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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저널리즘 Apr 21. 2020

넷플릭스의 오픈 이노베이션

공유할수록 커진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4월 19일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의 2주 연장을 발표했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초·중·고등학교는 온라인으로 개학했고,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회사가 늘고 있습니다. 바깥 활동이 제한되면서 사람들은 집에서 여가 시간을 보내게 되었는데요. 그 결과 시장이 멈추면서 세계 경제는 역성장에 빠졌습니다.



이와 같은 불경기에도, OTT(Over The Top) 서비스 산업은 성장하고 있습니다. 모바일앱 시장 분석업체인 앱마인더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국내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된 지난 2월, 전월 대비 12.8퍼센트 성장한 104만 명의 이용자 수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늘어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난 3월에 전월 대비 15편 늘어난 55편의 오리지널 TV시리즈와 영화, 다큐멘터리 등을 공개했습니다.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콘텐츠 소비의 새로운 기준이 된 넷플릭스


콘텐츠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미디어 업계의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저널리즘 콘텐츠 넷플릭스하다를 통해 넷플릭스의 혁신 전략을 알아보고, 급변하고 있는 미디어 시장의 미래를 전문가의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합니다.




Netflixed, 넷플릭스당하다

경쟁사 블록버스터가 넷플릭스 당했다. 사진출처: antipatternzoo.com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TV 네트워크’로 넷플릭스의 정체성을 규정했습니다. 인터넷을 의미하는 ‘Net’과 영화 주문을 의미하는 ‘Flix’의 합성어인 넷플릭스는 ‘글로벌 TV 콘텐츠 플랫폼’을 지향합니다. TV 프로그램과 영화를 190여 개국에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전송합니다. 넷플릭스 고객은 TV, PC, 모바일 등 인터넷이 연결되는 모든 디바이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죠.

‘Netflixed’라는 신조어가 있습니다. 직역하면 ‘넷플릭스당하다’인데,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되었을 때 이 말을 사용합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지난 20년간 미디어 업계의 골리앗들을 차례로 쓰러뜨렸습니다. 1999년 비디오 대여 산업에서 차별화된 DVD 우편배달 서비스로 1825년부터 25년간 시장을 지배하던 블록버스터를 몰락시킨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넷플릭스의 혁신적인 성장은 ‘빠르게 나타나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고, 기존 시장을 완전히 대체하는 새로운 형태의 제품 확산 현상’을 의미하는 빅뱅 파괴 이론(Bigbang Disruption)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연체료 폐지, 월 정액제 도입, 평점에 따른 영화 추천으로 DVD 대여 사업의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2007년 인터넷 스트리밍 기술을 가장 먼저 적용하며 세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장악했습니다. 7.99 달러의 저렴한 월 이용료로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비싼 요금과 광고에 지친 미국 유료 방송 이용자에게 ‘광고 없는 콘텐츠’를 선사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가입자가 급증하자 콘텐츠 구매 예산을 크게 늘렸습니다. 그러나 콘텐츠 제공자와 가격 협상에서 마찰을 빚으면서 콘텐츠 수급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이는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술 위에 쌓아 올린 엔터테인먼트 회사’라는 별칭 대로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에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가입자의 콘텐츠 소비 데이터를 이용해 취향을 분석한 뒤 선호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개방과 제휴를 통한 생태계 구축

넷플릭스는 언제, 어디에서나 사용 가능합니다. @freestocks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즐겨 보는 TV 프로그램의 방영 시간에 맞춰 귀가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스마트 기기만 있으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콘텐츠 시청이 가능해졌죠. ‘TV 에브리웨어(everywhere)’가 현실이 된 것입니다.

여러 디바이스로 한 콘텐츠를 소비하거나, 서로 다른 디바이스를 통합해 이용하는 것으로 나뉘는 N스크린은 넷플릭스 서비스의 확장을 이끌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시청하는 비선형 시청, TV와 스마트폰 등을 동시에 이용하는 멀티태스킹 시청, 시리즈 전체를 한 번에 몰아 보는 시청, 감상한 시리즈와 비슷한 주제의 영화를 찾아보는 빈지 페어링(binge pairing·몰아서 같이 보기)과 같이 N스크린 서비스로 인해 시청 행태가 다원화되었기 때문이죠. 출시되는 다양한 디바이스와 호환된다는 점 또한 넷플릭스 혁신의 동력입니다. 다양한 제조사와 제휴를 맺은 넷플릭스는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1500여 종의 장비에서 이용 가능합니다.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넷플릭스는 빅 데이터 활용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며 선택의 과정에서 소비자가 겪는 어려움을 줄여 줍니다. 넷플릭스는 영화 장르를 지역, 배경, 나이 등 독자적인 세분화 방식으로 무려 7만 6897개로 분류하여 관리합니다. 다른 OTT 서비스와 비교해 보면 콘텐츠 양은 적지만 적절한 큐레이션을 통해 가입자를 만족시키고, 수급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냈습니다.

필요한 기술과 자원을 내부에 모두 보유하고 있는 조직은 없습니다. 결국 고객에게 차별적인 가치를 계속해서 제공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외부의 기술과 자원이 필요합니다.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 필요한 이유죠.

오픈 이노베이션의 창시자 체스브로(Henry W. Chesbrough)가 처음 개념을 제시한 2003년과 다르게, 오픈 이노베이션의 형태는 단순 기술 소싱이나 벤처 투자를 넘어 혁신 생태계 구축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추진 방식 역시 일방(one way)이 아니라 양방(two way)으로 진화되고 발전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외부 아이디어를 내부 혁신 과정에 유입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되었다면, 최근에는 특허나 데이터를 공개하는 등 내부 혁신의 결과물을 외부와 공유해 가치를 확대, 재생산하는 방식이 늘고 있습니다. 고객이 혁신의 주체가 되는 ‘이용자 중심형’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죠. 




이용자 중심의 핵심 가치


넷플릭스의 혁신 전략에는 공통적으로 흐르는 두 가지 정신이 있습니다. 첫째는 혁신 기술과 콘텐츠의 결합입니다. 둘째는 극단의 소비자 편의주의입니다. 넷플릭스 성공의 기저에는 ‘이용자 중심’이라는 최우선 가치가 있습니다. 철저히 이용자 입장에서 생각해 ‘원하는 작품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데, 거기에 기술을 더해 ‘콘텐츠에 자유를 허락하라’는 디지털 시대의 철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추구하는 소비자 불편 혁신의 핵심 가치는 서비스 개인화와 고객 편의입니다. 소비자 분석을 통해 가입자 모두에게 일대일 개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죠. 국내 케이블TV나 위성 방송과 다르게 복잡한 해지 절차가 없습니다. 다음 화가 15초 이후 재생된다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몰아보는 시청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합니다.

TV 시청 방식을 완전히 바꾼 넷플릭스는 이제 영화를 소비하는 또 다른 방식을 제시합니다.
넷플릭스는 이용자가 다양한 선택권을 가지고 원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볼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넷플릭스의 혁신은 상영 플랫폼뿐 아니라 기존 유통 시스템까지 바꾸며 영화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어떻게 소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하다》 전문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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