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글쓰기 챌린지
5월 한달간 '새싹챌린지'에 참여하여 다양한 주제의 글을 써보려 합니다. 매일 달라지는 주제로 글쓰기 리프레시를 해보고자 해요.
어릴 때 생각해보면 엄마의 음식솜씨가 좋아서 피자, 치킨보다 엄마의 김치찌개, 김치전을 더 좋아했다. 우리집은 간식보다 엄마의 요리가 삼남매에게 인기가 많았다. 한솥을 끓여놓아도 3일을 가지 않아서 엄마가 간식을 먹어!라고 할 정도였다. 엄마의 음식이 그만큼 특별하고 맛있었다.
엄마의 음식은 다 맛이 있었지만 그 중 최고는 김치였다. 우리집엔 김치가 계절별로 종류별로 있었다. 김장김치는 익으면 김치찌개, 김치전 등을 만들어먹을 수 있었으니까 더 인기가 좋았다. (여전히 김치를 좋아하는 사람인 건 그런 이유겠지라고 짐작한다) 4명이서 먹을 김치를 우리는 1년에 100포기를 넘게 김장하곤 했다. 김장철이 오기전에 김치가 떨어지는 것도 삼남매 모두 엄마의 김치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엄마가 삼남매를 위해 얼마나 노력해오셨는지 참 대단했구나 싶다.
그런 엄마의 요리를 먹지못한지가 벌써 15년이 다 되어간다. 곁에 있지만 엄마의 요리는 먹을 수 없다. 엄마는 내가 22살에 #정신분열증 지금은 #조현병 이라고 부르는 병에 걸리셨고, 내 나이 33살엔 #치매 가 시작되셨다. 엄마는 천천히 잃어가고 잊어갔다. 엄마가 했던 모든 일들에 대해서 말이다. 이제는 평범한 일상조차 엄마에겐 일상이 아니라 치료의 일부가 되었다.
엄마의 요리를 배워둘 걸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엄마의 음식을 사진이나 기록이라도 많이해둘걸할 때도 많다. 삶에서 참 가깝고 당연한 일들이 결코 당연하지 않은 일임을 22살이 되어서야 알 수 있었기에 아쉽다. 엄마와 함께 먹는 음식은 이제 외식뿐이다. 병원에 통원하며 함께 시간맞을 때 먹는 음식 뿐이다. 그게 참 슬프다. 엄마가 외식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도 한정적이다. 당뇨로 식단조절을 해야하다보니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큰이모가 반찬을 가져가라며 주신 김치를 먹다가 눈물이 날뻔 했다. 엄마가 만들어주던 김치와 가장 가까운 맛이였다. 너무 오랜만에 느껴보는 엄마의 맛이라 참 마음이 찡해졌었다. 이제 내가 좋아하던 엄마의 요리는 어린시절 내 추억속에만 있다. 하지만 그 추억은 떠올릴 때마다 나에게는 행복이다. 잊지말고 잘 기억해두어야지.
그리고 엄마와의 시간이 지금뿐임을 잊지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