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저는 20년 차 명퇴 교사입니다.(마지막글)

by 책꿈샘 김지원

상반기 명퇴 공문이 왔나 봅니다.


명퇴 생각이 간절한 선생님이 연락을 주셨어요.


"선생님, 저 명퇴 신청하려고요! 해 보니까 어떠세요?"


이미 마음속으로 수백 번, 수천 번 고민하고 사투했다는 걸 알면서도


이 놈의 오지라퍼 스타일이 발동했습니다.


"일단은 조급하게 서두르지 마세요! 이게 또 나와 보면, 좋기도 하지만...."


저도 모르게 주절주절..


느낌이 좋지 않았습니다.


제 명퇴 후 삶의 pmi(플러스+마이너스+ 흥미로운 부분) 기법에 따른 분석을 마치고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생님!(제가 많이 알고 있고, 좋아하는 분입니다. ) 어떤 결정을 하시든 저는 선생님을 응원할 거예요!

뭘 해도 잘하실 분이셔요!"


"아? 정말요?.... 선생님, 저, 그 말이 듣고 싶었습니다! 저를 지지해 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힘이 납니다."


그 순간, 제 명퇴 후 삶에 대한 이야기보다


그분에게 필요했던 건 결정에 대한 지지였다는 걸 알았어요.


전화를 끊고 한참 아파트 주변을 서성이다가 집으로 향했습니다.


도대체 이 직업이 뭐길래,


수백 번, 수천 번 번뇌의 시간을 가지고도 결정을 못하고,


또 결정을 해도 주변 지지 (특히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반대한다는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도 받아내기 힘들까요?


그러고 보니 며칠 전이었어요.


교직 좋다는 말은 다 옛말이라며 드디어 명퇴 한 달 만에 친정 엄마가 "그동안 고생했다! 교직이 그렇게 힘들다 카더라~" 라며 위로를 해 주었습니다. 제 명퇴 소식에도 "나는 잘 모르겠다!" 며 서운한 마음을 드러내셔서... 저 한 마디가 굉장히 위로가 되었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이 글을 읽고 방황하고 있을 선생님!


요즘 제가 드는 생각은


진짜 어른은 자기 결정에 책임지는 거구나!라는 걸 깨닫고 있답니다.


후회를 하든, 안 하든 말이죠!


그러니, 마음대로 하세요!


저는 제 결정에 책임을 지기 위해 <매일>을 잘 살아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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