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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모으기

누군가는 행복 프리퀀시라 말했다 :)

by 책피는엄마



결점도 많지만 행복을 느끼는 순간도 많다.

감정이 풍부해서 쉽게 슬퍼하고, 감동하고, 좋아하고, 행복하고, 쉽게 화내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코딱지 만한 내 책상에서 책 볼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일목요연하게 쓰여진 책 속 문장을 발견했을 때,

새벽에 혼자 이어폰으로 음악 들을 때,

해가 뜨면서 만들어 내는 오묘한 오렌지 색의 하늘을 바라보는 것.

오래된 물건을 정리하며 버릴 때 드는 쾌감을 사랑한다.

탄천에서 바람을 맞으며 달릴 때 행복하다.

아침에 자고 있는 아이들을 껴안으며 깨울 때 더없이 충분한 행복을 느낀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커피 한 잔만 하고 헤어져도 행복하다.

책 모임을 가는 길이 행복하다.

캠핑 가서 아이들이 하루 종일 나타나지 않고 잘 놀 때 행복하다.



나열하고 보니, 공통점이 보인다.

작고, 조용하고, 잠깐 멈춰있는 시간이다 .

특별히 무언가를 얻거나, 완성한 결과가 아니었다.

마음에 빈 공간이 있을 때이다.



우리는 왜 행복을 저 멀리에 있는 특별한 것으로 여길까?

행복의 뜻을 찾아보면, 오히려 반대다.



**행복: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상태.



생활에서 이런 감정을 느낄 틈이 없기 때문에

행복을 ‘특별한 사건’으로 착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보니 알겠다.

행복은 도착지가 아니라, 지나가는 길에 슬쩍 잡히는 것.


확실한 건 행복은 큰 사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나가는 그 순간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될 것 같다.

그렇다면 지나가는 순간을 감지하는 능력의 비밀은 읽고 쓰기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나도 쓰면서 알아챘으니까.



뭐, 더 행복해진다면 좋은 일이고, 아니어도 어차피 계속 읽고 쓸 거다.

이 정도의 기쁨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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