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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Dec 22. 2016

06. 소박하지만 풍요로운 삶_덴마크

<내 차로 가는 세계 여행 1>


순박한 모습의 덴마크인들


덴마크가 선택한 삶의 방식

여행을 떠나기 전인 지난겨울의 어느 날, TV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덴마크 의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방송을 아주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국회의원이면서 보좌관도 없이, 기자에게 직접 커피잔은 전해 주면서 자기도 국민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특혜를 받을 수는 없다고 말하는 장면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덴마크 의회는 7~8개 정파가 경합하고 있지만, 지난 30년 동안 단 한 번도 파국이나 파행을 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믿기 어렵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본 회의장에서 소리 지르고 손가락질을 한 적도 없었다고 합니다.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또 그렇게 함으로써 상대에게도 존중받는 문화가 평소의 생활에서 실천해 온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장이 열리고 있는 덴마크의 어느 시골



덴마크는 우리 국토의 절반도 안되는 넓이에 약 540만 명의 인구가 고루 분포되어 살고 있습니다. 우리와는 달리 산지가 거의 없는 나라이고 전 국토가 사람이 살 수 있는 비옥한 땅인데도 비교할 수 없이 한적합니다. 국민들은 세계 최고의 생활 수준을 영위하면서도 순박하고 근검절약을 실천하며 살고 있습니다. 우연히 들린 시골의 벼룩시장에서는 정말로 인근 주민들이 직접 가져온 물건만으로 장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직접 경작한 농산물이나 식품, 헌 옷, 낡은 장난감, 신발, 그릇…. 자기에게 불필요해지거나 싫증이 난 물건들을 팔거나 다른 물건과 교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안데르센 동화 속 풍경


덴마크 관광 엽서와 안내 책자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장소, 니하운 운하를 찾아갔습니다. 1671년부터 2년 동안 바다와 연결하기 위해 군인들이 생고생해가면서 파낸 300여 m 길이의 운하입니다. 이곳에서 안데르센이 거주하면서 많은 동화를 써 내며 명성을 높였고, 유명인이 된 후 노년을 이곳에서 보냈다고 합니다. 

파스텔톤의 형형색색의 옛 건물들이 그의 동화처럼 예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세계 3대 황당 관광’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코펜하겐의 인어공주,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 벨기에 오줌싸개 동상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 첫 번째인 인어공주 조각상이 이곳에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목소리까지 팔아서 인간이 되었는데 왕자는 다른 여자와 결혼해 버렸습니다. 망연자실해서 자살해 버리는 인어공주 이야기를 보고 어린 마음에도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공감할 수 없지만 말입니다. 와서 보는 사람들은 모두 실망하고 돌아가지만 어쨌든 코펜하겐에 와서 이걸 보지 않고 그냥 가는 사람도 없다고 합니다.


전해 듣거나, 책이나 방송에서 겨우 보다가 실제로 여기 와서 직접 내 눈으로 보니 도시 전체, 나라 전체가 디자인입니다. 서울은 언제부터인가 한 집 건너 식당 아니면 커피숍, 술집 아니면 편의점으로 변해 버린 듯한데, 여긴 한 집 건너 인테리어와 관련 가게입니다. 과연, 건축과 디자인 분야에서 세계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나라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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