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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n 29. 2018

05. 자신을 극복하는 방법이 있습니까?

<잠깐 생각 좀 하고 가겠습니다>




#노량진을 떠날 수 있을까?

취업실패로 인해 찾아간 곳이 노량진 고시촌이었다. 그곳은 소리 없는 전쟁터였다. 간신히 누울 수 있는 침대와 책상 하나가 전부인 고시원. 그리고 여름이면 수백 명이 뿜어내는 땀 냄새가 진동하는 강의실. 무엇 하나 편한 것이 없었지만 달리 허락된 길이 보이진 않았다.

‘불합격’
오늘 난 네 번째 통보를 받았다.

‘172:1’
결국 이번에도 172명 중 한 명이 되지 못했다. 머릿속이 아득했다. 할 수만 있다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었다. 난 왜 이곳에 왔을까. 아침부터 밤까지 치열한 전쟁터이긴 해도, 동업자 의식이랄까, 비슷한 처지의 인간들끼리 모여 있는 이곳이 바깥세상보단 오히려 위로가 됐다. 불합격 소식을 들으면 빌딩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기분이 들지만, 떨어진 사람들끼리 뭉친 한밤중 호프집에서의 한잔이 그날 하루를 겨우 살게 한다.

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아버지 어머니 동생을 떠올리면 미안해서 이제는 내려갈 수도 없을 것 같다.
노량진을 떠날 수 있을까.

“내가 바뀌려면 환경을 바꾸어야 합니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당신은 새로운 기회와 마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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