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머릿결은 찰랑거리는데 머리카락은 줄었다?

<내 아이를 해치는 위험한 세제>

by 더굿북

모발에 대한 현대인들의 관심은 지대하다. 패션은 머리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런데 앞서 말한 피부건조증 못지않게 나를 놀라게 하는 건 최근 탈모로 고생하는 젊은 여성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물론 많은 여성이 다이어트를 하고 그로 인한 영양 불균형으로 원형탈모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 원인이 다이어트뿐만은 아닐 것이다. 천연비누 강의를 듣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시중에서 판매되는 샴푸를 사용하고 나서 가려움증, 두피가 붉게 부어오르는 현상, 탈모 증상 등을 호소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샴푸는 양털 세척액에서 시작되었다.


요즘엔 대부분의 모발용 제품들이 ‘천연성분 함유’를 강조하고 있지만, 그들이 선전하는 것만큼 이 제품들이 모발 건강에 좋은 것일까? 샴푸의 특성을 알기 위해 샴푸의 유래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샴푸는 양털 세척액을 만들어 판매하던 여성 기업인인 다케우치 고도에에 의해 처음 상품화되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양털의 민간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양털에 묻은 오물을 제거하는 양털 세척액의 수요도 덩달아 늘어났다. 낮에는 사업가로, 밤에는 아내이자 엄마로 눈코 뜰 새 없이 지내던 고도에는 어느 날 아이들이 딱딱한 비누로 머리를 문지르는 것을 보게 된다. 순간 떠오른 생각이 양털 세척액처럼 부드러운 세제로 머리를 감으면 편리하겠다는 것이었다. 고도에는 자신이 만들던 양털 세척액에서 독성만 제거한 후 향료를 첨가해 물비누, 즉 ‘모발용 세척제’를 출시했다. 이것이 세계 최초의 샴푸였다. 국내에서는 한국전쟁 후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것을 일부 사람들이 사용하다가 1967년 국내 기업인 L사가 합성 계면활성제를 사용하여 만든 ‘크림샴푸’를 개발해 시판하면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결국, 양털 세척액과 샴푸는 기본 성분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비누의 합성 계면활성제가 피부의 표피지질을 벗겨낸다면 샴푸의 합성 계면활성제는 흔히 큐티클(Cuticle)이라고도 부르는 모표피를 녹인다. 모발은 밖에서부터 모표피, 모피질(Cortex), 모수질(Medulla)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모표피는 피부로 말하면 각질층이라고 할 수 있다. 딱딱하고 얇은 비늘 모양으로 가장 바깥쪽에 위치해 모발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모표피의 연결에 따라 생긴 모양을 ‘문리(紋理)’라고 하는데 개인에 따라 그 모양이 달라서 범죄 수사의 모발 감정에도 응용되고 있다.

모발의 손상 정도도 이 문리를 보고 판단한다. 모표피가 촘촘할수록 모발은 단단할 뿐만 아니라 윤기와 광택이 난다. 흡착성이 강해 두피에서 잘 씻겨나가지 않는 합성 계면활성제로 인해 모표피가 녹아버리면 모발의 윤기가 사라지고 굵기도 가늘어진다. 또 합성 계면활성제는 모발의 뿌리인 모모세포(Hair Matrix)에까지 침투해 모발을 만드는 시스템을 파괴하는데 이것이 바로 탈모의 원인이 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초기의 샴푸는 합성비누와 마찬가지로 단순히 두피와 머리카락을 씻어내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생활 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여성 소비자에게 마케팅 방향이 맞춰지면서 피지 제거, 모발 광택과 감촉, 향기 유지 등 화장품의 기능을 더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합성 계면활성제 외에도 다양한 첨가물이 들어가게 되는데 이 첨가물이 정전기 방지제, 엉킴 방지제, 방부제, 중화제, 구연산, 색소, 향료 등의 갖가지 합성화학물질이다. 이처럼 다양한 화학물질이 혼합된 샴푸는 인체에 비누보다 더 나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샴푸보다 린스가 더 위험하다.


그렇다면 린스는 어떨까. 여성들이 린스를 사용하는 이유는 부드러운 머릿결을 위해서다. 그런데 종종 린스의 사용으로 머릿결이 건강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린스의 주성분도 역시 합성 계면활성제다. 특히 린스는 양이온 계면활성제, 즉 +전하를 띠고 있는 계면활성제로 이루어져 있다. 양이온 계면활성제란 계면활성제가 물에 용해되었을 때 +전하를 띄는 것을 말한다. 양이온 계면활성제는 모발을 구성하는 케라틴(Keratin), 머리털·손톱·피부 등 상피구조의 기본을 형성하는 단백질 성분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해서 정전기를 방지하고 모발을 윤기 있어 보이게 한다.

하지만 피부에 닿으면 살균작용이 지나쳐 피부 자극과 가려움을 유발한다. 린스를 머리카락이 아닌 두피에 지속해서 발랐을 때는 가려움과 함께 두피가 부풀어 오르고 붉게 변하는 홍반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지속적인 자극은 향후 탈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린스에는 합성 계면활성제 외에도 샴푸보다 많은 표시지정성분이 들어 있다. 표시지정성분이란 유해할 수 있으니 소비자들이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포장 등에 표시하라고 법적으로 정한 성분이다. 화장품법 10조와 화장품법시행규칙 제13조(용기 등의 기재사항)의 1~4항에 의거하면 알레르기와 피부장애 등을 일으키는 98종류의 위험성분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사실상 샴푸보다 더 해로운 제품이 바로 린스이다.


