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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마음 Nov 21. 2023

당연한 건 없습니다

욕망을 절제할 수 있는 방법



저녁을 바라볼 때는 마치 하루가 거기서 죽어가듯이 바라보라. 

그리고 아침을 바라볼 때는 마치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듯이 바라보라. 

그대의 눈에 비치는 것이 순간마다 새롭기를 

현자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자이다. 

_앙드래 지드 <지상의 양식> 중에서      



     

최근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찍으며 <연인> 드라마가 종영되었다. 첫 회부터 시청하지 못했지만, 어느 순간 마음이 빼앗겨 버린 드라마였다. 너무 가슴 아픈 우리의 역사가 담겨 있는 시대적 배경은 그저 평범하게 연애할 수 있는 두 주인공의 관계를 애절하게 만들었고, 병자호란과 이에 대처하는 지도자들의 무능력은 가장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조차 할 수 없게 만들며, 힘없는 백성들만 시달리게 했다. 용기를 낸 몇몇 주인공들만이 곁을 지키며 빛나고 있었다.      


이미 코로나 19를 지내본 우리도 이미 겪었다. 평범한 일상이 조각나고, 죽음이 도처에 손짓했던 그 시간을. 우리에게 아낌없이 내주던 자연의 선물을 함부로 대했고, 인간이라는 종만이 지구상에서 최고인 양 설국열차 맨 앞칸을 독식했고, 태초부터 아무 조건 없이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주며 공존했던 동, 식물들을 맨 뒷칸으로 밀어 넣었다. 칸막이로 벽을 만들고, 그들의 아픔과 고통에 귀를 막았고, 결국 그 모든 대가는 인간에게 고스란히 돌아왔다.      


계속된 위기 경보에도 우리의 멈출 줄 모르는 욕망은 절제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인류의 역사에서 이렇게 문명의 이기를 누린 건 정말 ‘찰나’에 속한다. 이 ‘찰나’에 살던 인간들이 온 지구를 망쳐놓고 있다. 원상태로 바꾸어놓지는 못할지라도 조금이라도 늦출 수는 있지 않을까. 우리의 욕망을 절제할 수만 있다면 좋을 련만.     

욕망을 절제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감사’가 아닐까 한다. 우리의 시선은 가진 것보다 갖지 못한 것에 더 기울어진다. 우리 조상은 지혜로워서 감사절을 만들고, 모든 것이 당연하지 않음을 기억하며 주어진 모든 것이 축복이었음을 돌아보게 했다. 최근에는 ‘감사 일기’ 쓰기를 많이 한다. 인간은 망간의 동물이며 시선이 제한되어 있어 의지적으로라도 감사할 거리를 찾고 써야지만 시선의 방향이 바꾸어지고,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게 된다. 이렇게 시선을 교정해야 마침내 불만족과 불평에 가득했던 마음이 평온해진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을 일어났나요?’ 

‘그때 그 선택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라는 

후회와 한탄, 원망, 좌절이      


‘와! 이런 걸 거저 누리고 있었네!!’

‘생각보다 내가 누리고 있는 것이 많네...’ 라며

‘나’라는 사람을 지지하고 있었던 

온갖 사람과 자연의 응원에 눈이 떠지며    

감사와 감탄, 경이와 축복을 경험하게 된다.      



당연한 것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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