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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장인김씨 Sep 09. 2017

그림자 노동, 깨달음

Book인; 그림자 노동의 역습, 크레이그 램버트

대가 없이 당신에게 넘겨진 보이지 않는 일, 그림자 노동에 대한 이야기.


우리 경제의 중심에 어떤 도둑질이 도사리고 있는지 누가 알겠는가? -로이 블런트 주니어

과거에는 기업이 했지만 지금은 우리에게 떠넘겨진 일들을 우리가 어떻게 무심코 떠맡게 되었는지 알려준다. - 대니얼 골먼

그 많던 점원과 은행원, 여행사 직원은 다 어디로 갔을까? 하지만 그들이 하던 일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른바 고객이라는 사람들이 돈도 받지 않고 자기 시간을 내서 그 일을 하고 있다. - 헨드릭 허츠버그

시간은 점점 더 희소한 자원이 되어 간다. 이 소중한 책은 사람들이 자신의 시간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다. - 로런스 H. 서머스

우리가 왜 여가라는 것을 잊어버리게 되었는지 설명해 준다. 이 책을 읽으면 스타벅스에서 커피 잔을 테이블에 놔둔 채로 나오고 싶어 질지 모른다. - 제임스 애틀러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의 평, 이것 봐도 책 내용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그림자 노동이 위 사람들의 평처럼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고객 중심적 서비스 증대', '직접 결정하는 자유', '사회적 경제적 편의성 및 부의 증대' 등 긍정적인 면도 있다. 중요한 건 그것으로 인해 우리가 할 일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린 그림자 노동이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에게 미칠 영향과 우린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림자 노동은 사람들이 돈을 받지 않고 회사나 조직을 위해 행하는 모든 일을 말한다.

그림자 노동은 1981년 이반 일리치(오스트리아 철학자/비평가)가 발표한 그림자 노동을 응용한 개념으로

일리치는 집안일처럼 임금에 기초한 경제에서 돈을 받지 않고 하는 모든 일을 그림자 노동으로 말했다.

하지만 책은 산업 경제가 그 안에 사는 사람들에게 파생시키는 무급의 일들에 대해 설명한다.


1990부터 2017년까지 과학 기술은 엄청난 속도와 규모로 발전되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400KM의 거리를 무궁화호로 6~9시간 걸리던 것이, 이제는 KTX, SRT 등 초고속 열차로 2시간 40분이면 도착한다. 버스-지하철 환승이 카드 하나로 되고, 전국 어디서나 되니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돈을 들고 다닐 필요가 거의 없다. 삼성 페이 LG페이 등으로 이젠 휴대폰만 가지고도 물건을 사는데 불편함이 거의 없다. 아주 단편적인 예시다. 그런데 왜 우리는 더 바빠지고, 더 여유가 없어졌다고 느낄까? 실제로는 여유로운데도 불구하고, 그냥 느낌적인 느낌인 걸까? 발전의 속도와 규모만큼 우리는 더 여유로워져야 하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휴대폰이 되지 않은 곳으로 휴양지로 여행을 갔다고 생각해보자. 동남아 어딘가 리조트로 가서, 하루 종일 식사를 서빙해주고, 해변가에 누워지는 해를 바라보고, 마사지를 받으며 그저 해주는 데로 몸음 맡기는 그런 상상. 딱히 뭘 해야 할 게 없다. 그저 쉬면 된다. 나는 여유로움은 이런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가 쉬는 주말을 돌아보자. 당장 평소에 못한 쇼핑도 해야 하고, 공인인증서로 뭔가 처리도 해야 하고, 스벅에 가서 커피를 받아서 먹고 정리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여유로움이 느껴지긴 쉽지 않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그림자 노동은 바로 그런 것이다. 여가와 일이 애매모호해지는 그런 것들이다. 일상에서 셀프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DIY 제품을 받아 만들고, 재활용 쓰레기를 씻어서 내놓고, 온라인으로 이체하고, 자녀를 데려다 주기 위해 운전을 하고, 이것들은 모두 주유소 직원, 목공소 직원, 환경미화원, 은행 직원, 버스기사가 하는 일을 우리가 직접 처리하는 것들이다. 


일자리에서는 전문지식을 서칭 해서 스스로 일을 처리해 일의 범위가 늘어나고, 일정부터 내역 관리 등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업무처리, 인턴이라는 새로운 형태 그림자 노동

시장에서는 터치스크린 키오스크가 직원을 대신하고, 무게도 스스로 달아서 계산하는 일, 셀프 계산대에서 바코드를 인식하는 일, 스스로 여행을 기획하고 예약하는 일, 공항에서 셀프로 짐을 붙이는 일, 

온라인에서는 비밀번호를 내가 기억하고 바꾸고, 공인인증서를 관리하고, 스팸을 정리하고, 사용 후 후기를 남기는 일, 온라인 세금 신고하는 일 등 


이 모든 것들이 그림자 노동이다. 기억해야 하는 것은 이 모든 게 누군가의 직업이자 사람이 하는 일이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그림자 노동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돈도 받지 않고 일해주는 고객을 이용하려는 자본가는 더 늘어날 테니까, 그리고 고객에게도 일부 스스로 결정하고 빠르고 편리하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자리 피라미드 가장 하단의 일(가장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 분야)부터 무너짐으로 인해 일자리는 빠르게 없어지게 되어, 소득 불균형과 이로 인한 사회적인 문제는 계속 야기될 것이며, 인간이 아닌 기계와의 대화로 일을 처리하는 것들이 늘어나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이 줄어들어, 고립되는 Silo화 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며,

가장 소중한 시간이 그림자 노동으로 인해 개개인에게 잘게 잘라져 사용되게 되어, 여가 생활이 더 이상 여유로운 시간이 아니라 나의 또 다른 일을 하는 시간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결국 사회는 원자화되고 고립된 수백만 명의 개인들로 분해될 것이다. 그리고 그 개인은 기계와 대화를 하느라 여가 시간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이런 일들은 자본가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시작된 것이다. 비용 지불하며 그림자 노동을 회피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일자리가 줄어든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림자 노동을 회피할 수 있겠는가?


이런 흐름에 정답은 없다. 불교의 가르침 중에 알아차림은 모든 문제 해결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말한다. 내가 지금 이렇게 하고 있구나라고 알아차리는 순간 해결된다는 것이다. 그림자 노동도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의 이면에 숨겨진 것들을 알아차리라고 말해준다.


알아차리기, 깨닫는 시간이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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