치약의 세정력은 변기나 창틀도 닦는 수준이다.


중국산 치약 논란을 기억하는가? 이와 비슷한 사례가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그대로 벌어지고 있다. 다만 문제 되는 성분이 다를 뿐이다. 전 세계적으로 시판되는 치약에는 거품을 내기 위한 발포제로 라우릴황산나트륨(SLS)이라는 합성 계면활성제를 첨가한다. 우리가 쓰는 치약에 하얀 거품이 일어나는 것은 바로 이 라우릴황산나트륨 때문인데 이것은 치약 속에 배합된 약제를 효과적으로 분산시킴으로써 칫솔질의 청소 효과를 높인다. 또 부드러운 거품을 일으켜 칫솔질을 쉽게 한다. 이를 닦으면 안정감과 만족감을 느끼는 것 역시 라우릴황산나트륨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라우릴황산나트륨의 다른 용도다. 화장품, 헤어 컨디셔너, 샴푸뿐만 아니라 건물 바닥을 청소하는 약품부터 시작해 자동차 세척제, 차고 바닥 클리너, 엔진 기름 세척제 등에도 쓰인다. 그만큼 세정력이 강하다는 뜻이다.

고와카 준이치의 《쓰지 마, 위험해!》라는 책에서도 지적하고 있듯 라우릴황산나트륨은 입안에 강한 자극을 주고 점액을 건조해 구내염을 유발할 수 있다. 노르웨이의 의사 두 명이 구내염과 라우릴황산나트륨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이 성분이 들어 있지 않은 치약을 구내염 환자에게 사용하게 했더니 약 3개월 후에 60~70%의 환자가 완치되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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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지적에 대해 국내 업체의 반응은 중국 당국의 반응과 너무나 비슷하다. 2008년 2월 25일 메디컬투데이에 실린 <‘치약’에 대한 네티즌의 오해와 진실>이라는 기사를 보면 “라우릴황산나트륨의 분자량이 작아 혀의 미뢰 세포를 통해 심장으로 침투, 즉각적으로 온몸에 해를 끼친다.”는 소비자 측 주장에 대해 업계의 입장은 “라우릴황산나트륨은 대한약전에 등록된 안전한 화학물질이다. 유럽연합,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라우릴황산나트륨은 규제 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전 세계 치약의 99.9%가 라우릴황산나트륨을 쓸 뿐만 아니라 치약 한 통에 약 2g만 들어 있어 안전하다”고 한다.

앞서 “중국산 치약에 들어간 다이에틸렌글리콜의 함유량이 적기 때문에 안전하다. 또한, 이 성분은 이미 미국 식품의약청에 등록, 판매가 허용된 것이다.”라는 중국의 논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유해성을 밝힌 연구 결과가 공식적으로 인증되기 전까지는 그냥 쓰라는 것이다.

2014년 국정감사에서 치약의 일부 성분인 파라벤과 트라이클로산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해서 논란이 되었다. 하지만 식약처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맞서서 국민의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었다. 파라벤은 유통기한을 늘려주고 미생물 성장을 억제하는 방부제의 일종으로, 메틸파라벤, 에틸파라벤, 부틸파라벤 등 종류가 다양하다. 트라이클로산은
세균을 억제하는 항균제로 사용되는 화학물질이다. 이 성분들이 몸속에 축적되면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하여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유럽연합의 경우 2014년 4월부터 벤질 파라벤 등 파라벤 5종에 대한 사용을 금지했고,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에서조차 부틸파라벤과 프로필파라벤은 0.19% 미만으로 규제했으며, 6개월 이하 유아용 제품에는 일절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파라벤의 위험성에 대해 다른 나라들은 인지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치약의 60% 이상이 방부제로 파라벤을 사용하고 있다. 2004년 영국 리딩대학 다버 박사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유방암 환자 20명으로부터 떼어낸 세포조직을 살펴보니 전부 파라벤 성분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화장품, 의약품에 포함된 파라벤의 일정 비율이 신체조직에 흡수되어 일정 부분 잔류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파라벤과 치약에 포함된 계면활성제가 몸의 대사에 의해 배출되는 데는 며칠이 필요하다. 그런데 배출되는 데 걸리는 시간보다 더 자주 우리는 치약을 사용하고 있다. 파라벤을 배출하는 과정 중에 치약을 쓰고 또 쓰기 때문에 체내에 일정한 농도를 계속 유지하게 된다.

2014년 6월 경희대 치대에서는 치약 사용 후 7~8번 이상 헹구면 구강 내 유해물질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단, 헹궈낼 때는 입안에 물을 넣고 두세 차례 강하게 헹궈내야 하는데, 이러한 반복 횟수가 7~8번이 되어야 안전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헹궈내도 파라벤과 같은 유해물질의 농도가 체내에 5% 이하 수준으로 떨어질 뿐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세차게 헹구는 것을 못하는 유아나 어린이, 노약자의 경우 체내 잔존율이 얼마나 되겠는가! 무엇보다 시판 중인 치약의 대부분은 주성분 표기가 되어 있지 않다. 매일 하루 세 번씩 쓰는 치약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는 해로운 치약을 계속 사용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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