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처럼 대담하라>
조조가 말하기를, “전세를 유리하게 이끄는 장수는 일부 장병의 뛰어난 용맹에 기대지 않고 전세에 올라탄 임기응변에서 승리의 원인을 찾는다. 용병할 때 자연의 이치를 좇아 물 흐르듯 지휘해야만 전세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고 했다.
_ 『손자약해』 「병세」
신속, 또 신속히 대처하라.
삼국시대에는 모두 100여 차례의 크고 작은 전쟁이 잇따랐다. 조조는 거의 모든 삶을 전장에서 보냈다. 그는 이겼을 때나 졌을 때나 속도전의 원칙을 지켰다. 특히 패했을 때는 단호하게 결단해서 신속하게 철군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중을 포기할 때 이른바 계륵의 미련을 버리고 빠르게 퇴각한 것이 그 좋은 실례이다. 관동의 호걸들이 동탁 토벌의 연합군을 결성했을 때 조조가 제시한 계책이 바로 속전속결이었다. 속전속결은 전장의 흐름에 빨리 적응하는 것을 말한다.
조조는 관중의 장수가 형주의 유표와 손을 잡고 완성으로 진출해 허도를 기습하려고 하자 곧바로 여포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군사를 돌렸다. 원소와 건곤일척의 관도대전을 벌일 때도 속전속결의 원칙에 따라 대승을 거두었지만, 곧바로 허도로 돌아왔다. 조조가 용병의 기본원칙을 속전속결에 두고 있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조조는 원소를 격파하고 하북의 패권을 장악하기 전까지는 주로 적을 기만하는 작전을 구사했다. 그가 구사한 작전은 기본적으로 임기응변의 대원칙에 따른 것이다. 삼국시대 당시 조조에 버금가는 군사전문가로 가후(賈詡)를 들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전술 면에서만 뛰어났을 뿐 전략 면에서는 조조와 비교할 수 없다. 조조는 전략과 전술에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당대 최고의 군사전문가였다.
조조의 휘하에는 싸움을 잘하는 용장, 꾀를 잘 내는 모사, 언변과 글솜씨가 뛰어난 문사 등 온갖 유형의 인물이 다 모여 있었다. 실력 위주의 인재 등용과 신상필벌 원칙을 관철한 덕분이다. 모두 살벌한 전쟁터에서 이기기 위한 것이다.
임기응변으로 전화위복하고 기사회생하라.
시대가 혼란스러울 때는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고, 사지에서 생환하는 기사회생의 묘수를 찾아내야 한다. 그 요체가 바로 ‘임기응변’에 있다. 이를 꿰면 조조나 모택동처럼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21세기의 살벌한 경제 전쟁 상황에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스마트시대’를 창조해 세계 제일의 초일류 기업으로 우뚝 선 바 있는 애플이 그 실례다. 사실상 잡스와 조조는 여러 면에서 닮았다. 앞서 밝혔듯 조조는 세상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은 환관 집안 출신이고, 잡스는 어렸을 때 남의 집에 입양되어 성장했다. 조조는 젊었을 때 원소와 더불어 ‘망나니’ 짓을 많이 했다. 아이작슨이 잡스의 구술을 바탕으로 쓴 평전 『스티브 잡스』에 따르면 잡스도 젊었을 때 마약도 하고 히피로 사는 등 ‘망나니’ 짓을 많이 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공통으로 커다란 꿈을 지니고 있었다. 바로 세계를 경영하겠다는 웅대한 꿈이었다.
동양의 고전은 이를 경영천하(經營天下)로 표현해 놓았다. 사마천은 『사기』 「항우본기」에서 항우가 ‘경영천하’에 실패한 배경을 이같이 분석했다. “항우는 자신이 세운 공에 대한 자부심이 지나쳤다. 패왕의 대업을 이룬 후 계속 힘으로만 ‘경영천하’ 하려고 한 것이 결정적인 패착이다. 실제로 그는 패왕의 대업을 이룬 지 불과 5년 만에 패망하고 말았다. 그런데도 그는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잘못을 알지 못했다. 스스로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하늘을 원망하며 ‘하늘이 나를 패망케 하였다. 내가 용병을 잘못한 탓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어찌 해괴한 논리가 아니겠는가!”
