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 속의 심리학>
판단과 선택
우리는 확률이나 논리적 추론을 하기보다는 어림짐작으로 판단하거나 선택할 때가 더 많다.
학회에 참석하고 있는 동일한 숫자의 회계사와 학자 그리고 디자이너 중 무작위로 한 명을 선택해 직업이 뭔지 맞힌다고 가정해보자. 어느 직업이든, 가령 디자이너라고 답했을 경우 당신의 판단은 맞을 확률이 3분의 1이라는 점에 기초한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그 사람이 말끔한 회색 정장을 입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당신은 아마도 회계사를 선택할 것이고, 이러한 판단은 확률적 정보에 기초한 것이라기보다는 어림짐작한 판단이다. 이런 것이 바로 대표성 휴리스틱(representative heuristic) 혹은 고정관념이다.
이와 비슷하게, 비행기의 추락 가능성을 추정한다고 하자. 이때 당신의 응답은 최근에 들은 추락사고 뉴스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 사건이 끔찍한 죽음의 현장에 관한 당신의 기억 가용성에 영향을 미쳐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을 사용할 테니까 말이다.
선택과 결정 역시 눈대중이나 어림짐작으로 이루어진다. 노벨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과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는 의사결정 과정의 편견을 주제로 연구했다. 그들은 사람들이 이득이 추정될 때는 위험 회피 경향을, 손실이 추정될 때는 위험 추구 경향을 보인다는 것을 보여주었는데, 동일한 선택 상황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면 결정의 내용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현재 받아들여지는 이론에 의하면 비록 훈련 등의 요인에 의해 달라지기는 하지만 신속한 판단과 선택에는 휴리스틱을, 보다 신중한 반응에는 논리적 추론을 사용한다.
손실과 이득 중 어느 쪽을 먼저 고려할 것인가?
노벨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는 결과가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할 경우 사람들은 이득을 얻을 것 같으면 위험을 피하고, 잃을 것 같으면 손실을 피함을 보여주었다.
의사가 당신에게 내리는 진단은 그가 최근 진료한 환자들에게서 영향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