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거짓말을 한다>
데이터는 세상이 내 짐작과는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몇 번이고 보여준다. 당신을 더 놀라
게 할 몇 가지 사례가 있다.
당신은 인종차별의 가장 큰 원인이 경제적 불안과 취약성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당연히 실업자가 늘어나면 인종차별이 심화된다고 짐작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실업률이 높아져도 인종차별적 검색이나 스톰프런트 가입률은 늘어나지 않는다.
당신은 시민들의 학력이 높은 대도시에서 불안감이 높게 나타난다고 생각할 것이다. 신경과민인 도시인의 모습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다. 하지만 불안감을 반영하는 구글 검색어, ‘불안감의 증상’이나 ‘불안감에 도움이 되는 것’ 등은 교육 수준이 낮고 소득 수준이 중위인 곳, 인구 대부분이 농촌 지역에 사는 곳에서 더 많이 등장한다. 뉴욕시보다는 뉴욕주 북부의 시골 지역에서 불안에 대한 검색 비율이 더 높았다.
사람들은 대개 수십, 수백 명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테러 공격 뒤에 엄청난 불안감이 광범위하게 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테러리즘’이라는 말 자체에 공포감을 심어준다는 의미가 있으니 말이다. 나는 불안감을 반영하는 구글 검색 자료를 살폈다. 2004년부터 유럽과 미국에 대규모 테러 공격이 일어난 이후 며칠, 몇 주, 몇 달간 한 나라에서 이러한 검색이 얼마나 이뤄졌는지 관찰했다. 불안감과 관련된 검색은 평균적으로 얼마나 늘어났을까? 늘어나지 않았다. 전혀.
사람들이 주로 슬플 때 농담을 검색한다고 생각하는가? 역사에 남은 위대한 사상가들은 유머가 고통의 배출 장치라고 주장했다. 오랫동안 유머는 삶의 좌절, 고통, 불가피한 실망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여겨졌다.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의 표현대로라면 “웃음은 강장제이고, 안정제이며, 진통제이다”.
그렇지만 농담의 검색 빈도는 사람들이 가장 기분이 안 좋다고 말하는 월요일에 가장 저조하다.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도 저조하다. 2013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폭탄 두 개가 터지면서 세 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다친 것 같은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 직후에는 농담 검색률이 급격히 떨어졌다. 사람들은 인생이 잘 풀리지 않을 때보다 일이 잘 풀릴 때 더 자주 농담을 찾는다.
때로 새로운 데이터세트는 내가 고려조차 해보지 않은 행동, 욕망, 걱정을 보여준다. 수많은 성적 성향이 이 범주에 속한다. 예를 들어, 인도에서는 ‘남편이 ……를 원해요’라는 형태의 문장 중 가장 많이 검색된 것이 ‘남편이 젖을 먹여주길 원해요’라는 것을 아는가? 이런 언급은 다른 나라보다 인도에서 훨씬 더 일반적이다. 더구나 여성이 남성에게 젖을 먹이는 행위를 묘사하는 포르노 검색은 다른 나라에 비해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 네 배 많다. 데이터를 보기 전까지는 생각조차 못 해본 내용이다.
남성들이 성기 크기에 집착한다는 사실은 그리 놀랍지 않더라도, 여성들이 몸매에 관해 구글에 표현하는 불안감은 실로 놀랍다. 이 새로운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면, 성기 크기에 대한 걱정의 여성 버전은 질에서 냄새가 나는가에 대한 걱정이다. 여성들은 검색창에 남성들만큼이나 자주 생식기 관련 고민을 표현한다. 여성들의 가장 큰 고민은 냄새와 그 개선법이다. 데이터를 보기 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일이다.
때로 새로운 데이터는 생각도 못 해본 문화적 차이를 드러낸다. 전 세계 남성들이 아내의 임신에 대응하는 다양한 방법도 그 한 예이다. 멕시코에서는 ‘아내의 임신’에 관해 검색할 때 ‘임신한 아내에게 표현할 사랑의 문구’와 ‘임신한 아내를 위한 시’라는 문구가 가장 많이 등장했다. 미국에서는 ‘아내가 임신했어요. 이제 어쩌면 좋아요?’와 ‘아내가 임신했어요. 제가 뭘 해야 하죠?’라는 말이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