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조연

by 소소



"왜 이혼하셨어요?"

뭐니, 이 남자 만나자마자 팩폭이야?

그녀는 황당한 질문을 받으면 되묻는 버릇이 있다.


"아... 네, 그럼 왜 이혼하셨어요?"


"아내가 같은 교회 다니면서 제가 아는 후배랑 바람이 나서 이혼했습니다. 교회 다니세요?"

모 고등학교 화학 선생이라는 그 남자는 그녀가 이혼 후 처음 소개팅을 했던 남자였다.

두 번째 남자는 미혼인 형사였다.

주변에 이혼을 한 친구들이 많아서였을까? 매일 같이 술을 마시고 여경들의 뒷담화는 물론 같이 일을 하는 경찰들의 흉보는 일은 다반사였다.

그녀는 술을 좋아하지 않아 술자리를 가는 거 또한 싫어했다. 한 번의 식사와 영화로 끝이 났다.

첫사랑에게 아무런 통보도 없이 헤어지고 괴로웠던 그녀는 장난삼아 소개팅을 하게 되었다.

알바 복장에 슬리퍼를 신고 나간 장소엔 나이가 지듯한 한 아저씨가 앉아 있는 것이다.

철이 없고 외모지상주의였던 그녀는 맘에 안 들었다. 하지만 소개해 준 언니가 처음 만나서 어떻게 알겠냐며 더 만나보라는 말에 다시 만나게 된다.

그렇게 그녀는 데이트를 하게 되고 강간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결혼을 하게 된다.


결혼 후 20여 년을 조연으로 살다 인생의 주연으로 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렇게 조연들을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그녀 인생에 조연이 아닌 엑스트라들이었던 거 같다.

내 인생의 조연은 누구일까.

사람들이 나에게 오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드라마를 보나 소설을 읽을 때 우린 주인공 위주로 스토리를 따라가게 된다.

하지만 그 스토리를 이끄는 이들은 조연이다.

내 인생의 주연이 나 일지 모르지만 내 삶이 어떻게 만들어 지는 가는 내가 만들어 놓은 틀안에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막이 내리는 순간에 앵콜을 외치더라도 다시는 만들어 낼수 없는 장면들이다.

내가 맘에 들지 않는 조연들은 장면에서 컷을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주인공 이면서 감독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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