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
매화꽃과 산수유 꽃이 여기저기 피었다. 이제 봄이다.
시댁에 생각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어느 날이었다. 아침을 늦게 먹었던 터라 배고프지 않다고 말씀드렸는데 어머님이 식구들 먹는 김에 너희도 먹으라고 비빔밥을 한 공기 내어주셨다. 엇! 이건 보통 비빔밥이 아니었다. 달래를 송송 썰어 만든 특제 간장이 들어간 비빔밥이다. 상큼한 달래 간장을 한 숟갈 듬뿍 퍼서 김가루 솔솔, 참기름 똑 떨어뜨린 밥에 쓱쓱 비벼 먹었다. 분명 배고프지 않아서 안 먹는다고 이야기했었는데 어느새 나와 남편은 한 그릇을 뚝딱 비워버렸다.
친정에 갔더니 엄마가 시금치를 캐자고 하신다. 시금치 밭 주변에 냉이도 조금씩 보였다. 전혀 그렇게 생기지 않았지만 도시 촌놈인 나는 냉이를 먹을 줄만 알지 캐지를 못한다. 잡초와 구분이 안된다.
"이거 맞아요?"
"아니~ 이거지!"
봐도 모르겠다. 엄마가 냉이를 조금 캐어주셨다. 음~이 향내음 너무 좋다. 냉이 된장국은 봄에 먹어야 제맛이다. 물론 얼려서 겨울에도 먹을 수는 있겠지만, 역시 제철 음식은 제철에 먹어야 좋다. 예전에는 이 맛을 몰랐다. 그런데 어느새 이렇게 혀 끝의 추억을 쫓아 냉이 한 덩이를 넙죽 받아가지고 집으로 왔다. 무를 송송 썰어서 냄비에 깔아주고, 물을 자작하게 부어준 뒤 다시 멸치를 넉넉히 넣고 푹 끓여준다. 멸치 국물이 어느 정도 우러났다 싶으면 멸치를 빼주고 무는 그대로 푹 익힌다. 된장을 넉넉히 풀고 한소끔 끓인 다음에 냉이와 두부, 버섯 등 부재료들을 넉넉히 넣어준다. 조갯살을 넣어도 좋다. 그리고 보글보글 끓여주면 냉이 된장국 완성이다.
달래 간장 비빔밥과 냉이 된장국 한 그릇씩 먹으며 봄맞이를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