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독쌤 Oct 11. 2018

독서와 공부, 그 마지막 이야기

'진짜' 독서가 공부머리를 키운다

저는 강연을 준비할 때마다 ‘한 명의 아이’를 생각합니다. 

‘단 한 명 만이라도 독서의 세계로 인도할 수 있으면 성공이다’라고 스스로에게 되뇝니다. 제게는 그만큼 어려운 일이니까요. 그런데 참 우습습니다. 막상 강연할 때는 그런 생각이 싹 사라지거든요. 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는 청중의 눈빛을 보면, 강연이 끝난 후 끝도 없이 이어지는 질문을 받노라면 적어도 수십 명의 아이를 독서의 세계로 이끈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하지만 강연을 마치고 돌아설 때는 여지없이 마음이 무거워지고 맙니다. 나는 과연 단 한 명의 아이라도 독서의 세계로 인도했을까? 자신이 없어지는 탓입니다. 강연을 들을 때는 독서교육을 어떻게 할지 알 것 같지만 막상 현실로 돌아가서 해보려 하면 잘 안 되실 테니까요.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기를 해온 제가 그 어려움을 왜 모르겠습니까.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이 책 《공부머리 독서법》과 앞으로 나올 4권의 시리즈입니다. 순간이 지나면 흩어져 버리는 강연과 달리 책은 언제든 펼쳐서 참고할 수 있으니까요.

<공부머리 독서법>은 총 5권으로 기획된 책입니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1권은 독서법의 기초를 다른 학부모용 지침서죠.




요즘 공부는
옛날하고 달라요

얼마나 경쟁이
치열한데요


주위 사람들이 말합니다. 

친척 누구는 영어 태교를 하고, 영어 유치원에 다닌다고 합니다. 옆집 누구는 어떤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실력 좋기로 소문난 학원에 다닌다고 합니다. 의구심과 불안이 마음을 어지럽힙니다. 


책만 읽어서
정말 저 아이들을
따라갈 수 있을까?

이러다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게 아닐까?


경쟁에서 뒤처지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을 내려놓고 책 읽는 아이, 책을 사랑하는 아이로 길러보세요.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 이해합니다. ‘영포자(영어를 포기한 학생)’,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 같은 무시무시한 용어를 들으면, 우등생이었던 이웃 아이가 중학교,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성적이 떨어지는 것을 보면 ‘우리 아이만큼은 저렇게 안 되게 하겠다’ 입술을 깨물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요. 사교육이 아니라 그 무엇의 도움이라도 받고 싶어집니다. 왜 안 그렇겠습니까.


조기 교육과 사교육의 시류에 휩쓸려 갈 때 가더라도, 한 가지만 분명히 기억해주세요. 조기 교육, 사교육이 지금 당장 부모님의 불안과 조바심, 의구심을 없애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아이를 입시의 성공으로 이끌어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을요.


저는 지난 10여 년간 온갖 측정 도구를 들고 교육이라는 강 한복판에 서있었습니다. 무엇이 아이들의 성적을 좌우하고, 무엇이 효과적인 교육 방법인가를 알아내기 위해서 말입니다. 수많은 아이들, 온갖 지표들, 여러 연구 자료들을 통해 저는 두 가지 분명한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첫째, 교과서 난이도의 관점에서 봤을 때 요즘 공부와 옛날 공부는 다른 점이 없습니다. 요즘 공부는 옛날에 어려웠던 딱 그만큼 어렵습니다. 영어, 수학, 국어, 역사, 사회, 과학 다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요즘 공부가 옛날과 다르다는 것은 실체가 없는 공포 마케팅의 소산일 뿐입니다. 달라진 점은 대부분의 아이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사교육의 힘을 빌려 공부한다는 것, 그래서 스스로 공부할 힘이 턱없이 약하다는 것뿐입니다.

둘째, 아이의 성적은 결국 아이의 공부머리, 즉 아이의 언어능력에 맞춰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제아무리 많은 교과 지식을 습득해도, 제아무리 많은 선행학습을 해도 언어능력이 낮은 아이는 결국 성적이 떨어집니다. 반대로 교과 지식이 부족하고 기초가 약해도 언어능력이 높은 아이는 결국 성적이 오릅니다. 정도에 따라 그 시기만 다를 뿐입니다. 어떤 아이는 중학생이 되면서, 어떤 아이는 고등학생이 되면서 자기 언어능력에 맞는 성적을 찾아갑니다. 이것이 데이터가 말해주는 객관적 진실입니다.



타고난 언어능력은 저마다 다릅니다. 똑같이 책을 안 읽었는데도 누구는 자기 또래보다 훨씬 높은 언어능력을, 누구는 자기 또래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언어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선천적 차이는 책읽기를 통해 짧은 시간 안에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습니다. 한줄 한줄 이해하면서 읽기만 한다면요.

책을 사랑하는 아이를 믿으세요.

언어능력의 성장 원리는 지극히 단순합니다.


이해하면서
읽는만큼
올라가고, 

그렇지 않으면
꿈쩍도 않습니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를 바라시나요?

입시에 성공하기를 바라시나요? 


그렇다면 책을 우선순위에 두세요. 영어학원 때문에 책을 빼앗지 말고, 수학 문제 때문에 독서를 미루지 마세요. 아이가 공부를 잘하길 원한다면 독서를 제일 앞자리에 두세요. 책을 읽을 여유와 환경을 만들어주고,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세요.독서를 최우선에 두는 것이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책 읽는 아이를
믿으세요


책을 통해 아이의 언어능력을 길러주세요. 아이의 나이와 능력에 맞춰서 차근차근 해나가면 됩니다. 그때 <공부머리 독서법>시리즈가 작은 등대가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아직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을 위해 공부머리 독서법의 아이러니한 대원칙을 강조하는 것으로 본 매거진을 갈무리하고자 합니다. 그 동안 구독해주신 독자님들께 진심어린 감사를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책이 아이를 우등생으로 만들어주길 바라시나요?

그렇다면 아이가 재미있어하는 책을 읽게 해주세요.

재미있는 독서만이 아이를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이전 14화 지식도서 읽히는 법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