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에서 시작한 작은 화실

- 비싼 재료보다 먼저 필요한 건, 괜찮다고 말해주는 한 문장

by 북돌이

⭐연제 도서 이며, 매주 월, 목 9시에 발행됩니다.⭐


[도서 줄거리 요약]

모두를 위한 다이소 드로잉은

다이소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드로잉을 시작하도록 돕는 입문서다.


연필, 만년필, 색연필, 오일 파스텔, 투명 수채화, 워터 브러시,

아크릴 물감까지 7가지 도구를 단원별로 소개한다.


각 재료의 특징과 기초를 설명한 뒤, 따라 그리기 예시로 완성까지 이끈다.

완벽한 결과보다 즐거운 표현의 순간을 강조하며

초보자도 부담 없이 시작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겨울이 길어질수록 집 안은 더 조용해진다.


책 읽는 것 말고는 딱히 취미가 없던 나는,

취미를 만들겠다며 이것저것 손을 뻗었다.


모루 인형도,

운동도,

몇 번은 해봤는데 마음이 오래 붙어 있지는 않았다.



우리 집에서 더 조용해지는 순간은,

아이의 미술 시간이 다가올 때였다.


만들기는 곧잘 하는데

유독 그리기만 나오면 바람 빠진 풍선처럼 작아졌다.


자기 스스로도 약하다는 걸 아는지

그 시간만 되면 마음이 쪼그라든다고 했다.


나도 별반 다르지 않은 실력이라

옆에서 해줄 수 있는 말이 많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모두를 위한 다이소 드로잉을 알게 됐다.


솔직히 처음엔 엉뚱한 기대도 했다.

다이소 스티커 판매와 연결된 이야기인가 싶어

잠깐 마음이 앞섰다.


그런 연관은 없었다.

그래서 조금 아쉬웠다.


그런데 책은 다른 방식으로 다정했다.

비싼 준비물 말고,

지금 내 손에 있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했다.



� 작게 시작해도 괜찮다는 허락


다이소 드로잉이라는 말이 마음에 남았다.


거창한 화방이 아니라

늘 드나들던 국민가게에서

그림이 시작될 수도 있다는 뜻 같아서.


나는 일부러 작은 스케치북을 골랐다.

큰 종이는 한 장을 채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아이도 나도 중간에 지치기 쉬우니까.



집에 먼저 있던 색연필부터 펼쳤다.


처음 몇 장은 해도 폼이 안 난다며 투덜거리던 아이가

그래도 군말 없이 따라했다.


중간 인증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혼자 책을 보면서 몇 장을 더 그려놓기도 했다.



나는 괜히 크게 말했다.


이 정도면 괜찮은데


물개 박수도 요란하게 쳤다.

칭찬이 과한 줄 알면서도

그만큼은 필요했다.


아이의 어깨가 아주 조금,

정말 아주 조금 올라오는 게 보였으니까.



책은 반짝이는 작품을 보여주며 압박하지 않았다.

초보가 그려도 되는 정도의 그림을

초보가 따라갈 수 있는 속도로 보여줬다.


그게 이상하게 고마웠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내려가니

그리는 과정이 재미가 됐다.


책 속 문장이 자꾸 떠올랐다.


완벽게 그리려고 하지 말고, 보이는 걸 그대로 그려보자



몇 천 원이 만들어주는 용기


어릴 때 물감 살 돈이 없어

친구 것을 빌리던 기억이 있다.


빌려줘서 고맙다며

그 아이 수채화 물통을 닦아주던 장면이

별거 아닌데도 아직 마음 한쪽에 남아 있다.



그래서인지

몇 천 원으로도 그림이 시작된다는 말이

단순한 가성비 이상의 위로로 들렸다.


실패해도 괜찮아지는 가격.

망쳐도 다시 해볼 수 있는 마음.

그게 취미의 문턱을 낮춰줬다.



이번 주는 색연필.

다음 주는 오일 파스텔.

그다음은 워터 브러시로 하늘을 그려보기.


주말 계획이

조용히 예쁜 방향으로 채워졌다.



그림은 재능이 있어야 한다는 말 대신,

그림은 일상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남는다.


오늘 다이소에 들를 일이 있다면

펜 한 자루와 작은 수첩 하나,

조용히 장바구니에 넣어볼래요


우리의 하루에 색을 한 겹 더하는 일,

이번 주말에 같이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연제 도서 이며, 매주 월, 목 9시에 발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