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삶을 사는 여성들에게
“월급날이었다. 도시락을 먹으며 늘 마찬가지인 박봉 명세서를 보고 있자니 어딘가 이상해진 모양이다. ‘시간을 돈에 파는 듯한 기분’이라는 생각이 든 순간, 몸이 굳었다. 일하는 자신이 아니라, 자신을 계약직으로 고용한 회사가 아니라,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역겨웠다. 시간을 팔아 번 돈으로 음식물과 전기, 가스와 같은 에너지를 고만고만하게 사들여 겨우겨우 살아가는 자신의 불안한 삶이, 앞으로도 그래야만 한다는 사실이 역겨웠다.”
“좀 더 젊었다면 어떻게 해봤을지도 모르지만, 그 시기는 이전 회사에서 광적인 알력 다툼을 겪고 그 후유증으로 무기력하게 기나긴 시간을 보낸 뒤, 새로운 직장에서 인생을 모두 허비하던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