조조의 꿈과 비견되는 스티브 잡스의 꿈
조조와 잡스의 ‘경영천하’, 다시 말해 세상을 대하는 방식은 이와 달랐다. 두 사람은 항우처럼 조그마한 성과에 안주하지 않았다. 뜻이 그만큼 컸다는 이야기다. 잡스는 여러 어려움과 수모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부단히 노력해서 결국 애플 제국을 만들어냈다. 조조 역시 끊임없이 노력한 덕분에 위 왕조를 세우고 ‘난세의 영웅’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당시 조조가 보여준 ‘대담한 생각’에 공명한 세상의 온갖 인재들이 그의 휘하로 구름같이 몰려들었다. 그의 휘하에는 싸움을 잘하는 용장, 꾀를 잘 내는 모사, 언변과 글솜씨가 뛰어난 문사 등 다양한 유형의 인물이 다 모여 있었다. ‘대담한 생각’에 입각해 실력 위주의 인재 등용과 신상필벌의 원칙을 관철했기 때문이다. 잡스가 애플 제국을 건설한 배경도 이와 비슷하다. 잡스는 조조의 ‘제폭구민’ 기치를 ‘손안의 세상’으로 상징되는 ‘이용후생’으로 바꾼 것이 다를 뿐이다. 애플을 ‘기술기업을 넘어선 예술기업’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두 사람이 세인들의 칭송을 받게 된 근본배경은 바로 고정관념을 뛰어넘은 ‘대담한 생각’에 입각한 사고와 실천에 있다.
개인적인 겸손함과 강한 집념의 농부형 리더가 최고의 리더
지난 2001년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를 펴낸 짐 콜린스는 ‘개인적으로는 겸손하고 대외적으론 강한 집념이 있는 농부형 리더’를 최고의 리더로 꼽은 바 있다. 동양 전래의 온고지신 리더십 관점에서 보면 ‘농부형 리더’는 형식적인 규례를 벗어난 ‘파탈의 리더십’을 말한다.
삼국시대 당시 이를 행한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조조다. 그는 낡은 규범과 관행에 얽매여 위엄을 내세우는 식의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았다. 그가 천하의 인재들을 휘하에 대거 불러 모은 것은 기존의 신분과 관행 등에 얽매이지 않은 덕분이다. 기존의 리더십 이론으로는 ‘파탈의 리더십’을 제대로 해석하기 어렵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분석과 추리가 중요했으나 21세기 디지털시대에는 순간적으로 전체를 파악하는 종합과 직관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는 ‘파탈의 리더십’과 통한다. 난세일수록 조조와 잡스처럼 기존의 가치관에 얽매이지 않는 ‘파탈의 리더십’이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다. 그 요체는 시기(時機)와 사기(事機) 등을 미리 읽고 신속히 변화하고 과감하게 결단하는 ‘임기응변’에 있다.
틀에 얽매이지 말고 해결책을 찾아라.
조조가 생각한 허허실실은 바로 일정한 형세가 없는 무상형세(無常形勢)를 말한다. 실제로 그는 구체적인 전투상황에서 천지운행의 이치에 좇아 용병했다. 또 적과 아군의 병력이 비슷할 경우 매복계(埋伏計)를 포함해 게릴라전에 해당하는 유병계(遊兵計) 등의 기병을 통해야 승리를 기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전경험에서 우러나온 주장인 까닭에 설득력이 있다.
그는 『손자병법』의 주장이 자신의 실전경험과 차이가 날 때 일정한 수정을 가했는데 적과 아군의 병력 차이가 10배가 되어야 포위할 수 있다는 『손자병법』 「모공」의 이론을 두고 적군이 약하고 아군이 강할 때는 10배가 아니어도 된다고 주장한 게 그렇다. 사례로 하비성을 포위해 여포를 생포한 일을 들었다. 당시 그는 2배의 병력만으로 포위해 천하의 효장(驍將) 여포를 사로잡았다. 군사를 둘로 나눠 정병(正兵)과 기병을 함께 쓴 게 비결이다.
적군보다 10배의 우세를 유지해야 비로소 위공이 가능하다고 주장한 『손자병법』의 원래 이론을 전면 수정한 셈이다. 『손자약해』의 『손자병법』에 대한 반론에 해당한다. 『손자병법』을 읽을 때 반드시 조조의 주석을 참조해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