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신책산책] CEO의 탄생

by 더굿북
진정한 CEO의 탄생은 명확한 비전과 철저한 준비에서 나온다!


고전과 신간의 차이


자기계발서의 고전을 집필한 영국의 저술가 섀뮤얼 스마일스의 책 3권이 책장에 꽂혀 있습니다. <자조론>, <인격론>, <검약론>입니다. 이 책들은 공통적인 특징이 몇 가지 있는데요. 첫째, 시대를 초월하는 삶의 지혜가 담긴 고전이라는 점입니다. 둘째, 분량이 500~600페이지 정도로 많다는 점인데요. 어떻게 하나의 주제에 관해 이렇게 방대하고 깊이 있는 글을 쓸 수 있었을까요? 그 이유가 바로 세 번째죠. 작가의 깊고 오랜 성찰에서 나온 대작이라는 점입니다.


‘한 달 만에 책을 썼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오는 요즘입니다. 저자들은 천 권, 아니 수천 권의 책을 읽다 보니 생긴 능력이라고 주장하는데요. 그렇게 생산(?)된 책들이라 해서 지식과 논리가 부족한 것도 아닙니다. 놀라운 능력이 아닐 수 없지요. 책 쓰기는 이렇게 광범위한 지식을 쉽게 접하고 편집할 수 있는 지식 정보화 시대의 수혜 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이렇게 생산된 책은 섀뮤얼 스마일스의 저작과 같은 ‘고전’의 특징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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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탄생>에 대한 기대


<CEO의 탄생>은 출간일이 채 한 달이 안 된 신간인데요. 책의 첫인상이 점잖고 무게감 있게 느껴지는 건 단순히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 때문만은 아닙니다. 묵직한 책을 열면, 최근 신간 서적에서 보기 드물게 활자의 크기가 (약간) 작고, 줄 간격도 넓지 않고, 저자가 사례로 제시한 부분에서는 더 작은 활자로 디자인되어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양적 압박감과 함께 얼마나 깊은 성찰을 담아낸 것일까에 대한 기대가 동시에 몰려오는 느낌입니다.


책은 창업, 경영, 성장 등 사업의 전반을 다루며 CEO의 성공 비결을 다루고 있습니다. CEO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고, 수많은 다양한 사례가 있고, 사례별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 또한 통계적 접근이 어려울 만큼 다양한데요. 그래도 오랜 시간 관찰하고, 사업을 직접 경험해보기도 하고, 개별 사례를 접할 때마다 왜, 어떻게, 무엇이 CEO의 성공을 가져온 것일까 고민한다면, 정답은 아닐지라도 핵심을 관통하는 지혜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한국 창업컨설팅계의 대모, 이경희 소장


저자 이경희 소장은 <CEO의 탄생>에서 사업에 관한 30여 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CEO의 성공 비결을 통찰력 있게 풀어내고 있는데요. 그녀의 경력은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저자는 80년대 말부터 경제 관련 방송과 언론을 통해 사업 아이템과 성공 노하우를 전해온 창업경영의 전문가입니다. 그리고 기업과 대학 등에서 창업과 CEO 교육을 하는 강사입니다. 또한, 스스로 사업을 이끄는 사장인데요. 오랜 세월의 경험을 바탕으로 저자는, 사람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관찰을 통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인생성적표,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50%


그래서일까요. 이 책은 쓴소리로 시작합니다. ‘사업을 시작하고 싶은가요? 창의적인 발상과 아이디어를 가지세요. 그리고 자금을 마련하여 실행하세요.’라는 기존의 창업 혹은 스타트업 방법론은 답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녀는 가장 먼저 자신을 돌아보라고 말합니다.


“최초의 창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바로 창업자의 인생성적표다. 인생성적표란 전 인생을 통해 쌓아온 성격, 지식, 인맥, 습관, 가치관 등이다. 그것은 학창 시절의 성적이나 직장에서 쌓은 경력을 넘어서는 것이다.”

