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리남 Oct 14. 2020

왜 이렇게 편을 나눠 싸우는 걸까?

[패거리 심리학] 리뷰

제 글을 찾아와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시간이 허락되신다면 영상도 보시고 좋아요와 구독도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가 계속 책을 리뷰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BlOIRRXHVA


1. 서론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에서, 심지어 TV와 언론에서도 우리는 심심치 않게 이런 것들을 볼 수 있습니다. 마녀사냥, 가짜 뉴스, 음모론 등등. 또한 우리는 이런 모습들도 자주 보게 되죠. 대체 왜 이러는 이럴까요. 왜 저렇게 서로를 미워하고, 패를 나눠서 싸움을 하는 것일까. 서로를 못 잡아먹어 안달인 것일까. 우리는 이처럼 이해하기 힘든 상황을 자주 보게 됩니다.


[패거리 심리학]은 그들이 대체 왜 그럴까를 파헤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이 책에서 핵심 개념이라 할 수 있는 ‘하이브 마인드’라는 개념을 살 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이브라는 말 자체는 벌집, 떼, 무리, 집단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마인드는 마음이죠. 즉, 다수의 개체를 지배하는 하나의 정신을 뜻하는 개념입니다. 집단의식이라고도 하며, 집단이 하나의 생각을 가진 것처럼 행동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2. 하이브 마인드와 인간의 집단적 본성


그렇다면 이런 하이브 마인드는 왜 나타날까요? 저자는 우리 인간이 원래부터 선천적으로 이런 집단주의적 성향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신경과학의 학자들의 연구 내용과 인터뷰를 근거로 우리의 뇌 자체가 그런 것이라 규정합니다. 책에 따르면 “신경과학자들은 우리에게 의식이 있는 이유가 순간순간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적이고 정서적인 정보를 처리해 우선순위를 따지고, 누가 친구이고 누가 적인지를 구분하기 위한 것이라 추정”합니다. 즉 우리 뇌가 누가 내편이고 누가 다른 편인지를 먼저 가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 실험에서는 실험 참가자에게 손가락을 토닥거리게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토닥거리는 활동을 영상으로 보게 했는데, 실제로 손가락을 토닥거린 사람이나 그 영상을 본 사람이 뇌 활동이 거의 똑같았다고 합니다. 이는 우리가 직접 어떤 행동을 하든, 다른 사람이 경험하든 간에 우리는 그것을 보게 되고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 뇌는 유사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결국 이러한 증거들은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 즉 타인의 행동과 생각을 자신의 생각으로 받아들이는, 즉 하이브 마인드를 할 수 있도록 생물학적으로 만들어졌다는 뜻입니다. 더 쉽게 말하자면, 인간은 집단적으로 행동하고 말할 수밖에 없는 성향이 기본적으로, 본능적으로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인간은 불확실한 것에 대해 불안함을 느낀다는 본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불안함을 항상 해소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이를 자아 인식과 연결 지어 본다면 자아에 대해서 확실함이 있어야 하는 욕구가 있는 것입니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존재인지를 찾아 불안함을 없애려 합니다. 결국 인간은 자신의 자아정체성을 형성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데, 이러한 규정 지음은 혼자만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가능한 것입니다.


사회학자인 짐 코언(Jim Coan)은 친한 사람과 일정 이상으로 더 친해지면, 뇌를 포함한 우리의 신경세포는 그 사람과 나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 말은 곧 그 친근한 타인이 자신의 자아를 규정짓는다면 우리도 그 자아와 동일한 규정을 짓게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생물학적으로, 인간은 자아를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경계를 지었습니다. 즉 자아와 타자를 구분해냈습니다. 자아를 규정짓기 위해 경계를 만들어 타인을 규정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자아의 규정에 하이브 마인드를 더해 내집단과 외집단으로 구분 짓는 것입니다.



