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자 훗날 닥칠 고통을 위해, 잊자 훗날 올 행복을 생각하며
지난 달 초, 팀장님에게 문자가 왔다.
"승진 축하합니다. 아직 정식 발표는 아닌데, 상무님이 미리 귀띔 해주셨어요."
"오!!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얼떨떨했다. 이직을 하고 2년이 채 안된 시점이었다. 미끄러지려면 미끄러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도 쉽게(?) 큰 고비 없이 승진이 되어버린 거였다. 엄청난 성과를 올린 것도 아니고, 그저 내 자리에서 묵묵히 내 일을 했을 뿐인데 말이다.
우선 가족들과 몇몇 친한 친구들에게만 이야기하고 정식 발표가 나기까지 차분히 기다리기로 했다.
몇주 뒤 드디어 회사에서 정식 발표가 났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도, 유관부서 분들도, 옆자리 팀원 분들도 많이 연락이 왔다. 회사에서 꽃도 받고 예전 부서에서 함께 일한 선배님께 케이크 선물도 받았다.
"우리 파티해야지?"
한 고참 선배의 파티 준비 명령에 팀원들이 분주해졌다. 회식장소를 잡고 모두 다 모여 떠들썩하게 축하를 해주셨다. 택시비까지 챙겨주는 선배도 있었다.
'와... 7년 전의 나에게 이런 시간이 올 줄 누가 알았을까.'
새삼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7년 전의 나는 이런 미래를 전혀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때 나는 아이를 출산하고 복직한 상태였다. 누구나 다 한다는 대리 승진이 두 번이나 누락했을 때 나는 절망했다. 친정에 가서 아이가 보든 말든 꺼이꺼이 울었다. 그 때 말도 잘 못하던 아이가 내게 와서 나를 다독거려 주었다. 그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는 것 같다. 7년 전 그날 절망하고 멈추지 않고 쭉 나아가다 보니 또 좋은 날도 오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는 거였다.
들뜨지 않으려 가라앉혔던 마음을 뒤로하고 지금을 충분히 즐기기로 했다. 그래서 나중에 내가 또 어떤 어려움을 겪더라도 오늘을 생각하며 다시 힘낼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