- <CEO의 탄생> 1부. 성공을 부르는 마인드 자산 _사업가 자질 中


사장이라는 직업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데, 준비 없이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창업 성공률이 낮은 이유가 바로 사장의 자질과 준비라는 것이죠. 준비의 측면에서 보면, 우리는 취직하기 위해서도 얼마나 많은 스펙을 쌓고 준비하나요. 미용사, 헬스트레이너, 네일아티스트, 간호사, 부동산중개사, 사회복지사 등 세상의 많은 직업도 시작하기 전에 전문적인 학습을 지속합니다. 자격증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사장은 누구나 도전할 수 있습니다. 도전은 할 수 있지만, 성공은 비교할 수 없이 어려운 이유를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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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경영에서 지속경영으로, 큰 그림을 그려라


책이 강조하는 두 번째 포인트는, 사업은 창업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창업은 잘 끼워야 하는 첫 단추입니다. 창업을 사업으로 확장하려면, 사업 초기에 성공을 거두어야 하죠. 이것이 창업경영입니다. 메가트렌드를 살펴 업종을 선정하고, 경쟁자를 분석해서 경쟁우위를 구축하고, 초기 자금에서 손익분기점을 지나 브랜드가 되기까지가 첫 단추로서의 창업경영인데요. 이를 통해 작은 사업체를 수백억대 기업체로 성장시키는 성장경영까지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사업 전체에 대한 큰 그림은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요? 저자가 창업 단계에서 꼭 준비하기를 권하는 것 중 큰 그림과 관련된 흥미로운 부분이 눈에 띄는데요. 바로 사업계획서입니다. ‘사업계획서’를 듣는 순간 어떤 생각이 떠오르세요? 투자자를 유혹하는 미끼? 요식적인 종잇조각 내지는 일정표? 이런 게 아닙니다. 그보다 훨씬 중요한 의미와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저자는 이를 한마디로 ‘당신의 모험담’이라 표현합니다. 마치 소설을 쓰듯, 이루고 싶은 꿈을 모두 담고, 그 속에 당신이 헤쳐나갈 모험담도 담겨 있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구체적으로,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변까지 담겨 있어야 합니다.


“사업계획서는 바로 당신이 도전하는 창업에서 주인공이 되어 기필코 해피엔딩을 만들어낼 당신 삶의 멋진 스토리이다.”

- <CEO의 탄생> 2부. 사업 초기 성공을 거두기 위한 모든 것 _창업경영 中



‘성공하는 CEO의 비결’에 대한 통찰



<CEO의 탄생>의 특징 세 번째는, 앞서 언급한 섀뮤얼 스마일스 저작의 첫 번째 공통점인 ‘시대를 초월하는 지혜’를 담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엿보인다는 점입니다. 창업을 주제로 하는 많은 책이 트렌드를 쫓아가려고 애쓰는데요. 그러니 2~3년만 지나도 이미 뒤처진 트렌드를 다룬다고 인식되어 외면받기 일쑤입니다. 반면 <CEO의 탄생>은 최신 트렌드를 비롯한 다양한 사례를 다루고 있지만, 책의 주제는 핵심 뼈대가 되는 ‘성공하는 CEO의 비결’에 맞춰져 있습니다. 저자가 오랜 시간 기업과 CEO를 만나고 관찰하고 성찰하여 얻은, 변하지 않는 CEO 성공론이 담겨 있지요. 사례의 신선함은 사라질지언정, 성공의 비결은 쉽사리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서평가로서의 소임과 진정한 <CEO의 탄생>


신간 서적의 서평가로서, 때로는 비평가로서 한 권의 책을 일방적으로 칭찬하거나 비판하지는 않습니다. 책을 통해 저자를 읽고, 저자를 통해 책이 주는 의미와 가치를 읽어 전하는 소임을 다하고자 하는데요. 사업을, 특히 창업 단계에서 실패하는 안타까운 사례를 주변에서 너무 많이, 그리고 쉽게 보게 되는 요즘입니다. 그런 분들께, 더불어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께 먼저 책을 보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사업의 주체인 CEO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비결이 모두 담겨 있는데 다만 500페이지가 넘는다고 하면, 선뜻 읽어보겠다고 하실지 의문입니다. 그런데 저도 의문인 건, 이 책을 읽어 사업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그 몇 시간 혹은 며칠의 노력도 없이 CEO로 성공하기가 과연 쉬울까요. 부디 <시크릿>처럼 적고 바라기만 하면 이루어지는 소망이 아니라, 이루고 싶은 비전과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진정한 <CEO의 탄생>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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