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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n 22. 2018

07. 자기 인생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당신의 재능이 꿈을 받쳐주지 못할 때>



나는 열한 살 때부터 열여섯 살 때까지 부모님을 떠나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 손에서 자랐다. 어르신들과 생활하면 먹고 지내는 데는 문제가 없어도 심리적인 문제는 도움을 받기 어려웠다.

당시 나는 사춘기라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었다. 게다가 전학을 가게 되면서 새로운 환경에 대해 두려움도 더해졌다. 감정이 예민한 시기에 너무 많은 일이 한꺼번에 닥쳤다.

다른 친구들은 집에서 부모님과 상의하기도 하고 애교를 부리거나 성질을 낼 수도 있었지만, 나는 혼자서 방에 틀어박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부모님은 곁에 없었고, 나도 전화까지 해서 부모님에게 물어보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나에게는 어떤 일을 만나도 스스로 방법을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 습관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속을 알 수 없다느니 차갑다느니 하는 말을 들어도 상관없었다. 나는 내 문제를 남들에게 물어보는 일이 거의 드물었다.

설령 물어본다고 해도, 혼자서 여러 차례 고민해 본 다음에 아무리 해도 해결되지 않으면 그제야 물었다. 너무 간단한 문제를 물어보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나를 더 이렇게 만든 건 대학교 때 있었던 일 때문이다.

대학교 2학년 때 나는 평범한 2본 대학에 다니고 있었다. 당시 아무 감흥이 없는 전공을 공부하던 나는 미래에 대해 막막함을 느끼고 진로 방향을 찾지 못한 상태였다. 요즘 많은 사람이 그런 것처럼 나도 당시 유명한 인생계획 전문가인 쉬샤오핑(徐小平)과 위민훙(俞敏洪)에게 각각 편지를 썼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가정과 학업 이상과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몇천 자에 걸쳐 거침없이 줄줄 써 내려갔다. 나는 내가 충분히 명확하게 글을 썼고, 스스로 정말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편지를 보내려고 할 때 즈음, 서점에서 우연히 쉬샤오핑의 인생계획에 관한 책들을 보게 되었다. 책에는 나와 똑같은, 심지어 나보다 힘든 사람들의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내가 처음으로 대학이라는 우물에서 벗어나 바깥세상을 본 거였다. 중국 대학생들과 수많은 유학생의 생활을 보게 된 것이다. 내가 지극히 평범하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나처럼 막막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그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쉬샤오핑이 제시한 해결책은 나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었다. 수십 가지 사례들을 읽고 난 후 나는 미래가 분명하게 그려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나는 당시 내가 그렸던 미래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내가 쉬샤오핑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 그때 읽었던 책들 영향이 크다.

나는 원망으로 가득 찬 그 편지를 보내지 않았고 아예 없애버렸다. 무슨 일이 생겨도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나를 불쌍하게 여기고 도와주거나 내 인생에 조언하고 책임질 의무가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고 나는 스스로 말해주었다.

내가 해야 하는 건 막막함을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 문제를 찾고 해결해야만 진정으로 자신을 발전시키고 홀로 일어설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 심리적으로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세상에 기대지 않으면 스스로 잘 버틸 수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인생의 여러 문제, 작게는 인간관계나 연인 관계를 다루는 일부터 크게는 집을 사고 투자하는 일까지 한 번도 부모님과 상의해본 적이 없다.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며, 실패해도 몰래 혼자 감당했을 뿐이다.



나도 막막할 때가 있었다. 무서워서 혼자 울거나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시간은 스스로를 서서히 성장시킨다. 성장한다는 건 외모가 변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내적으로 강인해지고 독립적이 되며, 스스로를 마주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걸 의미한다.

나는 문제가 있거나 도와달라는 부탁을 하고 싶을 때마다 스스로에게 말한다. 자신이 아무리 힘들고 막막하고 결정하기 힘들더라도, 결국 마지막에 결정하는 건 나 자신이라고 말이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해득실을 따져 본 뒤 마음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

그 결정이 틀리더라도 상관없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야만 홀로서기를 배울 수 있고, 큰일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바쁘다. 누구에게도 나의 대나무 숲이 되어 줄 의무는 없다.

20대라면 이제는 스스로 결정하고 자신 일을 처리해야 한다. 못하는 건 해보려고 시도해야 한다. 무슨 일을 만나든 어쩔 줄을 몰라 하고 그러면 안 된다. 독립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 법을 배우는 것, 멋진 인생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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