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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리남 Oct 19. 2020

한 우물만 팠더니, 일종의 노예제?

[폴리매스] 리뷰 01

제 글을 찾아와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시간이 허락되신다면 영상도 보시고 좋아요와 구독도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가 계속 책을 리뷰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https://youtu.be/W_BDXCd87s8


1. 현대의 폴리매스, 마야 안젤루


한 사람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사람은 오프라 윈프리의 멘토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흑인이며 50년대 흑인 인권운동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흑인 인권운동의 중심인물이었던 마틴 루터 킹 주니어와 말콤X의 곁에서 인권 운동을 조직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또한 신문기자로 활동하여 카이로에서, 가나에서 기자 활동을 했습니다. 덕분에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다양한 언어를 습득하였습니다. 노년에 흑인 문제를 다룬 역사학자로 인정받아 명예학사 박위를 30개를 받았습니다.


게다가 칼립소 음악에 춤을 추는 전문 댄서이며 토니상 후보에도 올랐던 배우입니다. 영화 시나리오로 퓰리처상 후보에도 오른 감독이기도 합니다. 또한 시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소설가이며 극작가입니다. 베스트셀러만 30권 가까이 됩니다. 즉 그녀는 시인, 극작가, 작가, 가수, 작곡가, 댄서, 배우, 영화감독, 기자, 다중언어자, 역사가, 인권운동가였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마야 안젤루(Maya Angelou)입니다.

마야 안젤루(Maya Angelou)


2. 폴리매스란?


마야 안젤루 같은 사람을 우리는 폴리매스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폴리매스는 쉽게 말하면 다재다능한 사람입니다.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영역에서 출중한 재능을 발휘하는 사람들입니다. 앞서 설명한 마야 안젤루는 흑인 인권운동과 더불어서 기자 생활을 하고 다양한 언어를 섭렵하고, 역사학자로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전혀 다른 분야라 할 수 있는 댄서의 영역과 배우의 영역, 작가의 영역도 넘나들었습니다. 다능하고 박식한 그녀와 같은 폴리매스는 말 그대로 서로 연관 없이 보이는 분야에서 적어도 세 가지 일을(‘poly’는 세 개 이상을 의미하므로) 출중하게 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3. 현대사회의 전문가


하지만 현대사회는 한 가지 직업을 갖고, 한 가지 일을 끝까지 해내는 사람. 그런 사람을 전문가라고 부릅니다. 그 전문가의 길을 걸어가라고 우리 현대사회는 안내하고 격려하며 인도합니다. 또한 노벨상 후보자, 뛰어난 과학자, 작가, 미술가, 기업인, 정치인이 현재의 위치에 있는 것이 하나의 전문 분야에 평생 헌신한 덕분이라고 가정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분야에 집중해야 창의적인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전제와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렇게 알려진 사람들이 한 가지 분야에만 매진했던 경우를 오히려 찾아보기 힘듭니다.


현대 사회에는 한 우물만 깊이 파는 문화가 팽배합니다. 그리고 어느 분야든 한 우물만 파게 되면 그 우물에서 빠져나오기가 거의 불가능해지고 우물안 개구리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1세기 들어 한 직업에만 평생 종사하고 전문가가 되는 것은 일종의 노예제로서 우리는 전문화된 그 영역의 굴레에 매이게 됩니다. 우리가 스스로 전문가를 추종하게 된다면, 자신이 생존하고 발전하는 유일한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지만, 동시에 그 안에서만 살아가야 한다는 환멸감과 허무감을 느끼게 됩니다.


우스갯소리로 한국의 학생들의 진로의 길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은퇴를 하게 되면 해야 할 일이 치킨 집을 차리는 것밖에 없다는 유머입니다만 실제로 전문화만 추구하는 사람은 사실 상 은퇴를 한 이후에도 할 일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스갯소리지만, 의외로 현실을 꼬집고 있다.


4. 폴리매스의 역사와 현대 전문화의 발전 계기


원래 인간의 두뇌는 한 가지 분야만 하도록 되어있지 않습니다. 많은 뇌 과학자들이 인간은 생존을 중시하도록 뇌가 발전했으며, 그렇기에 한 가지 문제에 집중하도록 만들어졌다고, 즉 전문화에 특화되어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반만 맞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하나의 문제에 집중하고 전문화하는 영역은 좌뇌의 영역이며 우뇌는 직관적이고 창의적이며 종합적인 영역을 다루는 것입니다.


또한 역사적으로 보면 원시 시대부터 폴리매스는 존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류는 변덕스러운 자연환경에서 생존을 위한 창의력을 발휘 했습니다. 생존에 도움이 되는 지식과 기술을 폭 넓게 습득했으며 노동 분업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에 식물에 대한 지식, 사냥 기술, 건축지식, 예술적 지식 등등을 자연스레 얻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 역시 폴리매스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자이며 교육가입니다. 해부학, 천문학, 발생학, 지리학, 지질학 기상학, 물리학 동물학, 윤리학, 형이상학, 정치학, 경제학, 심리학, 수하학, 신학, 미학 등등에서 중요한 저술을 남겼으며 그가 남긴 지식들을 모아놓으면 백과사전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표적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화가, 조각가, 음악가, 무대 및 의상 디자이너, 발명가, 해부학자, 비행사, 엔지니어, 군사전략가, 지도 제작자입니다. 오늘날 다 빈치 같은 사람을 만들려면 13개의 전문직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 외에도 수많은 폴리매스들이 역사적으로 존재해왔습니다. 그것도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이들이 있어왔습니다. 본래 역사적으로 보면 한 사람이 다른 분야를 넘나드는 것에 대한 금기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현대사회의 전문화 경향, 다른 영역을 넘나드는 것이 금기가 된 것일까요?


