한 이 도시로 발길을 옮겼다. 앞으로 인생에 어떤 대전환이 이뤄질지 아무 것도 모른 채..... 그가 독일, 나아가 유럽, 아니 세계를 뒤흔드는 개혁의 도화선이 될지는 그때까지만해도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것은 1517년 종교개혁이라 불리는 대사건이었다. 루터 스스로도 자신이 그 개혁의 중심에 서게 될 줄은 짐작도 하지 못했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진동하심(Shaking of God)에 달려 있다. 하나님께서 진동하시면 어느 누구도 감당할 수 없고, 저항하여 막아설 수도 없다. 하나님께서 성을 진동하시면 성은 무너질 수밖에 없고, 하나님께서 산을 진동하시면 높은 산이 낮아지고, 낮은 산은 더욱 평평하게 될 것이다. 산들이 내려앉아 대로를 만들 것이며, 그 대로는 하나님의 역사로 향할 것이다.

하나님께서 인생을 진동하시면 인생은 대역전을 맛보게 될 것이다. 낮은 자는 높아지고, 높은 자는 낮아지게 될 것이다. 신앙의 눈이 아니면 보이지 않는 것,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기도한다. "내 눈을 열어서 주의 율법의 놀라운 것을 보게 하소서"(시 119:18). 우리는 보이지 않는 이 길을 섭리라 부른다. 비텐베르크의 루터, 바로 하나님께서 섭리로 사용하시려 예비하신 것이다. 

이곳에서 루터는 신학을 공부하면서 도덕철학을 가르쳤다. 1509년에 잠시 에어푸르트로 돌아간 그는 성경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어거스틴 수도원에서 교양학부 교수로 임명받게 된다. 사제로, 박사로, 교수로 그의 인생 여정은 그야말로 탄탄대로였다.

만인이 부러워하는 자리에 오른 것은 그의 나이 26세였다. 그러나 그는 안주하지 않았다. 수도원에서 가르치는 동안 여러 가지 의문과 논쟁이 끊이지 않은 것이다. 젊은 학자의 내면에 쉬지 않고 용솟음치는 질문들은 그를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는 신앙의 고향 로마로 가서 해답을 얻고자 마음먹는다.  

글쓴이 : 추태화
안양대학교 신학대학 기독교문화학과 교수로 문학과 문화 비평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일생의 사명으로 삼고 우리 사회가 건강한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맑고 풍요로워지기를 꿈꾸는 기독교문화운동가이다.


※ 본 칼럼은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세계관월간지 <월드뷰> 2016년 5월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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