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오받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ook Jerk Oct 20. 2015

우는 할머니

우리 할머니.

이제 산봉우리처럼 솟아오른
오늘 할머니 등을 만져봤다

부모님 빈자리 느낄 새도 없이
유년에 저 등에 올라 잠도 자고
울고 보채고 세상 구경도 하고 그랬다

손자 서울 떠나는 무더운 오후
이제는 웃자란 손자 가슴께에
할머니가 이마를 대고 흐느낀다
장성한 세월에 받은 감격인지
남겨질 노년의 고독인지
앞날을 비는 간절함인지
천둥벌거숭이 손자는 알 길이 없지만
주름진 이마의 뜨거운 체온을 옮겨 담는
어린 손자 가슴이 묵직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매력의 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