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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리남 Apr 09. 2021

햄릿은 우유부단한 인간형?

셰익스피어 [햄릿] 리뷰


* 영상시청을 통해 내용 확인 부탁드립니다. 보시게 되면 좋아요와 구독 부탁드리겠습니다 :)

https://youtu.be/d4Cy6SOiPBw


오늘은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역시 유명한 [햄릿]에 대해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내용을 알고 계시겠지만, 그래도 내용을 한 번 짚어보고, 햄릿형 인간, 그리고 가장 유명한 대사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햄릿]은 1599년에서 1601년 사이에 쓰였을 것이라 추정되는 작품입니다. 덴마크 궁정을 배경으로 하며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과 더불어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으로 불립니다. [햄릿]은 그 중에서도 제일 대표적이고 유명한 작품으로 손꼽힙니다. 셰익스피어의 모든 작품을 통틀어서도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며 그의 작품 중 가장 많이 공연되었고, 계속 공연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가장 대표작인 [햄릿]


1. 줄거리


덴마크의 왕자 햄릿은 왕인 아버지를 갑작스레 잃습니다. 게다가 자기가 평소에 신용하지 않던 숙부인 클로디어스가 왕위에 오르고 자신의 어머니 거트루드가 선왕이 죽은 지 얼마 안 되서 클로디어스와 결혼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습니다.


햄릿 왕의 유령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의 유령을 만나게 되고, 숙부인 클로디어스가 선왕의 귀에 독을 넣어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왕의 유령은 복수를 부탁하고 햄릿은 복수를 꿈꾸게 됩니다. 이후 사랑하는 오필리아와 거리를 두고 미친척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연극단을 이용해 클로디어스의 선왕 살해 방법을 보여주고, 그의 반응을 살핍니다. 충격을 받은 클로디어스는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기도하는 곳에서 참회를 하게 됩니다. 그 모습을 본 햄릿은 클로디어스를 살해할 기회를 잡지만 참회하는 클로디어스가 천국을 가면 어쩌나 하면서 복수의 실행을 다음 기회로 미룹니다.


기도하는 클로디어스. 이 모습을 본 햄릿은 그를 죽일 가장 좋은 기회이지만 기도 중 죽인 그가 천국에 가지 않을까를 염려하며 복수를 다음으로 미룬다.

이후 햄릿은 거투르드와 대화를 하다 커튼 뒤에 숨어서 그 이야기를 엿 듣던 폴로니어스를 클로디어스로 착각해 칼로 찔러 죽이게 됩니다. 이에 클로디어스는 햄릿을 영국으로 사신을 보내는 척 하면서 햄릿을 죽이려는 계략을 꾸밉니다. 하지만 이를 알아챈 햄릿은 역으로 왕이 자신에게 붙인 로즌크랜츠와 길든스턴을 죽이고 귀국합니다.


오필리아는 아버지인 폴로니어스가 허무하게 죽었다는 사실에 상심하고 미쳐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강에 몸을 던져 자살하게 됩니다. 아버지인 폴로니어스의 사망 소식에 프랑스에서 귀국한 레어티스는 동생마저 잃고 분노합니다. 이런 레어티스에게 클로디어스는 펜싱 시합으로 햄릿을 죽이자고 제안합니다.


햄릿을 펜싱 시합으로 죽이자고 제안하는 클로디어스

시합 당일 클로디어스는 독이 묻은 칼과 독을 탄 술을 준비하는데, 술은 왕비 거투르가 마시게 되고, 펜싱 시합 중 레어티스의 칼은 햄릿을 찌르게 됩니다. 그리고 서로가 뒤엉키는 중 칼이 뒤바뀌어 레어티스도 독 묻은 칼을 맞게 되죠. 왕비가 곧 독약에 의해 쓰러지게 되고 레어티스는 자신이 벌인 일과 클로디어스의 계략을 고백합니다. 이에 햄릿은 클로디어스 왕을 찌르고 독약을 마시게 합니다. 결국 모두가 죽게 되고, 햄릿은 죽으며 노르웨이의 왕자 포틴브라스 2세를 왕으로 추천하며 극은 끝을 맺게 됩니다.



2. 햄릿형 인간


이런 햄릿을 두고 햄릿형 인간이라고도 부릅니다. 햄릿형 인간이란 생각이 많고 갈팡질팡하면서 실행은 하지 않는, 고민이 많고 이상주의적인 인물을 뜻합니다. 이와 반대로는 돈키호테형 인간이 있죠. 풍차에 돌격했던 돈키호테처럼 생각 없이 일단 행동해보는 캐릭터를 뜻합니다.