3. 컬트, 사이비 종교와 현재 대한민국 사회


책은 이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집단에 대해서 분석합니다. 특히 책에서는 컬트라고 표현하는데, 사이비 종교 집단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합니다. 우선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과정은 점진적이며, 특히 사회 연결망이 붕괴된 사람이 빠지기 쉽다고 합니다. 고향을 떠난 대학생, 최근 배우자를 잃은 미망인이나 홀아비, 다른 지역에서 와서 적응을 못하는 사람 등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설명하는 것이 불확실성-정체성 이론(uncertainty-idntity theory)입니다. 자신이 누구이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이 불확실함을 해소하겠다는 강력한 동기 때문에 특정한 행동과 세계관을 금지하는 집단과 자신을 동일시하게 된다고 합니다. 또한 우호적으로 접근하여, 잠재적인 신입회원을 가장 괴롭히는 삶의 문제를 찾아내서 그 부분을 건드립니다. 그래서 점점 그 사람이 가진 세계와 떨어뜨리고 점점 자신의 집단에 동조하게 만듭니다.


또한 이런 사이비의 특징은 대체적으로 카리스마스를 지닌 지도자가 있습니다. 그 지도자는 절대적인 확신과 자신감이 넘치고, 사실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거침없이 내뱉습니다. 그리고 대중집회와 같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왜 분노해야 하는 가를 정확히 하여 분노의 이유를 정당화합니다. 그리고 어떤 질서나 구조를 굉장히 단순화해서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안감을 없애줍니다. 그리고 선택의 여지를 없애면서 확실성을 확보합니다. 선택이라는 부담을 없애주고, 사고능력을 차단해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조직의 관례와 규범에 대해서 자동적으로 반응하게 만들어버립니다.


저자는 미국의 컬트인 사어인톨로지를 간간히 예시로 들었는데 우리나라를 예로 들자면 이런 모습은 올해 초에 코로나를 확신시키면서 세간이 잘 알려진 신천지의 모습과 매우 유사합니다. 그리고 8월에 코로나 재확산으로 문제가 되었던 사랑제일교회의 모습과 놀랍도록 유사합니다. 이들의 모습은 이 책의 주제와 참으로 걸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내집단과 외집단을 구분하는 모습, 그리고 타인이 어떻게 되든 말든 상관없는 모습, 음모론을 제기하고 그 음모론에 내집단이 동조하는 모습 등등.


하지만 우리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편을 가르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친다고 해서 우리도 무조건적이 비난으로 그들을 대해야 할까요? 물론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진 않겠지만, 그들과 똑같은 모습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이기적인 집단과 비교할 순 없겠지만, 우리 또한 집단적 성향에서 나올 수 있는 부작용을 경계해야 합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내집단의 강화, 그리고 외부 집단을 가르면서 나타나는 탈인간화 현상을 경계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외부 집단을 인간미만으로 보는 것이죠. 역사적으로 봤을 때 2차 세계대전의 나치들이 그러했었죠. 그리고 책에서는 탈인간화된 표현을 통해 이를 드러낸다고 합니다. 우리를 구역질 나게 하는 것, 바퀴벌레나 배설물로 연결 짓는 것이라 말합니다. 왠지 우리가 인터넷상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00충, 역겹다, 등의 표현과 이어집니다. 인터넷의 특정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서 너무 많이 볼 수 있는 표현들입니다. 그들은 자신과는 다른 이의 사례나 이야기들을 가져와서 그들을 욕하고 헐뜯고 인간보다 못한 것들로 만들어버립니다. 그리고 그것이 정당화되어버립니다.


그렇다고 우리들도 그들과 똑같은 방식을 취하면 안 될 것입니다. 내가 속하지 않는 타 집단이 탈인간화 방식을 취한다 해서 나도 똑같이 그렇게 탈인간화를 실천해버리는 것은 옳은 해결책은 절대 아닐 것입니다.



