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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케빈 Aug 20. 2024

버림으로써, 죽음으로써, 생명으로.

'죽음' 이라고 쓰여져 있는 생문 앞에서.

꿈에서  나는 내 수명이 남아있는

물약을 받았다.


내가 한 것은 한없이 날아갈 것 같은 기분으로

눈은 편하게 풀고 미소를 지은채로

그 물을 사방의 초원에 흩날리고

가만히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었었다.


평온한 기분이었다.




그 초원에서

나를 말리면서 다가오는

보고 싶었으나 보기가 어려운 이들이

나를 보고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나는 그사람이 나타났다는 것에 안도하면서

나를 업고 있는 사람의 품속에서

마지막을 맞이히는 것이었었다.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될까.

죽음의 마지막 순간은 무서웠으나


내가 죽은 후에는

평화러운 공허. 그리고  고독함이 내 안에 있었다.


그러다가 잠에서 깨었다.


무녀들이 저 세상 사람들을 불러와 하는 의식을 구경하고나서 잠들었던 날의 꿈이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보니

이 꿈이 무엇이었는지가 알아진다.


사람이 다시 태어나려면 죽어야 한다.

그리고 이제는 때가 되었다.


여기에서 죽음을 향해  안기면 생문

여가에서 살고자 버티면 결국에는 사문.


나는 죽음을 통해 생문으로 들어가기 위해

숨을 들여마시고 기도한다.


내어줄 수 없기에 만신창이가되며 지켜온

모두에게 숨기고 있던 마음을 꺼내어

기도한다.


스스로를 도와, 나를 넘어 지혜에 닿게 해달라고.

그리함으로써 내가 살 수 있게 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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