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이나 됐는데 여태껏 뭐했어?
과거 나의 20대는 혼돈의 시간이었다. 내 나이는 지금 30대 중반을 향해 빠르게 뛰어가고 있는 중이다. 20대를 회상하면 후회가 밀려오지만 그 시기에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기에 지금의 확신을 가질 수 있던 계기가 되어 준 것도 사실이다.
나는 재테크와 돈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던 사람이었다. 어느 정도였냐면 예금이 적금하고 똑같은 금융 상품인 줄 알았다. 예금과 적금의 차이를 몰랐던 것이다. 또한 금리에 대한 것도 몰랐다. 적금을 만들면 다 똑같은 금리이자가 적용되는 줄 알았다.
그리고 주택청약통장을 자주 깨서 소비로 사용했었다. 다시 만들고 깨고를 반복했다. 주택청약은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도 몰랐다. 어느 정도의 돈을 얼마나 부어야 되는 것도 몰랐다. 완전히 무지했다. 이 험한 세상을 버텨온 건 순전히 가족의 보호와 순진함 때문이었다. 나는 어린애 같았다.
30살이 되던 해에 나는 문득 깨달았다. 인생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특히 돈에 대한 무지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내 통장은 소비를 위한 돈 말고는 전혀 없었다. 일용직과 계약직을 전전했기 때문에 돈을 모으지 못했다. 또한 힘들게 일해서 벌면 모두 소비하는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잦은 술 약속과 쓸데없는 돈 낭비로 20대를 보내온 나로서는 재테크는 사실상 사치였다. 그런데 30대가 되자마자 주변의 공기가 달라졌다는 걸 알게 됐다. 더 이상 잠재 가능성이 높은 20대가 아니었다. 차가운 현실만이 기다리고 있는 30대가 나를 두 팔 벌려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는 제대로 된 삶을 살아야 했다. 그 해 나는 오랫동안 만난 여자 친구와도 헤어지게 됐다. 그리고 꽤나 슬펐지만 그럴 시간조차 나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그만큼 내 상황은 심각했다. 나는 당장 서점에 뛰어가 30대는 무엇을 해야 되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
나는 직장을 잡고 열심히 일했다. 그리고 학자금 대출부터 갚기 시작했다. 학자금 대출은 갚는데 5개월이 걸렸다. 내가 쓰는 소비를 줄이고 버는 족족 학자금 대출부터 갚았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대출을 줄이는데 집중을 한 것이다.
나는 돈 공부를 하고 나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5개월 만에 다 갚았을 때 그 짜릿한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 그때부터 시작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다시 태어난 기분이었다. 나는 100만 원 조차 모아 보지도 못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대출을 전부 갚았고 이제는 매달 나를 괴롭히던 이자도 없어졌다.
문득 그때 궁금증이 생겼다. " 나와 비슷한 나이의 또래들은 얼마나 돈을 모았을까?"였다. 그리고 인터넷을 뒤져보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내 또래들은 꽤나 큰돈을 모았고 게다가 부동산 거래로 큰 수익을 본 사람도 많았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었으며 꾸준한 저축과 투자로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었다.
인터넷 세상의 30대에 비하면 나는 완전히 거지였다. 그리고 재테크 지각생이었다. 그리고 이내 초라해졌다. 대출금 갚은 게 뭐 대수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 돈의 속성 '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내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알게 됐다. 재테크에 지각생은 없으며 돈을 모으는데 나이는 중요치 않다는 점을 배우게 된 것이다.
' 돈의 속성 ' 의 저자 김승호 회장님의 말씀대로 나는 메모지에 이렇게 적었다.
( 나는 가끔 원하는 목표를 메모지에 적는다. 그런데 적는 데로 이루어진 적이 많았다. )
1000만 원부터 모으자.
그리고 부자가 되어서
사랑하는 가족을 지킬 힘을 기르자.
그러고 나서 꽤 시간이 지났다.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과연 내 재정 상태는 어떻게 변했을까? 안타깝게도 아직 부자는 되지 못했다. 하지만 1000만 원 보다 더 큰돈을 모았다. 나는 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것을 희생한 것이 아니었다. 단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관리했을 뿐이다. ( 저 때 나의 총자산은 마이너스 상태였다. )
투자는 소액으로 했고 아직도 순항 중이다. 저축과 연금 각종 금융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잘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재테크 지각생이다. 그렇지만 나는 남들과 비교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더 부자가 되는 것
이것의 나의 신념이다. 나 보다 돈을 못 모은 사람도 많다는 점을 잘 안다. 또한 나와 비슷한 또래들이 나보다 더 많이 돈을 모으고 열심히 산다는 것도 잘 안다. 그렇기에 자산을 가지고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비교는 오직 나 스스로와 하는 것만이 의미가 있다.
나이가 많은데 모아둔 돈이 없다고 의기소침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적어도 재테크에 지각생은 없다. 나이와 상관없이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출을 관리하고 돈의 주인이 되는 되어야 한다. 돈의 노예로 끌려다니지 않고 돈을 나의 듬직한 군대로써 활용한다면 부자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