4. '인지적 재평가'의 가능성


그래서 저자는 ‘인지적 재평가’의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이는 어떤 상황에서 느낀 감정을 바꾸어보기 위해 다시 그 상황에 대해 평가를 해보는 것입니다. 사람은 끊임없이 평가합니다. 여러 가지 상황과 타인을 만날 때도 상황과 사람에 대해 평가합니다. 그러한 평가를 다시 인지적으로 개입해서 재평가해보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친구의 행동을 ‘이해 못하겠다, 노답이자, 왜 저러냐’라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뭔가 힘든 일이 있었나? 지난주에 이별을 해서 그런 것일까?’등등으로, 의지적으로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죠. 이러한 재평가는 자기와의 대화를 통해 훈련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실제로 심리치료 행동법 중에서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책에서 나온 실험의 예를 보겠습니다.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관리하는 도구로 인지적 재평가를 투입하고, 인종차별과 관련된 쟁점에 대해서 타인종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를 본 실험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불안감은 자아와 타자를 나누는데 큰 역할을 하는 심리입니다. 연구자는 “타인종 사람과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되도록 타인종 사람과 대화하려 하지 않는 방법으로 불안감을 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타인종 사람과 대화를 한다는 선택을 한다면 미래의 불안감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라는 정보를 줍니다. 즉 인지적 재평가를 하도록 생각을 주입하는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도록 선택하게 하는데 주제는 다름 아닌 ‘인종차별’입니다. 다른 인종의 사람과 대화하기 어렵고 곤란한 주제입니다. 그리고 이 주제에 대해 타인종의 사람과 대화할 것인가, 같은 인종의 사람과 대화할 것인가를 선택하게 합니다. 이에 앞서 제시한 인지적 재평가를 받아들인 사람은 타인종과의 대화를 선택했고, 그들은 타인종과 대화할 때 불안한 징후를 나타내는 행동이나 몸짓, 표정 등이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인지적 재평가에 대해 희망찬 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그 가능성을 생각해봅니다.


또한 저자는 조지버나드쇼의 말을 인용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저지르는 가장 큰 죄는 그들에 대한 미움이 아니다. 무관심이야말로 가장 큰 죄이다. 무관심은 비인간성을 대표하는 반인 간 적인 감정이다."


저는 오히려 이 표현이 이 책의 내용과는 조금 들어맞지 않기에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격렬한 비난, 미움 증오는 오히려 관심이 아닌가? 하지만 이내 탈인간화하는 그들은 인간을 향한 증오를 뿜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인간도 아닌 것으로 규정한 이후 증오를 내뿜는다는 것을 이해했습니다. 즉 인간적인 관심의 부재입니다. 타인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 것이 정당화되는 것을 우리는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이라도 인지적 재평가를 통해, 혹 이 방법이 아니더라도 그들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받아들이기 위핸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5. 마무리하며

세라 로즈 캐버너(Sarah Rose Cavanah), [패거리 심리학]의 원제는 하이브 마인드이다.

[패거리 심리학]은 세라 로즈 캐버너라는 미국의 심리학자가 지은 책입니다. 원제는 하이브 마인드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에세이나 자신의 사고에서 비롯된 것을 다룬 것이 아닙니다. 많은 논문과 전문가의 의견의 바탕에 더해 저자 자신의 전문가적인 의견으로 쓰인 책입니다.


실험, 설문 등의 사회과학적인 방법을 동원 한 논문과 저서 등을 근거의 기반으로 삼아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연구결과가 정반대의 결과가 각각 나오는 주제에 대해서는 양쪽의 연구결과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상당히 전문성을 갖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실제 연구하는 사람들이 보는 논문, 그래프, 도표 등을 담아내진 않습니다. 최대한 연구자들 대상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잘 읽을 수 있도록 쓰여진 책이며 저자도 이를 의식해서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자연스레 자신의 일상과 생각들로 스토리텔링이 가미되어 전문가들과 인터뷰하고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책을 엮었습니다.


집단이 하나의 생각을 가진 것처럼 행동하는 현상인 “하이브 마인드”를 통해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 또한 현대 사회는 인간을 어떻게 바꾸어놓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이 책은 마녀사냥, 가짜 뉴스, 배타적 태도가 형성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파헤치고 그에 따른 교훈과 통찰을 전합니다. 본 영상에서 다 다루지 못한 다양한 소재와 예시들을 직접 읽어보시면서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합니다. 저는 후에 가능하다면 이 책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소셜미디어와 관련된 주제를 또 다뤄볼까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책을 리뷰하는 남자, 유튜브 채널 소개 영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