여하튼 이상주의적이면서 고민이 많은 햄릿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유명한 대사가 있습니다. 바로 “To be or not to be”입니다.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사느냐 죽느냐”라는 대사로 번역되어 알려져 있습니다. 이 글 자체로만 보면 그저 자살을 고려하는 것으로만 보입니다. 최근에는 이 번역을 잘못 된 번역 혹은 의역이라는 하여 원문 그대로를 번역한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To be or not to be)”로 번역한 책도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내용의 흐름상 “이대로 살아갈 것인가, 말 것인가”로 번역하는 것이 가장 들어맞는다고 봅니다. 아래는 이 대사를 하는 햄릿의 전체 방백 내용입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대로 살아갈 것인가 말 것인가"가 가장 적합한 번역이 아닐까 싶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가혹한 운명의 화살을 맞고도 죽은 듯 참아야 하는가. 아니면 성난 파도처럼 밀려드는 재앙과 싸워 물리쳐야 하는가. 죽는 건 그저 잠자는 것일 뿐, 잠들면 마음의 고통과 육신에 따라붙는 무수한 고통은 사라지지. 죽음이야말로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결말이 아닌가. 그저 칼 한 자루면 이 모든 것을 깨끗하게 끝장낼 수 있는데. 그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 때문에 우리는 이 세상에 남아 현재의 고통을 참고 견디는 것이다. 결국 분별심은 우리를 겁쟁이로 만드는구나.”(셰익스피어 연구회 옮김, 아름다운날 출판)


단순히 사느냐 죽느냐의 문장만 볼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보면 햄릿의 고민을 엿 볼 수 있습니다. 숙부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가 그 숙부와 결혼한 상황에서 아버지의 복수를 해야 하는 가혹한 자신의 운명. 그리고 죽음이라는 것이 주는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극 중에서 이런 햄릿의 고민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클로디어스의 속내를 떠보기 위해 연극으로 독살 장면을 재연하는 햄릿, 기도를 하는 클로디어스를 혹 기도 중에 죽이면 그가 천국에 갈까봐 망설이는 햄릿.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기도 전에 재혼해버린 어머니를 탓하는 햄릿. 그러면서도 어머니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햄릿. 어머니와 이야기를 할 때 커튼 뒤에 숨은 폴로니어스를 클로디어스인 줄 알고 과감하게 그를 찌르는 햄릿.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현실상황에 놓인 젊은 청년인 햄릿은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한 모습을 볼 때 우리는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만약 우리가 그 상황에 놓인다면 어떨까를 생각하게도 합니다.



내가 햄릿이라면 나는 과감하게 아버지의 복수를 해낼 수 있을까? 햄릿처럼 갈팡질팡하진 않을까? 원수와 재혼을 한 어머니는 어떻게 대할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을 생각해보면서 우리는 햄릿이라는 연극 속에 빠져들 수밖에 없습니다.



3. 타락한 기성세대 속의 햄릿


독살로 형을 죽인 숙부 클로디어스. 그리고 남편이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런 클로디어스와 결혼한 어머니 거트루드. 햄릿이 실제로 미쳤다, 그냥 미친 척 한 것이다를 두고도 해석이 분분한데, 사실 이런 상황에서 미치지 않는 것이 이상한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To be or not to be가 가장 유명한 대사인 이유는 이런 햄릿의 상황을 보여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햄릿에게는 그저 현재의 상황에 그냥 그대로 살아갈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를 선택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곧 기성세대의 도덕적인 타락을 그저 내버려두며 살아갈 것인가, 아닌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햄릿은 이미 잃어버린 아버지를 잘 보내드리고 숙부와 어머니의 행복을 진정으로 바라며 살수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왕위를 물려받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였죠. 하지만 그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현실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의 이상을 따른 인간이었습니다.


복수를 행하는 것의 정당함을 따지고 그 대가를 생각하는 것, 그리고 그 죽음 이후의 상황까지 고려하는 햄릿이 그저 너무 우유부단하다고, 가장 이상적인 것만 너무 따지는 것 아니냐고 치부할 수만은 없습니다. 이런 고민하는 햄릿의 모습은 과거로부터 현시대까지 많은 젊은이들과 또 우리들에게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에 순응하며 살 것인가? 분명 내가 생각할 때는 더 좋은 길이 있고, 더 나은 길이 있는데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인가? 이러한 고민들을 우리가 계속 품고 살아갈 때 더 나은 시대와 상황이 오지 않을까를 햄릿은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극에서 보여주는 햄릿의 고민과 고뇌는 무언가 삐뚤어지고 잘못된 기성세대를 향한 일침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의 고뇌와 고민의 과정은 기성세대를 향한 일침이라 생각한다.


4. 마무리하며


사실 햄릿은 치밀하게 복수를 계획하지도 않습니다. 왕의 죽음의 원인을 밝히는 것도 선왕의 유령이라는 비현실적인 존재입니다. 연극단을 이용해 클로디어스의 속을 떠볼 뿐, 어떻게 클로디어스에게 복수를 행할 것인가 정하지도 않습니다.


마지막 펜싱 시합에서 결국 복수를 이루기는 하지만, 이 모든 과정들은 복수를 향한 여정이라기보다 햄릿의 고뇌와 고민들을 엿보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고민의 과정에 공감하기도, 반론을 펼치기도 하며 우리는 또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렇기에 [햄릿]은 훌륭한 고전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만 리뷰를 마칩니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대한 리뷰를 재밌게 보셨다면 좋아요와 구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저에게 큰 힘이 되며 주신 힘으로 더 좋은 작품, 책을 리뷰하며 찾아뵙겠습니다. 저는 책을 리뷰하는 남자 책리남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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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4대비극 5대희극저자윌리엄 셰익스피어출판아름다운날발매2007.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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