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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an 11. 2018

10. 노화에 대한 태도를 바꿔야 할 때(마지막 회)

<영거>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50대에 접어들어서야 비로소 알아차릴 수도 있지만 사실 그것은 우리의 주변에 항상 넘쳐난다. 광고와 건강 관련 도서, TV 프로그램, 일상의 대화에 부정적인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늙으면 노쇠해지고 인지 기능을 잃고 무기력, 무능력해지므로 노화란 반갑지 않고 매력적이지도 않은 것이라고 말이다. 슬프게도 이러한 메시지는 늙은 사람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에게도 자기실현적인 예언이 된다.

며칠 전에 어머니가 무척 예리한 지적을 하셨다. 요즘 시대는 온라인 콘텐츠가 지나치게 화려하고, 자기 공개를 좋아하는(TV나 소셜미디어의 셀리브리티 가족들을 보라) 패션잡지의 10대들은 거식증에 걸렸고, 늙은 사람들은 잊히고 눈에 보이지도 않고 고립되는 세상이라고. 그리고 어머니는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60대가 《보그》 표지모델로 나온 걸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지?” 힐러리 클린턴이 떠오르기는 했지만 화려한 패션잡지에 그녀가 표지모델로 나온 것은 무척 예외적인 일이었다. 그러자 어머니가 매우 중요한 사실을 지적했다. 노인들이 미디어에서 긍정적으로 상징되지 않지만 그들이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라는 것이다. “우리는 의사들과 주류 미디어에 묵살당하고 있어. 이게 꼭 바뀌어야만 해. 우리 노인들에게는 중요한 문제야.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거야. 노인들은 중요해.” 어머니의 이성적인 외침이 나에게 와닿았고 좀 더 생각해보도록 만들었다.

과학이 어머니의 의견을 뒷받침한다. 현재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이 넘쳐나기 때문에 노인들은 더욱 자신이 싫어지고 기억력과 인지력 같은 신체 기능이 악화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게 된다. 한마디로 미디어가 전하는 노화에 대한 나쁜 고정관념이 노인들을 더욱 노쇠하고 인지 기능도 떨어지게 만든다.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큰 영향을 끼친다. 지난 몇 년간 등장한 《에스콰이어》 표지모델들을 떠올려보자. 클린트 이스트우드, 로버트 드 니로, 도널드 트럼프, 마이클 키튼, 리암 니슨 등 모두 60세 이상이다. 늙어가는 남성은 여전히 섹시하고 지혜롭게 받아들여지고 젊은 남성은 물론 모두의 롤모델이 된다. 반면 늙어가는 여성에 대한 시선은 그리 관대하지 못하다. 나는 이런 현상을 참을 수가 없다.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와 그것이 우리의 엑소포솜에 끼치는 해로움을 없애버릴 수는 없을까? 가능하다. 나는 노화에 대한 긍정적인 고정관념이 운동보다도 신체 기능 개선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내포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견했다! 과연 어떻게 그런 것일까? 이 용감무쌍한 연구를 실시한 연구진은 과거에 긍정적인 노화 고정관념이 신체 기능에 대한 노인들의 믿음에 반박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적이 있다. 노인들에게 그들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 또한 긍정적인 이미지 선호라는 중요한 측면을 충족해준다.

이 연구진은 첫 연구 이후로 중요한 사실을 또 발견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노화를 보여주는 것이 노인들의 내면화된 부정적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노화에 대한 개인의 고정관념을 개선해주고 자기인식과 신체 기능을 업그레이드해준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는 개입이 헬스장 같은 역할을 했음을 시사한다.”라고 매우 적절하게 표현했다. 긍정적인 이미지가 문자 그대로 그들의 근력과 걸음걸이, 균형을 개선해준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지지할 수 있는 긍정적인 노출이다.



우리는 반드시 노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 새롭고 긍정적인 ‘헬스장’을 만들어야 한다. 늙는다는 것이 아름답고 건강하고 강인할 수 있다. 노화에 대한 나 자신의 고정관념과 태도를 거스르는 베티 퍼셀과 이다 킬링 같은 모델이 《보그》의 표지를 많이 장식하는 것을 보고 싶다. 나는 현재 57세인 마돈나나 그녀와 비슷한 또래들이 베르사체나 루이 비통 같은 광고에 나오는 것이 좋다. 81세로 2015년에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린 패션모델 중 한 명인(프랑스 브랜드 셀린 광고모델로 출연) 작가 존 디디온(Joan Didion) 사진 같은 것이 우리에게는 더 많이 필요하다. 한 저널리스트는 존 디디온이 모델로 나선 것에 대해 “명품 브랜드가 작가를 새 광고모델로 기용한 것은 지성과 미모를 모두 겸비한 것과 같다. 만세.”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노화에 대한 긍정적인 자기인식을 가진 사람은 수명이 8년 더 길다. 시간에 따라 더해지는 지혜와 명료함을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히 정신과 심장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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