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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Sep 11. 2017

04. 샤를 아메데 필립 반 루_화가의 자소서

<손바닥 위 미술관>

우의적인 루이 15세의 초상

샤를 아메데 필립 반 루(Charles Amédée Philippe van Loo, 1719-1795) 作, <우의적인 루이 15세의 초상(Allegorical portrait of King Louis XV)>, 1762년, 캔버스에 유채, 67cm×56cm, 베르사유 궁 박물관 소장, 베르사유.



샤를 아메데 필립 반 루
(Charles Amédée Philippe van Loo, 1719-1795)

아델라이드 라비유 귀아르(Adélaïde Labille-Guiard) 作, <화가, 샤를 아메데 반 루의 초상(Charles Amédée Van Loo, peintre)>, 1785년, 베르사유 궁 박물관 내 트리아농 궁, 베르사유.



제 이름은
샤를 아메데 필립 반 루입니다.
왕의 초상화가 겸 CTO(Chief Technology Officer,
최고기술경영자)라고 불러주세요.

아버지도 화가였고
숙부님도 화가였고
형님들도 모두 화가였습니다.
그림을 가업으로 하는 화가 집안에서 태어났지요.
비록 디드로는 우리 가문에서
제 그림 실력이 제일 뒤떨어지는 것처럼 말했지만

그래도 저는 로코코의 왕 루이 15세의
왕실 초상화가 겸 CTO로 출세했죠.
제 이름은 샤를 아메데 필립 반 루입니다.

좀 더 알아보기

풍요의 뿔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풍요의 뿔은 산양의 뿔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풍요의 뿔은 다산과 풍요, 다복함을 상징하는데, 신화에서 여러 신들이 풍요의 뿔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어느 특정한 신의 상징물은 아닌 것 같다. 일반적으로 술의 신 바쿠스(Bacchus, 그리스 신화에서 디오니소스)와 농사를 주관하는 여신 케레스(Ceres, 그리스 신화에서 데메테르), 운명과 행운의 여신 포르투나(Fortuna, 그리스 신화에서 티케) 등이 풍요의 뿔을 상징물로 삼는 대표적인 신들이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풍요의 뿔의 기원이 어린 제우스를 맡아 키운 님프 아말테이아에게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아말테이아의 뿔’이라는 의미로 ‘아말테이아스 케라스(Amalthelas keras)’라고 부른다. 로마 신화에서는 ‘풍요로움의 여신 코피아(Copia)가 지니고 있는 뿔’이라고 해서 ‘코르누코피아(cornucopia)’라고 한다.


같이 보면 좋을 추천작

<우의적인 루이 15세의 초상>처럼 권력자의 초상화를 그리면서 전통적인 격식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표현 방식을 시도했던 예술가를 한 명 더 소개하겠다.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의 화가 주세페 아르침볼도는 어느 날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루돌프 2세로부터 초상화를 의뢰받는다. 그런데 루돌프 2세는 자신을 로마 신화 속 계절의 변화를 관장하는 신‘베르툼누스’로 표현해달라는 독특한 조건을 붙였다. 이에 아르침볼도는 갖가지 풍성한 채소와 과일, 곡식, 꽃으로 이루어진 베르툼누스의 모습에 빗대어 루돌프 2세의 초상화를 그렸다.

주세페 아르침볼도(Giuseppe Arcimboldo) 作, <베르툼누스(Vertumnus)>, 1591년, 스코 클러스터 성(Skokloster Castle) 박물관 소장, 스톡홀름.



 루돌프 2세는 이 파격적인 작품을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한다. 가까이에서 보면 정물화 같지만 조금만 거리를 두고 보면 친근하게 웃고 있는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보이는 이 재미있는 그림을 싫어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작품에는 각기 다른 계절에 나는 것들이 뒤섞여 있는데, 이는 루돌프 2세가 통치하는 제국에 풍요롭고 평화로운 번영의 시대가 찾아올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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