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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Nov 23. 2017

02. 음악으로 여는 하루, 언제나 맑음

<느리더라도 멈추지 마라>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가 곧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는지를 결정한다.
_오프라 윈프리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고 웃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 하나다. 나는 천성이 긍정적이기도 하지만 매사 부정의 생각이 나올라치면 서둘러 잘라내려 노력한다. 무엇보다 부정적인 생각들이 스멀스멀 올라오지 못하도록 늘 긍정의 기운으로 나를 채운다. ‘잘될 거야, 할 수 있다, 해내야 한다’와 같은 자기암시의 메시지를 끊임없이 보내는 것이다. 그러면서 항상 긍정적이고 유쾌한 기분을 유지할 방법을 찾는다. 그중 단연 효과가 큰 것이 음악이다.



나의 하루는 음악과 함께 시작된다. 음악은 전날 내 마음의 날씨에 따라 그 풍이 좌우된다. 전날의 마음이 격정적으로 요동쳤다면 차분한 클래식으로 마음을 가라앉히며 하루를 연다. 침체되고 우울한 하루를 보냈다면 다음 날 아침은 경쾌하고 즐거운 노래로 심기일전한다.

좋은 리듬은 좋은 기분을 불러온다. 19세기 미국의 의학자이자 문필가인 올리버 홈스는 이렇게 말했다.

“한 주에 한두 번, 수 계절 동안 음악에 영혼을 담가보라. 몸을 욕조에 담그는 것과 같은 효과가 영혼에 나타날 것이다.”

수많은 음악 관련 명언 중 유독 이 말이 와 닿는 것은 ‘음악을 즐긴다, 음악을 좋아한다’는 말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음악에 온몸을 푹 담글 때 얻을 수 있는 치유의 효과를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 피곤에 찌든 몸을 욕조에 담가 풀듯 온갖 걱정과 상념에 빠진 영혼도 음악에 담금으로써 평온을 되찾고 다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나는 음악 저장 폴더를 세분화해서 분류해두었다. 이렇게 하면 그날의 컨디션이나 그때의 상황에 걸맞은 음악 선곡이 쉬워진다. 클래식, 팝송, 가요 등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음악을 즐기는데, 특히 나에게 힘을 주는 선율과 메시지가 담긴 음악은 반복해서 듣는 편이다.

‘겁내지 마. 할 수 있어. 뜨겁게 꿈틀거리는 날개를 펴. 날아올라 세상 위로.’

영화 〈국가대표〉의 OST 삽입곡 중 하나인 ‘버터플라이(Butterfly)’는 내 안의 두려움과 망설임을 잠재우며 도전과 열정을 일깨워준다. 이 곡을 들으면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면서 극한의 어려움 속에서도 버티며 날아오르는 내 모습이 그려진다.

이 노래가 내게 특별한 의미로 와 닿은 것은 당시 나의 상황과 잘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아놀드 홍의 100일간의 약속’이라는 ‘몸짱’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었다. 나의 20대를 마감하면서 뭔가 상징이 될 만한 성과를 하나 정도는 남기고 싶어 도전한 프로젝트였다. 아주 비대한 몸은 아니었지만 오랫동안 관리를 하지 않은 탓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살들이 많았다. 내 몸의 살들을 정리하고 탄탄한 근육질의 ‘몸짱’으로 변신하면 내 삶 또한 불필요한 것들을 걷어내고 멋진 성과들로 채워질 것만 같았다.

숨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이내 죽을 것만 같은 고통의 날들이 지나고 나 스스로도 만족스러울 만큼의 탄탄한 몸으로 변해가던 즈음 이 영화를 봤다. 나 자신과 100일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를 악물었던 인고의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쳤다. 대견함과 뿌듯함,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 그리고 뭐든 해내야 한다는 비장함이 뒤섞이며 내 몸은 전율했다.

결국 나는 약속을 지켜냈다. 100일 만에 26킬로그램을 감량하고 근육질의 몸매로 거듭나 한동안 ‘몸짱’ 전도사로 활동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성취감 때문인지 ‘버터플라이’를 들을 때마다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듯한 비장한 감정이 밀려온다. 그래서 중요한 계약이나 미팅이 있을 때는 꼭 이 음악을 챙겨 들으며 마인드컨트롤을 한다. “해내야 한다, 성취해야 한다”며 내 안의 열정을 끌어내는 것이다.

‘버터플라이’외에도 내가 즐겨듣는 음악이 한 곡 더 있다. 한 남자의 인생을 그린 ‘마이 웨이(My Way)’라는 곡이다. 누군가의 특별한 이야기이기도, 인생과 맞붙어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려온 대다수 남자의 이야기이기도, 어쩌면 나의 이야기이기도 한 진국 같은 노랫말이 부드럽지만 확신에 찬 프랭크 시나트라의 목소리로 연주되니 어찌 감동스럽지 않을까!

‘버터플라이’가 내게 의욕을 불러일으키고 힘을 주는 곡이라면 ‘마이 웨이’는 나를 다독이고 위로해주는 곡이다. 때론 실수하기도, 그래서 후회를 하기도 하지만 내 삶은 여전히 당당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내 길을 열심히 가고 있다며 어깨를 토닥여주는 듯하다.

같은 남자로서 나 역시 삶의 마지막에 이런 회고록을 남겨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리고 내 삶의 장기 목표 중 하나인 ‘조찬우의 토크 콘서트’가 실현된다면 마지막 곡으로 꼭 ‘마이 웨이’를 부를 예정이다. 수고했노라고, 고생했노라고 토닥이며 열심히 살아온 나를, 그리고 청중을 칭찬해줄 생각이다.

상황은 바꿀 수 없어도 마음을 어떻게 갖느냐에 따라 내 기분은 바꿀 수 있다. 음악이든 영화이든, 성공한 미래를 상상하든 상관없다. 우울과 불안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걷어내고 내 안에 긍정적이고 유쾌한 기분을 유지한다면 상황도 점점 그렇게 변해갈 수 있다. 음악으로 여는 나의 하루가 ‘언제나 맑음’이듯 당신의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늘 맑음이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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