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자본의 힘>
어떤 장소에서든 어떤 청중을 대상으로 하든 좋은 이야기란 진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가리킨다. 진실한 이야기는 타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상대방은 당신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느냐에 따라서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가늠한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서술하는 내용에 자신의 경험을 적절하게 배치한다면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자리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때로는 대범하고 용감하게 표현해야 할 때도 있다. 물론 기꺼이 자신의 약한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 당신이 먼저 자신의 불안감, 두려움, 당혹감과 같은 작은 약점들을 적당히 드러낸다면 오히려 청중과의 거리를 좁히고, 그들로부터 인정과 이해를 받게 될 것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 당신은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면서 최종 목표인 청중의 공감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
미국의 대형 백화점인 메이시스(Macy’s)에는 두 짝의 신발에 관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메이시스가 뉴욕 최대 백화점으로 성장하기 전의 일이다. 어느 날, 메이시스 백화점 입구에 신발 할인 매대가 등장했다. 그곳에는 ‘특가 판매, 90퍼센트 할인!’이라는 문구가 내걸렸다. 때마침 친구들과 백화점을 구경하던 캐런의 눈에 맘에 드는 신발 한 켤레가 들어왔다. 그녀가 고른 신발은 원래 80달러인데 할인을 받으면 8달러면 살 수 있었다. 캐런은 한번 신어보았다. 사이즈도 맞춤한 듯했고, 가죽도 매우 부드럽고 좋았다. 모양도 착용감도 모두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캐런은 즐거운 마음으로 신발을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점원이 웃으면서 캐런에게 말했다.
“정말 뛰어난 안목을 가지고 계시군요. 이 신발은 당신에게 정말 잘 어울리네요. 신으면 아주 예쁠 겁니다.”
그리고 점원은 신발을 건네받으며 말했다.
“그런데 제가 이 신발을 한 번 더 점검해드려야겠습니다.”
캐런은 신발을 점원에게 건네면서 걱정스럽게 물었다.
“혹시 신발 가격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캐런은 신발 가격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던 터다. 점원은 캐런이 우려의 눈빛을 보이자 서둘러 그녀를 안심시켰다.
“아닙니다. 두 짝의 신발이 잘 맞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것뿐입니다.”
캐런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두 짝의 신발이라니요? 한 켤레니까 당연히 잘 맞겠지요.”
점원은 캐런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손님께서 이 두 짝의 신발을 마음에 들어하시니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겠습니다. 이 두 짝의 신발은 한 켤레가 아닌 것 같습니다. 분명 가죽, 디자인, 사이즈는 모두 동일하지만 색상에서 아주 미묘한 차이가 나네요. 자세히 보지 않으면 분별하기 힘들지만, 직원이 잘못 팔았거나 고객께서 잘못 가져가신 탓에 이렇게 두 짝이 남았나 봅니다. 지금 보니 미묘하게 다른 느낌이 나기 때문에 고객님께 한 켤레라고 거짓말할 수는 없습니다.”
캐런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뭐가 다른지 잘은 모르겠지만, 자세히 보니 아주 작은 차이가 보이긴 했다. 몰랐으면 모를까, 이 말을 들은 후 이 신발을 사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저희 백화점은 고객을 속이지 않습니다. 만약 구매를 원치 않으신다면 다른 신발을 고르셔도 좋습니다.”
그러나 점원의 솔직한 고백은 캐런의 마음을 움직였다. 만약 점원이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아무런 문제점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걸을 때 신발의 색상 차이를 유심히 관찰하는 성격도 아니다. 아주 유심히 보지 않는다면 다른 것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신발이라면 그녀에게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오히려 점원의 솔직함에 감동한 캐런은 그 신발 이외에도 두 켤레나 더 구매했다. 게다가 전혀 신발을 살 의향이 없던 그녀의 친구도 한 켤레를 구매했다.
이 이야기는 캐런의 많은 친구들, 그리고 그 친구들의 지인들의 입을 통해 전해져 오늘날 메이시스 백화점에 대한 유명한 이야기가 되었다. 이처럼 진실한 이야기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캐런의 이야기를 듣고 메이시스 백화점의 충성 고객이 되기를 자처했다. 이러한 신뢰는 때로 TV 광고보다 더 큰 효과를 가져다준다.
캐나다 토론토의 요크 대학 심리학과의 레이몬드 마(Raymond Mar)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진실함을 검색하는 탐색기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진실하지 못한 이야기를 분별해낼 수 있다.”
좋은 이야기는 거짓이 없는 이야기다. 분명 타인의 이야기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진솔한 이야기는 청중으로 하여금 자기 감정의 끈을 느슨하게 하여 이야기의 맥을 따라가도록 이끈다. 당신이 타인에게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보여줄 때 상대방 역시 당신의 진심에 감동해 마음의 빗장을 푼다. 그러므로 신뢰를 얻고 싶다면 당신은 더 진실한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