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기 싫은 직장인의 발버둥
일이 하기 싫다. 저~~엉말 하기 싫다. 그래도 커피를 들이키며 꾸역꾸역 한다.
사무실에 있을 때는 '책하고 상관도 없는 일을 하면서 이게 무슨 사서야? 자료실에 가면 이용자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잘할 수 있을 텐데'라는 마음이 들지만 막상 자료실에 가면 생각이 달라진다.
새 책을 맞이하기 버거워 보이는 빡빡한 서가 등 오늘은 안 해도 되지만 결국 해야 할 일들이 마음을 짓누르는 가운데 해도 해도 끝이 없고 티도 안 나는 일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귀차니즘'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도서관 이용 활성화를 위해 (대출 실적은 부서 성과와 직결되기도 하고) 대출건수가 많기를 항상 바라지만 귀차니즘에 잠식되어 의욕이 꺾일 때는 '오늘만은 이용자가 적고 내일부터 많게 해주세요' 얄팍한 생각이 든다.
이렇게 취약한 마음일 때 이용자의 진상 공격을 받으면 만사 내려놓고 싶어진다.
그래도 나는 사무실보다는 자료실에 있을 때가 생기가 돌았다.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좋고, 내가 재미있게 읽었던 책을 빌려 가는 사람을 보면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왠지 동질감이 들고 정이 간다.
좋은 분들을 만나면 나도 공공기관에 가서 저렇게 행동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컨디션 좋을 때는 수고스럽더라도 하지 않아도 되는 도움을 찾아서 주기도 하고 이용자가 고마워하면 행복해진다.
하지만 그것도 이용자가 줄을 서며 책은 몇 천 권씩 반납이 되고 같은 말 때문에 목이 아프고 입에서 단내 날 것 같고, 현기증이 날 정도의 상황이면 다른 문제다. 그럴 때는 사무실에 근무하는 것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지금은 사무실 근무를 아주 감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왜 이리 일이 하기 싫을까. 하루에 8시간을 보내야 하는 공간인데 이렇게 진이 빠지니...... 우짜면 좋나~~
결국 마인드 전환이 필요할 것 같다. '봉사정신', '일의 의미 발견' 같은 정신 승리가...
우연히 드라마를 보다나 마음에 와닿은 장면이 있다.
주인공이 일이 너무 힘들어서 직장동료에게 어떻게 이런 일을 버티고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동료는 사회가 굴러가기 위해서는 일하는 사람이 필요하고 돈을 위해서든 어떤 이유이던 간 내가 일하는 것이 내가 사회로부터 받은 서비스에 대한 보답이며 이 세상이 굴러가는데 일조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의미의 대답을 했던 것 같다.
내가 점심시간마다 근처 맛집을 탐방하고, 반찬을 사 먹고, 요가 다니는 등 내가 세상으로 받는 혜택들도 누군가의 노동으로 이루어진 것일 테니.. 그분들이 돈 때문에 하던 뭘로 하던 간 그분들이 없으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그런 관점에서 보면 나의 일을 한다는 것은 어쨌든 내가 받은 서비스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고 내가 돈을 위해서 일해도 누군가에게 서비스로 변환되어 제공하게 되는 뜻하지 않는(?) 봉사도 하게 되는 것 아닐까?
이 시국에 이 나이에 나에게 일할 기회가 주어진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는 것은 안다.
하지마 사람이 익숙해지면 감사한 마음보다 불평이 스멀스멀 고개를 들고 그것에 잠식되기 쉽다.
그럴 때마다 누군가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사회로부터 받은 서비스에 대한 보은...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나의 MBTE 성격분석에서 신세 지는 것을 싫어하고 은혜를 받으면 반드시 갚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드라마의 대사가 마음에 와닿았던 것일까?
여기까지 오늘의 힘듦을 극복해 보려는 작은 발버둥이다. 어쨌든 발버둥을 멈추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