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May 15. 2018

05. 시수(sisu)를 잃지 마라.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더 이상 계속할 수 없다고 느껴질 때,
사실은 그때 막 시작된 거라는 걸 알아야 한다.


카일 메이나드(Kyle Maynard)


세계적인 동기부여 강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기업가, ESPN에서 매년 뽑는 ESPY(Excellence in Sports Performance Yearly Award)에서 수상한 종합 격투기 선수이면서 사지가 불완전한 사람 가운데 최초로 보조기 도움 없이 킬리만자로와 아콩콰가(Aconcagua) 산 정상에 오른 인물이 있다. 카일 메이나드(Kyle Maynard)다.

오프라 윈프리는 카일을 가리켜 “우리 시대 가장 고무적인 젊은이들 중 한 명”이라고 했다. 영화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Arnold Schwarzenegger)는 그를 “챔피언 인간”이라고 설명했고, 전설의 아이스하키 선수 웨인 그레츠키(Wayne Gretzky)도 그를 “위대함”이란 단어로 표현했다.

카일은 선천적 희귀 질환을 앓은 탓에 양팔은 팔꿈치까지밖에 없고 다리는 무릎 부근에서 끝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일은 가족의 도움을 받아 어릴 때부터 보철 장치 없이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법을 익혔다. 카일은 레슬링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미국 레슬링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크로스핏(CrossFit) 공인 강사이며, 노 익스큐즈(No Excuses) 체육관을 운영하고, 역도 세계기록 보유자이자 탁월한 등산가다.


시작도 못해봤다는 것

오늘의 카일을 만든 배경에는 그의 유년시절 실패담이 숨어 있다. 카일의 무척 연로하신 할머니는 그에게 녹색 단지에 담겨 있는 설탕을 꺼내달라는 부탁을 종종 하셨다. 손자인 그에게 설탕을 꺼낼 손이 없다는 것을 깜빡깜빡 잊은 채 말이다. 카일은 평소 양팔을 이용해 물건을 집곤 했는데, 그 설탕 단지는 입구가 좁아 한쪽 팔만 겨우 들어갈 정도였다. 그래서 한쪽 팔로 숟가락을 잡고 설탕을 퍼 똑바로 들어 올리는 데 계속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몇 시간씩 단지 앞에 앉아 끈질기게 시도해봤지만 단지 가장자리 근처에서 설탕을 엎기 일쑤였다.

카일은 회상한다.
“수백, 수천 번을 실패했다. 단지 꼭대기까지 설탕을 퍼 올릴 수 있었지만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그런데 막상 포기하려니까 지금까지 시도한 수백, 수천 번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딱 한 번만 성공하면 그다음부턴 식은 죽 먹기라는 생각이 들자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결국 성공했다. 그리고 그 성공 경험은 카일의 손재주와 집중력을 늘리는 데 놀라운 도움이 되었을 뿐 아니라 강한 의지력까지 선물했다.

“시수(sisu)라는 핀란드어가 있다. 자신의 능력이 한계에 달했다고 느낀 뒤에도 계속 시도할 수 있는 정신력을 뜻한다. 나는 늘 이 단어를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더 이상 계속할 수 없다고 느껴질 때, 사실은 그때 막 시작된 거라는 걸 알아야 한다.”



그렇다. 성공하려면 한계까지 반드시 가야 한다. 한계점에 도착하면 거기서 한 걸음 더 갈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믿기지 않는가? 사실이다. 이를 경험한 많은 사람들을 나는 알고 있다. 한계점까지 자신을 끌어올리려면 카일과 같이 수천 번의 실패를 겪어야 한다. 실패를 경험하지 못했다는 건 한 번도 한계점까지 가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아직 시작도 못해본 것이다. 시작도 못해봤는데 어떻게 성공까지 가겠는가?

수없는 실패를 통해 우리는 한계점까지 나아간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죽지 않는 한 그만둘 수 없다.

카일의 인생 좌우명은 ‘죽지 않는 한 그만둘 수 없다’다.
이는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네이비 실(Navy SEAL)에서 활약한 리처드 마차우이츠(Richard Machowicz)가 한 말이다.

