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알면서~
아이는 한 달 후면 초등학교 3학년이 된다. 집에서 어리광을 부릴 때, 세상모르게 잠을 잘 때는 몸의 절반이 훌쩍 넘어버린 아들이 아직도 아이 같다.
어제 자기 전에 아이에게 나에 대해 물어봤다.
“재민아. 엄마는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응~“
아이는 그런 걸 왜 물어보냐는 투로 말했다. 나는 장난스럽게.
“근데 재민이가 엄마한테 자꾸 ‘나쁜 거’라고 하잖아.”
아이가 가끔 내가 보고 싶거나, 뭔가 서운한 게 있으면 ‘나쁜 거~’라고 표현을 하는 걸 두고 말해보았다.
“그건 그냥 하는 말이지~”
“그런 거야? 그럼 재민이 엄마 좋아해? “
“다 알면서~ 나쁜 거.”
아이는 새초롬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 알면서 그런 걸 묻다니 하는 표정이었다.
아이는 내 생각보다 많이 자라 있었다. 하고 싶은 말을 은유적으로 표현할 줄도 알고, 상대방이 말로 표현하지 않는 것을 이미 이해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마음도 어느 정도 짐작하고 대화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나는 아이의 마음을 어느 정도 헤아린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실은 이렇게 자라 있다는 데 번번이 놀라는 엄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