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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우 Nov 12. 2023

프롤로그를 작성했으니 8부 능선은 넘었다

천 권 읽으면 책 한 권은 저절로 쓰이는 줄 알았다

벌써 3년이 넘었다. 책 한 권 내 보자고 마음먹고 본격적으로 덤빈 지가. 지나고 보니 세상사는 내 뜻대로 되는 일도 없지만 더러는 이루어지기도 한다.


책 읽고 독후감 쓴 지가 20년이 넘어가고 독후감 노트가 15권째가 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천 권 되면 나도 책 한 권 내겠는데! 나만의 특색 있는 문장도 생길 것 같아! 모두 헛소리였다는 것을 아는 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유명한 출판사에서 20년 넘게 편집장을 지낸 분의 책 쓰기 강연을 듣고 난 이후였다. 나도 책을 쓰고 싶다고 하면서 개인적으로 연락을 했다. 나는 그동안 읽었던 책 중 감명 깊게 읽었거나 제법 잘 썼던 독후감을 주제별로 분류해서 스토리를 만들어 둔 게 있었다. 원고를 보내주면서 평가를 부탁했다.


"이런 글을 누가 읽어요?"


대꾸할 말이 없었다. 말문이 막혔다. 참담하기까지 했다. 20년의 독서 인생이 한 방에 쓰러졌다. 네, 알겠습니다, 하고 없었던 일로 하기에는 너무 분했다.


서울에 계신 그 분과 줌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던 편집장은 나의 독서 여정을 책으로 쓰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했다. 내가 가진 '책에 대한 진심'을 조금 눈치챘는 것 같았다. 편집장은 전체적인 틀을 잡아주었다. 나는 어느 주말, 첫 문장부터 썼다. '흔히 책을 '마음의 양식'이라고 표현한다.'라는 문장이다. 책이 밥을 먹여 줄 수 있다는 내용이다. 독서의 가성비를 올리는 방법이다.


  원고 쓰기, 투고, 출판사와 미팅, 계약, 오랜 기다림, 담당자 교체, 추가 원고 작성, PC 교정, 저자 교정, 제목 정하기를 마쳤다. 월요일(2023.11.13.)까지 프롤로그와 작가 프로필을 출판사에 보내주기로 했다. 디자인 작업을 마치면 인쇄에 들어가고 별도로 마케팅 전략을 짤 것이다. 책이 인쇄되더라도 출판사가 배부일은 별도로 정한다고 한다. 독자들이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결심을 하는 연말, 연초에 가판대에 비치되기를 희망한다. 


앞으로 갈 길이 많이 남았지만 그래도 프롤로그와 작가 프로필을 적었으니 8부 능선은 넘었다. 10월에 <창조적 시선> 책을 읽고 독후활동, 즉 유튜브에 영상 제작 후 업로드,  페이스북에 독후감 게시, 인스타그램에 카드뉴스 제작 게시를 한 후 나의 SNS는 조용하다. 출간 작업 때문에 주말 시간을 모두 빼앗겼기 때문이다. 이제 다시 정상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왔다. 모처럼 느긋한 일요일이다.


  직장 생활하면서 전문가의 식견을 가진 분야가 있다면 책을 한 번 출간해 볼 수 있다. 지금은 아직 아마추어 수준이지만 하고 싶은 일이나 취미, 특기가 있다면 갈고닦아가면서 준비하면 된다. 출간한 책이 자신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다. 


출간을 위해 진행했던 일을 처음부터 적어보려고 한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곧이어 진행될 마케팅과 저자 사인회 등 출간 후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도 현장감 있게 글을 써 볼 작정이다. 나와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 분들에게도 알려주기도 하고 나도 배우고 싶다.


이 글은 일종의 프롤로그다. 


(표지: 출판사에서 보내온 제목 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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