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감정을 탐색해 보아요._보물, 쓰레기

<아이 마음을 보는 아이 그림>

우리 아이가 버리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일종의 기분일 수도, 싫어하는 물건일 수도, 편식하는 반찬일 수도, 듣기 싫은 소리일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우리 아이가 소중히 여기거나 간직하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부모님이나 친구와 같은 인물일 수도 있고,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때론 함께 지내는 반려동물을 그리기도 하고, 자신의 노력으로 받아낸 상장을 그리기도 합니다.

추상적인 개념까지 발달되지 않은 어린아이들은 주로 물건이나 구체적인 대상을 주머니나 쓰레기통이나 보물 상자에 그리지만, 개념적으로 성장한 나이가 되면 자신의 버리고 싶은 습관을 쓰레기통에 그리기도 하고, 자신이 간직하고 싶은 명언을 보물 주머니에 그리기도 합니다. 우리 아이는 쓰레기통과 보석 주머니에 무엇을 각각 넣을까요?

아이가 어떤 물건을 그렸다면 그 물건이 아이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함께 대화해 보세요. 때로는 아이들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물건을 그려 넣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마법을 쓸 수 있는 마술 지팡이나 상상 속의 친구 같은 것입니다. 이때에도 마술 지팡이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상상의 친구가 왜 소중한지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세요.

아이가 쓰레기통에 학습에 관련된 것을 그렸다면, 현재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진도를 따라가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주로 책이나 필기도구 등을 그립니다. 쓰레기통에 특정 음식을 그렸다면 부모님께서 편식하지 말라며 먹게 하는 음식이 아이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만일 물건이 아닌 나를 괴롭히는 친구나 친구들이 놀리는 뚱뚱한 내 모습 등을 아이가 그림으로 표현했다면, 종이에 아이가 버리고 싶어 하는 대상들을 적은 후 그 종이를 구겨서 쓰레기통에 직접 버리게 하여 상징적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환경이 허락한다면 큰 대야에 물을 채운 후 버리고 싶은 것을 적은 종이로 종이배를 접어 물에 띄운 후 불을 붙여 태워 없애는 작업도 도움이 됩니다.

우리 아이가 버리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또 보물 주머니에 간직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요?

상담내용

열한 살 여자아이가 그린 그림입니다.

이 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데, 쓰레기통 그림에 그런 내용을 통해 이 아이가 몸집이 또래에 비해 크고, 눈이 나빠 두꺼운 안경을 쓴다는 이유로 ‘안경돼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같은 반의 남자아이들이 뚱뚱하다고 놀리는 것이 너무 싫어서 종종 울었다고 하는데, 어린 시절부터 소아비만이었던 이 아이는 외모로 평가받아왔던 경험이 깊게 상처로 남아있었습니다.

남자아이들뿐만 아니라 같은 반의 여자아이들도 가세하여 놀리곤 하여 학교에 친구가 거의 없고, 아침마다 학교에 가는 것이 너무나도 싫다고 합니다. 중학생이 되면 살을 빼고 렌즈를 끼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칩니다. 아이의 비만은 외모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아이의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었기에,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도 체중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아이의 부모님과 함께 이야기하여 건강한 식단과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여 건강한 생활습관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보석 주머니에는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인형인 ‘바니’를 그렸습니다. 바니는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부모님께서 사 주신 인형으로, 친구가 없던 이 아이에게는 유일한 친구나 마찬가지였다고 소개하였습니다. 때가 타서 엄마가 빨자고 하시지만 왜인지 바니는 세탁기에 돌리고 싶지 않아 계속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는 바니에게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안고 자기도 하지만 집에도 같이 오고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아이는 새 학년이 되어서는 반에 친한 친구도 생기고 학교생활도 즐겁게 했으면 하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