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늦은 분리수면을 하면서
아이의 분리수면 시기가 늦어졌다. 2학년이 다 끝나가는데도 아직 할머니와 혹은 우리와 함께 자려는 아이. 어머님이 몸이 편찮으셔서 한의원에 가셨는데, 아이와 함께 잔다고 하니 그러면 깊이 잠들지 못해 몸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했다.
‘더 늦어지면 안 되겠다.‘
결심했다. 아이를 따로 재우기로.
역시나. 아이는 반발했다.
“왜 따로 자야 해?”
“응. 할머니나 아빠 엄마가 푹 자려면 서로 따로 잠에 들어야 해.”
“같이 자면 안 돼?”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곧 익숙해질 거야. 재민이도 따로 자야 더 깊이 푹 잘 수 있어. “
“싫어. 난 아빠랑 잘 거야. 난 아빠 좋아.”
“아빠를 정말로 좋아하면, 사랑한다면, 아빠가 어떤 걸 더 좋아하는지 생각해봐야 해 재민아.”
“히잉….”
아이에게 책을 길게 읽어주고 불을 끈 뒤 나도 눈을 감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야말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배려해 준 적이 있었나?’
돌아보면 내 식대로, 내 맘대로였다. 내가 생각할 때 좋은 것들을 상대에게 주고, 내가 들었을 때 좋은 말들을 상대에게 해주었다. 상대방이 어떤 게 필요한지, 어떤 말을 듣고 싶은지는 크게 고려하지 못했다.
정작 아이에게 말한 대로 살지 못했다는 부끄러움이 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