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그러는 것처럼 필자도 물건 값을 잘 깎지 못하는 편이다. 정찰제가 무색하게 무한경쟁(?)이 벌어지던 과거의 동대문 쇼핑몰이나 핸드폰 백화점 등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은 고역이었다. 철면피가 되지도 못하고, 어리숙하게 덤터기를 쓰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하였다. 잘 하지 못하는 흥정을 포기하고 가격 비교를 꼼꼼하게 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가격/디자인/품질 등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맞는 기준들을 세우고 그에 합당한지를 판단하여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자 노력한다.
흔히 주식투자를 기업을 소유하는 것이라고 한다. 투자를 마음먹었다면 우리나라에 상장되어 있는 수천개의 기업 중에 특정 기업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이유가 명확하여야 한다. 산업의 크기는 어떻고 성장성이 있는지, 경쟁사와의 차별점은 무엇인지, 경영진은 믿을만한지 등등을 살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조사할 수도 없을 뿐더러 조사한다고 좋은 투자성과가 필연적으로 나오는 것도 아니기에 대충 넘어가기 일쑤다.
투자에 있어서 성공하기 위한 명확한 한가지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비싸게 팔기 위해서는 일단 '싸게' 사야 한다. 여기서 싸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해당 산업군의 유사한 기업보다 싸거나, 스스로 책정한 가치보다 싸거나 등 다양한 평가방법이 있겠지만, "남들보다" 싸게 사면 될 것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싸게 사서 그 사람들이 파는 가격에만 팔아도 이익일 테니까.
때때로 이 단순한 진리를 까먹은 사람들은 비싸게 산 뒤에 누군가 나보다 비싸게 사주기를 바란다. 물론 가끔씩은 무지한 사람들이 나타나서 이익을 안겨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시장경제에서 수요와 공급은 균형을 찾아나갈 것이고, 결국 손해를 보는 쪽은 내가 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몇 번의 요행을 바라기보다는 열심히 주변을 살피며 '안전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보다 현명한 선택이다. 특히 투자의 세계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