점차 사람들은 사회를 이루고 함께 살면서 상호의존성이 증가했습니다. 식량 공급을 예로 들면 한 개인이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받기 위해서는 식량 획득, 가공, 보존하는 데 필요한 일을 혼자 감당하기가 힘이 들고 비효율적이게 됩니다. 또한 여러 사회체제가 그러했습니다.


유럽의 봉건제는 소작농과 지주로 그 역할이 제한되었습니다. 세계 여러 지역의 부족제도는 자신이 속한 집단이나 조상에 따라서 해야 할 일을 나누게 됩니다. 인도의 카스트제도는 직업이 부모의 직업에 결정되며, 서구사회의 산업화, 관료주의, 기업과 교육기관의 전문화제도는 서구 열강이 세계를 식민지배하면서 널리 퍼지게 됩니다.


1800년대에 들어서서 지식의 전문화가 일어나며, 통제와 제약을 뜻하는 학과목(discipline)이 생겨나고 이러한 지식을 관리하는 모델은 식민지배로 전 세계에 퍼지게 되었습니다. 18세기 말부터 지식의 전문화가 시작되고, 19세기 말에는 세계 곳곳에서 업무 혹은 직업의 전문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수천 년이 넘게 노동의 분업화가 알맞게 형성이 되었고,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자신이 속한 업종과 직업, 활동분야로 삼게 됩니다. 그 사람을 파악하기 위해 우리가 하는 질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무슨 일을 하세요?”가 되었습니다. 누군가 자신의 소개를 “시를 사랑했고, 소설을 즐겨 썼었으며, 운동선수였으며 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색소폰을 연주하는 전기기사”라고 소개한다면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할 겁니다. 하지만 그저 “전기기사”라고 소개한다면 납득하게 되죠. 우리의 정체성이 직업하나로 귀결되는 상황입니다.



5. 폴리매스의 필요성


문제는, 점차 폴리매스와 같은 사람들을 세상은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한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면 이름을 알린 분야 외에도 다양한 관심을 품고 성과를 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느 한 분야에서만 고도로 전문화된 사람을 발견하는 경우는 사실 드뭅니다. 폴리매스로 사는 것이 오히려 인간에게 자연스럽습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AI가 수많은 직업을 대체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AI는 의사, 변호사 등과 같이 인간만이 할 수 있을 것 같은 영역도 정복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으며 실제로 지금 관련된 직종에서 적용되고 있는 AI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도래하는 4차산업 시대의 중요한 키워드는 융합과 복합입니다. 다양한 분야가 서로 교차되고 섞이면서 기술은 발전하고, 다양한 분야를 알고 있어야만 이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적응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경력개발 분야에서는 이제 앞으로 경제적인 안정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직업으로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요즘과 같은 시대에 다수의 경력을 쌓는 것은 사치와 오버가 아니고 필수라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플랜B와 플랜C, 더 나아가 D까지 준비해야 하는 시대인 것입니다.



6. 폴리매스의 능력 6가지


다행히도 우리 인간은 모두 폴리매스적 자질을 갖고 있습니다. 인간의 타고난 학습 욕구와 성장 욕구는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누구나 폴리매스가 되어서 자신의 가치를 발현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폴리매스가 될 수 있을까? 그것을 생각해 볼 때 먼저 폴리매스들이 지니고 있는 능력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6가지입니다.



1. 개성: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능력


2. 호기심: 경계를 짓지 않고 중단 없이 탐구하는 능력


3. 지능: 다양한 자질을 배양하고, 연습하고, 최적화하는 능력


4. 다재다능함: 여러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넘나드는 능력


5. 창의성: 서로 무관해 보이는 영역들을 연결하고 종합해 창의적 결과물을 도출하는 능력


6. 통합: 다양한 지식의 갈래들을 통합해 ‘전체’를 그리는 능력.


폴리매스는 이 6가지 능력을 바탕으로 탄생합니다. 다양한 것을 해내는 능력, 다재다능한 폴리매스가 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개인에게 다재다능함의 가치는 더 없이 중요한 것이 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비전이 있고 표현하고 싶은 감정이 있으며 세상과 공유하고 싶은 아이디어,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공감하고자 하는 요소가 있습니다. 그것들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생명력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한 미디어와 예술 매체, 글, 음악 등등 모든 것을 통해 그것을 해낼 필요가 있습니다.



7. 마무리하며


이 리뷰는 와카스 아메드의 [폴리매스]를 요약정리 한 내용입니다. 이 책은 무엇보다 작가의 상당한 노력이 들어가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등장한 폴리매스를 찾아내고 탐구하고, 그들의 업적을 정리한 것만 해도 어마어마합니다. 62페이지에서 146페이지에 걸쳐 역사적으로 폴리매스로 평가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언급하는데 그 인물 만해도 126명입니다. 길게는 2장 정도에 걸쳐, 짧게는 한 문단에 걸쳐 그들의 업적과 성과를 언급하고 정리하였습니다. 단순한 짜깁기가 아니라 치열하게 쓴 책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치열하게 쓰인 책은 절대 독자를 배신하지 않는다 생각합니다.


폴리매스의 6가지 능력은 정리를 하고 말씀드리기엔 그 양이 너무 방대해져서 간단하게 언급만 했습니다. 저는 폴리매스의 의미와 왜 이 시대에 폴리매스의 의미가 퇴색되었는가를 살피는데 주력하였습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이 책을 읽고 자신의 다재다능한 잠재력을 점검해보고 펼쳐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상 책을 리뷰하는 남자 책리남이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잠재력이 있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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