카일은 설명한다.
“죽지 않는 한 그만둘 수 없다는 말을 인생 철칙으로 떠올리면 꺾이지 않는 용기가 생기는 느낌이 든다. 내가 레슬링에 막 입문했을 때 35번이나 연속으로 진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부모님은 계속 내게 레슬링을 권유하셨다. 이를 놓고 아동학대라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내가 점점 성장하고 이름을 얻기 시작하자, 사람들의 비난은 그만큼 점점 더 거세졌다. 사람들은 내가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고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기도 했고, 우리 누나들에게 내가 경기가 시작된 후 단 20초 만에 죽는 모습이 TV로 생중계될 거라는 악성 댓글을 남긴 사람들도 있었다. 내가 장애인이기 때문에 우리 등반 팀이 킬리만자로나 아콩카과 산에서 떼죽음을 당할 거라고도 했다. 내가 지금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하나다. 우리가 좋은 노력을 통해 점점 원하는 것을 얻으면 얻을수록 그걸 시샘하고 조롱하고 비난하는 사람들과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서다. 그때마다 상처받고 굴복하거나 분노를 터뜨리면, 더 이상 삶은 계속될 수 없다. ‘죽지 않는 한 그만둘 수 없다’는 메시지는 비난에 대처하는 강력한 처방이 되어준다. 그만두는 것은 전적으로 내 선택이지, 타인의 강요일 수 없다. 죽지 않는 한 그만둘 수 없다는 가장 힘든 순간에 나를 지탱해주는 만트라다.”

카일에게 인생 좌우명을 선물한 친구 리처드는 암과 사투를 벌이다가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는 이번 생에서 다른 사람들이 열 번을 살아도 못다 할 경험들을 했다.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그는 카일에게 속삭였다고 한다. “이봐, 절대 그만두지 마. 나처럼 고통을 즐기는 사람들을 계속 친구로 두게나.”


지복을 찾아라.

나는 카일에게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이렇게 답했다. “계속 지복(至福, bliss)을 찾는 것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지복이란 즐거움을 안겨주는 것이 최고조에 이른 상태다. 그냥 막연히 행복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주지 않는다. 행복이 현상 유지보다 약간 위에 존재한다면, 지복은 가장 생생하게 살아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카일에게 지복이란 험난한 산꼭대기 위에서 느끼는 자유, 지구 반대편에서 배에 누워 있을 때 몸을 스치는 산들바람 같은 것이다.

지복을 찾으려면 용기를 내야 한다고 그는 설명한다.
“인생을 살다 보면 알게 된다. 풀리는 날보다 안 풀리는 날이 몇백 배는 더 많다는 것을. 나를 응원하는 사람보다 비아냥대는 사람이 몇십 배는 더 많다는 것을. 죽을 고비를 넘긴 게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것을. 질 것을 알면서도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을. 무엇보다 오늘 지복을 안겨준 것이 내일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그럴 때는 간단하다. 처음부터 다시 추구하면 된다.”

오늘 내게 최고의 경험을 준 것이 내일은 평범한 것으로 전락하는 게 인생이다. 그래서 우리는 쉴 새 없이, 끊임없이, 용기를 내 부지런히 찾아다녀야 한다. 역설적이지만 그것이 곧 지복에 머무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7점짜리 인생을 선택하지 마라.

마지막으로 카일은 흥미로우면서도 뭔가 심오한 얘기를 하나 들려주었다. 뭔가를 1~10점으로 평가할 때는 절대 7점을 선택하지 말라는 것이다. 연설, 결혼식, 커피 모임, 조찬회, 데이트 등등을 비롯해 살아가면서 우리가 7점으로 평가한 것이 얼마나 많았는가?

카일은 강조한다.
“7은 피해야 한다. 7은 애매한, 너무 평범해 별 의미 없어보이는 숫자다. 더군다나 7은 ‘행운’을 떠올리기에 사람들에게 호감까지 준다. 그래서 더욱 경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실은 7점도 되지 않는데, 자신의 삶을 ‘7점’으로 평가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8점, 9점을 줘도 되는데 굳이 7점만 주고 만족하는 잘못도 곧잘 저지른다. 결국 7점짜리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한다 할지라도 전혀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한다. 7점짜리 인생은 우리에게 아무런 각성이나 자극을 주지 않는다. 그냥 7점일 뿐이다. 좀 더 다른 삶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6이나 8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보라. 분명 달라질 것이다. 무엇을 거절할 때도, 뭔가에 전부를 걸고 도전할 때도 7보다는 6이나 8이 훨씬 다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00. <하버드 첫 강의 시간관리 수업> 연재 예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