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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장인김씨 Oct 09. 2016

자소서에 프레임을 세워라

인문학 자소서 vol. 4

추석이 지나고 나니 하반기 공채 시즌이라 여기저기 자소서 첨삭 요청이 제법 들어옵니다. 첨삭을 하다 보면 내용은 좋은데, 방향성을 제대로 잡지 못해 이리저리 튀는 글들을 보면 아쉬움이 많습니다. 하긴 제가 예전에 입사 준비하며 쓴 자소서 또한 지금 보면 아쉬운데... 조금 지나 3자의 입장에서 보니 잘 보이더군요. 바둑도 그 안에 있는 사람은 잘 보기 어려운데, 한두 걸음 떨어져 훈수하는 입장에서 보면 수가 보이듯, 오늘은 큰 틀에서 보는 방법에 대해 말하려 합니다.


인문학 자소서 2편에서 저는 6 Facts 이력서를 써보라고 말했습니다. 

[인문학 자소서 2편 https://brunch.co.kr/@booking/12]

그때 제가 말씀드린 내용은 누구나 이해할 만한 '공감'이었다면, 이번에는 그 이력서를 바탕으로 '프레임' 만들기를 얘기할까 합니다. 즉, 자소서에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정하는 것'이죠. 인문학 자소서 6 Facts 이력서를 쓰고 나면 나의 경험이 대략 정리됩니다. 그런 다음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필할 포인트를 찾는 것이죠. 즉, 6 Facts 이력서는 나무를 뎅강 잘라서 잘 쓰일 수 있게 토막을 낸 거라면, 프레임 잡기는 잘라진 토막을 가지고 연필을 만들지, 젓가락을 만들지 결정하는 것입니다. 즉, 엣지를 세워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세우는 것이죠.


프레인 잡기 1.
6 Facts 이력서 경험 항목마다, 본인이 느껴지는 것을 형용사(2~3개) + 명사(2~3개)로 정리!

형용사나 명사들의 공통점을 뽑아 자소서 틀을 정하는 거죠. 이 방식은 자신의 모습을 어필할게 잘 떠오르지 않는 취준생이나, 다방면의 경험으로 인해 어떻게 엣지나 틀을 잡아야 모르는 분들께 적합한 방법이죠.

[예시]
1. 13년 12월 호프집 알바, 매출 1위 기여로 사장에게 추천서 받음
    => 열정, 도전, 패기 / 영업, 마케팅, 개선
2. 14년 1월 대외활동 000, 우수활동상, 열정적으로 외부 업체 제휴를 이끌어내 행사 성공에 기여
    => 열정, 적극 / 제휴, 행사, 개선
3. 14년 6월 학생회 00 부장 활동, 학교 시설물 개선을 위한 협의에서 학교의 잘못을 지적하고 개선에 기여
    => 열정, 공감, 분석 / 개선, 설득력,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4. 15년 1월 봉사단체 00 활동, 봉사를 통해 사람들과의 공감에 대한 경험
    => 공감, 따뜻함 / 봉사

여기서 자신에게 공통적으로 나오는 형용사/명사를 기준으로 정리하고, 그에 맞는 경험을 가지고 자소서를 쓰고 나머진 추려내는 것이죠. 직무에 대한 이야기는 명사를 기준으로 연관된 경험을 작성하면 됩니다. 이때 일반적인 형용사와 명사를 조합해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만약 위의 지원자가 '열정적인 커뮤니케이터 000입니다.'라고 한다면 평범하지요. 개선점을 찾는 것이 좀 더 차별화할 수 있는 포인트로 보이니, 그걸 하나 더 붙여 봅시다. '열정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문제 해결 부장' (부장 같은 포스가 난다고 가정한 거예요.) 여기서 자신만의 캐릭터나 모습을 형상화해서 붙이면 더 효과적이겠죠. 방법은 무궁무진하니, 여기에 모든 케이스를 다 담을 순 없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인문학 자소서의 핵심인 '나를 어필하는 것'!!


프레임 잡기 2.
경험 항목마다 형용사로 표기하고, 해당 업무와 형용 사간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틀을 잡기

이미 자신의 캐릭터나 모습이 정형화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보통 이미 한두 가지 분야나 섹터를 정해 경험을 다수했으며 그에 대한 경험치가 상당히 있거나, 또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분명히 했고 그에 대한 확신이 있는 경우죠. 대략 이런 학생이 10명 중 1~2명 있는데, 컨설팅해주는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쉽습니다. 다만 주의하셔야 할 것은, 이런 분들은 너무 과도하게 자신감을 가지고 다 안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그런 경우 반감을 살 수 있으니, 적당히 톤을 조정해서 쓰시길 바랍니다.


프레임 잡기 활용 Tip.
자소서 첨삭을 받을 때는 반드시 프레임에 맞는지를 물어볼 것

추가로 제가 한 가지 더 Tip을 드리자면, 틀을 잡고 자소서를 작성한 뒤 많은 분들이 교수님, 컨설턴트, 주변 취업한 선배, 동기들에게 첨삭을 받으십니다. 자소서 한번 봐줘, 합격할 수 있는지 봐달라, 성장과정이나 직무 지원동기 부분이 어려운데 그 부분 봐달라 등을 요청하죠? 그렇게 한 경우, 3명을 거치고 나면 자소서가 아주 평범해집니다. 그래서 오히려 처음 자소서를 망치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았고요. 이제는 요청하실 때, 이렇게 말씀하세요.

"자소서를 '패기 있는 건설노동자 000' 콘셉트로 작성했는데 전체적으로 그런 분위기와 잘 맞는지 봐주세요."

라고 해주셔야 합니다. 우리가 위에 잡은 틀을 먼저 말하고 그에 맞춰 그런 느낌이 잘 드러나는지를 첨삭받아야 방향성이 잡히는 거죠. 잊지 마세요. 프레임을 내가 잡은 뒤 첨삭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


해야 할 것들을 주우욱 늘어놨네요. 제가 늘 말씀드리는, 자소서는 나를 일하는 관점에서 어필하는 글이며,

이것을 통해 나에게 맞는 회사에 취업하고 그 회사에서 제대로 일하는 것입니다. 제가 강조하는 인문학 자소서입니다.


하반기 공채도 끝나가는데 조금만 힘내시고, 다들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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