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말로, 독서 육아]- 재배치 심사숙고

5. 재배치를 위한 심사숙고 과정

by book diary jenny


9. 깔끔하게 재배치하는 과정


알짜배기로 골라진 책들은 이제 깔끔하게 재배치하도록 한다. 신발장에 신발들을 종류별 또는 기능별로 정리하듯이, 냉장고에 음식들을 종류별 및 구입시기별로 배치하듯이, 구구절절 사연을 딛고 살아남은 소중한 책들을 최대한 깨끗하게 정리정돈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엄마 눈에는 남겨두고 싶지 않은 책들이 거슬릴지라도 아이의 의견을 무조건 존중해줘야 한다. ‘나에게 소중한 것이 있듯이, 아이에게도 아끼는 것들이 있는 법이니까.’라며 입장을 바꿔 생각하자. 고집은 절대 금물이다.


이쯤 되면 몸도 피곤해지고 정신적으로도 지친다. ‘에잇, 모르겠다. 내버려두고 나중에 할까?’라는 유혹이 마음속을 마구 헤집고 다닌다. 이럴 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바로 달콤한 간식타임이다. 음료수나 간식을 한 입 먹은 후 다시 제동을 걸어볼 타이밍이 되었다. 배를 어느 정도 채우고 몸도 뒤틀면서 서로 격려를 한 후 다시 시작하자. 너무 오래 쉬게 되면 다시 발동 걸기가 쉽지 않다. 아이들도 의욕을 잃게 되고 무엇보다 흥미가 떨어져 버리니 조심하자.


용도가 일치하는 책은 한 곳에 분류해 비치한다. 출판사 별로 꽂든, 책의 높이별로 꽂든 아이의 취향대로 선택 가능하다. 우리 집 큰아들 같은 경우는 자기가 좋아하는 책과 아끼는 책은 자기가 생각하는 최고의 자리에 둔다. 두 번째 좋은 자리에는 언젠가는 꼭 읽을 책을 둔다. 어떤 방식도 좋다. 자기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이 과정에서는 가장 중요하다는 건 더 말하면 입이 아프다.


이쯤에서 책의 크기에 대해 출판사를 향한 나의 불평불만 한 가지를 적어보려 한다. 어떤 책은 위로 너무 길쭉해서 책꽂이 크기에 맞지 않아서 정리하기가 힘들고, 또 어떤 책은 폭이 너무 넓어서 돌려 꽂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왜 이렇게 각양각색의 크기로 불편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라는 생각은 나만 하는걸까? 독특한 크기와 모양으로 만들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다 싶지만 반드시 그래야 할 특별한 이유를 찾지는 못했다. 정리정돈을 강조하는 사람 입장에서 출판사에 말씀을 드리자면, “책의 크기를 다양하게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당연히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제발 너무 길쭉하거나 너무 넓게 만들지 말아주길 바랍니다. 책장에 정리하기가 힘듭니다.”


전집의 경우 우리 집은 번호대로나 시대별로 맞춰 정리하는 편은 아니었다. 오히려 순서를 마구 뒤섞어두면 큰 아이 같은 경우는 “엄마, 책이 뒤섞여서 꽂혀 있어요. 내가 순서대로 정리해볼게요.”라며 어릴 적 놀이삼아 정리를 하곤 했다. 그러면서 소소하게 숫자와 순서도 익히고, 책 제목을 찾는 과정에서 글자도 슬슬 익혀 나간 것 같다. 어른의 눈에는 별 것 아닌 듯이 보여도 아이 입장에서는 그런 것도 다양한 자극이 될 수 있는 재밌는 기회가 된다.

책을 번호대로 말끔하게 정리하고 싶은 엄마의 눈에는 마구 뒤섞인 책들을 볼 때마다 속이 울렁거리고 정리하고 싶은 마음에 가슴이 두근거릴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손이 마구 뻗어나가는 엄마들이 많겠지만 나는 성격상 책들이 섞여 있더라도 눈에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에게 정리정돈을 놀이로 격상시켜 아이들을 시켜 먹는 치밀함을 보였다고나 할까. 자기 책은 자기가 정리하는 게 당연하니까 크게 미안한 마음은 없다.


여러 번 강조한 사항인데 다시 말하자면, 정리정돈은 무조건 아이 스스로 하도록 둬야 한다는 것! 자기 일을 자기가 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며, 무엇보다 책이라는 신성한 물건은 더더욱 아이가 스스로 감촉을 느끼며 정리하는 것이 맞다. 대신 아이가 정리한 상황을 보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내비추거나 잔소리를 하지 않도록 엄마는 항상 조심한다. 이 모든 과정이 아이의 취향과 성격대로 자유롭게 이루어져야 나중에 아이의 불평불만을 듣지 않을 수 있음을 기억하라.



10. 남겨진 책들에 대한 심사숙고 과정


남겨진 책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진다. 이번 기회에 정리를 꼭 해야겠다는 이유로 인해 필요 없어진 책들을 당장에 급히 처분할 필요는 없다. 그 책들을 버림으로 인한 상실감으로 너무 섭섭하거나 허전하다면 그토록 마음 아파하면서까지 당장에 감행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아이 마음에 상처를 주면서까지 격하게 정리한다는 건 주객이 전도된 건전하지 못한 상황이다.


최소한 3일에서 최대한 1주일 정도 시간의 간격을 둔 상태에서 엄마와 아이가 충분히 상의를 하거나 상황을 지켜본 후 정리를 해도 무방하다. 대신 정리를 해서 걸러낸 책들을 다시 집안 어딘가에 처박아 두는 것은 지양한다. 그렇게 된다면 굳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정신적인 자극을 받으며 이 귀한 시간에 일부러 정리를 감행한 이유가 사라지니 말이다.


(6에 이어서...)


KakaoTalk_20210716_101521250_08.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