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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마크 Sep 27. 2022

어느 날, 남편은 책방 주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당장은 아닌데.. 한 5년 뒤에 책방 열고 싶다."


갑작스러운 남편의 고백은

아무런 준비 없이 듣고 있던 나를 당혹하게 했다. 


많고 많은 것 중에 책방이라니? 


차라리 치킨집이라고 말하는 게 더 현실적일 것만 같은 이 상황.


"책방이 돈이 되나?"

"그리고 요즘 누가 서점 가노? 인터넷으로 사지."

"근데... 사람들이 책을 보긴 보나?"

"유튜브, 넷플릭스만 해도 볼게 천지 빼까린데."



모두가 안된다는

그 시장


47.5%, 4.5권

연간 종합 독서율, 독서량

(출처: 문체부, 21년 국민 독서실태)


그렇다.

1년 동안 책 한 권 이상을 읽은 사람이 국민 절반에도 못 미친다. 거기에 전자책 구독 플랫폼 등의 활성화로 종이 책을 읽는 사람도 지속 감소 추세. 


국내 3대 서점인 교보문고는 지난 3년간 매출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그와 정반대인 상황이다. 19년 56억, 20년 6억에 이어 작년 영업이익은 무려 1,750만원으로 급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미로운 사실 하나는 전국 서점 수는 2년 전에 비해 9% 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원인에는 독립서점과 같은 소규모 상점의 개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


책 읽는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종이 책을 읽는 사람도 줄어들고 있는 현시점에 그들은 왜 서점을 열었을까?



온라인으로

절대 대체할 수 없는 경험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2022년 서울국제도서전을 다녀온 뒤, 나는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구나라는 것을 실제 피부로 체감한 그날. 


소설가 김영하 작가는 말했다.


"도서전에서 책을 집어 들었을 때, 

그 물성을 음미해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견고하고 단단합니다. 문자가 사는 집 같죠."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다 해결할 수 있는 시대이지만, 

많은 이들이 쇼룸으로, 팝업스토어로 향하는 이유도 같은 매락인 것 같았다. 


결국엔 손에 잡히는 실체를

온 감각으로 경험해 보길 원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일단, 작게

시작해 보자고.


"근데 왜 책방이 하고 싶은데?"

"책이 좋아서. 책 읽는 게 좋아서."


단순히 책이, 책 읽는 게 좋아서라니.

뭔가 거창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았지만,

정말 그뿐이었다. 

하지만 그 태도는 사뭇 진지했다.


동네책방이지만, 그래도 사업인데.

단순히 좋다는 이유 하나로 시작해 봐도 될지 겁이 났다.


그러고 보니, 나 또한 뮤지컬이 좋아서.

단순히 그 이유 하나로 서울로 무작정 올라왔던 지난날들을 돌이켜보니, 그 보다 더 명확한 이유가 있나 싶다.


그리고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봤다.

좋은 책들을 많이 보고 읽고 기록하는 것. 되도록 많은 동네책방을 다니며 경험하고 기록하는 것.


그렇게 우리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작게 시작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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