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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pr 05. 2018

02. 행위 디자인 발상법으로 사고하기

<행위 디자인 씽킹>


행위 디자인에서 '버그(bug)'란 사용자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원활한 움직임과 행위를 방해하는 원인, 행위를 멈출 수밖에 없는 이유를 뜻한다.

‘사람(사용자)’과 ‘공간(환경)’은 같은데 ‘목적’을 바꿔놓고 상상해보는 것도 버그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여성’이 ‘자신의 방’에서 점심을 먹을 경우 ‘목적’이 바뀌면 수단도 바뀌게 된다. 만약 카레를 먹게 된다면 숟가락이 수단이 된다. 파스타라면 포크를 사용할 것이고 밥그릇에 담긴 밥을 먹는다면 젓가락을 사용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파스타가 일본에서 생겨난 수프 파스타라면 어떨까? 포크만으로는 수프를 떠먹을 수 없으므로 숟가락도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되고, 이러한 버그를 해소하기 위해 이탈리아에는 없는 새로운 예법을 정립하게 된다. 이처럼 외국의 음식과 문화, 예법을 수용하여 민족성에 부합하도록 동화되는 과정을 거치면서도, 전 세계가 균일화되지 않은 흥미로운 균형을 만들어 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행위 디자인에서는 형태와 색상 등을 고민하기 이전에 먼저 시간 축을 따라 각각의 행위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깨달은 점들을 기록해 간다. 사용자의 행위 하나하나로부터 가장 적합한 형태와 UI를 발견해 가는 것이 디자인 본래의 절차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사용자), 시간 및 공간(환경), 목적을 계속 변경하면서 상상을 이어가는 것은 시점과 발상의 전환을 통해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이러한 카드 작업은 행위 디자인 발상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익숙한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라 할지라도 이 방법을 통해 사용자의 행동을 따라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버그를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버그를 없애고 원활한 행위가 이뤄질 수 있는 형태를 디자인한다면, 더욱 정제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상상체험을 하게 되면 시간 축(軸)에 따라 사용자가 어떠한 행동을 취하는지, 어떤 인터페이스가 존재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동시에 ‘사용하기 불편하다’, ‘알기 어렵다’고 느끼는 심리와 행위를 멈추게 만드는 ‘버그’도 발견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주로 ‘버그’에 대해 살펴봤지만, 상상체험에서는 ‘사용하니 즐겁더라’, ‘이 점이 편리하더라’는 식의 긍정적인 포인트, 즉 제품의 ‘효과’를 발견하게 된다. 디자인을 통해서는 ‘버그’를 해결하고 ‘효과’를 살릴 수 있도록 하면 된다.

나는 사람의 일생을 초월하여 사랑받는 제품과 서비스에는 ‘섬싱 인사이드(Something Inside)’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섬싱 인사이드’란 정신적인 요소나 감정적인 요소 등 인간에게 영향을 끼치는 매력과 최후까지 살아남을 근간을 가리키는 말로, 물리적인 원리를 바탕으로 효율만을 추구하다 보면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요소이다.

우리는 행위 디자인을 통해서 단순히 버그뿐만이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의 장점과 가치까지 발견하게 된다. 왜냐하면, 우리가 제품과 서비스를 속속들이 검증하는 동안, 누구에게나 좋은 제품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핵심’이 도출되기 때문이다. ‘섬싱 인사이드’의 핵심을 제품의 형태와 콘셉트에 반영한다면, 다른 경쟁사가 감히 넘볼 수 없는 수준의 개념과 감성이 녹아들어 진정한 강점을 지닌 제품과 서비스가 탄생하게 된다.

‘섬싱 인사이드’란 어떤 제품과 서비스라 하더라도 마땅히 드러나야 할 요소이며, 행위 디자인은 이를 발굴하고 콘셉트에 반영하여 형태적으로 시각화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디자인 본래의 절차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사용자), 시간 및 공간(환경), 목적을 계속 변경하면서 상상을 이어가는 것은 시점과 발상의 전환을 통해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이러한 카드 작업은 행위 디자인 발상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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