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재택근무는 어떻게 될까?

인정하긴 싫지만 회사가 낫다

by 서이담
210906.jpg 그림: 서이담

갑자기 회사에 연속으로 확진자가 나왔다. 그 여파로 전 사원이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모든 사원이 재택근무를 이렇게나 길게 한 경우는 없었다. 그만큼 심각한 상황이기는 했나 보다. 4단계이고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넘쳐나는 시점이다 보니 회사 경영진도 크게 마음을 먹었다 싶다.


처음 며칠은 좋았다. 왔다 갔다 하는 출퇴근 시간이 줄어드니 아침에 좀 늦게 일어나도 상관이 없었고, 옆에서 왔다 갔다 하거나 일 중간에 방해하는 사람도 없으니 일도 잘 됐다. 시간을 유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점심시간에 영상을 틀어 놓고 운동을 하기도 하고, 짬짬이 글도 쓰는 등 개인적으로 참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회사에서 마주치기 싫은 사람들도 마주치지 않다 보니 심리적으로도 훨씬 안정감이 있었다.


그렇지만 좋지 않은 점도 있었다. 모두가 다 재택근무를 하게 되니 일 속도가 확실히 더뎌졌다. 이래라저래라 하는 사람이 없으니 더 그런 것도 있었다. 눈에서 보이지 않으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했던가? 이 말은 사람 사이뿐만 아니라 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내 눈에 보이지 않게 된 일과 사람은 마음과 우선순위에서도 크게 벗어났다. 이런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몸도 마음도 많이 늘어졌다. 내가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걸 가끔은 잊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재택근무를 마치고 회사에 출근했는데 정말 하루를 바쁘게 보냈다. 여러 개의 회의에 참석하고 보고도 했다. 그리고 상급자와 진짜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러면서 느꼈다. 회사는 사람뿐 아니라 장소까지를 포함한 개념이라는 걸. 확실히 한 공간 안에서 근무한다는 건 많은 시너지를 냈다. 다음 날 집에서 일할 때 평소보다 몇 배 더 피곤한 몸상태를 체감하면서 아 정말 많은 에너지를 썼구나 느끼기도 했지만 말이다. 인정하긴 싫지만 회사에서 일에 더 집중이 잘 됐다.


코로나가 끝나도 재택은 끝나지 않아야 한다고 믿고 싶지만, 왠지 안될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일단 알겠다고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