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정말 자유로운 영혼이었을까?

다르지 않아도 괜찮아

by 소리

J야,

요즘 시험공부가 힘들어 그런 걸까?

오늘따라 유난히 힘들어 보여서 혹시 무슨 일이 있는건지 이야기를 나누고싶었는데...

물 한잔 마시고 방에 들어가 버리니 너를 불러낼 용기가 안 난다.


오늘 너한테 이 글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읽자 마자 너의 얼굴이 제일 먼저 떠올랐거든.


<강한 것보다 강한 것>


모두가 컬러일 때

조용한 흑백이 눈에 띈다.

모두가 헤비메탈일 때

잔잔한 째즈가 귀에 들린다.

강한 것보다 강한 것은

다른 것이다.

<‘영감달력(정철)’ 중에서>




너만의 스타일


어렸을 때부터 넌 항상 너만의 스타일이 있었는데, 알고 있었니?


친구들이 다 하고 싶어 하는 역할에는 관심도 없고,

교과서에 나오는 새로셈 방식도 전혀 모른 채 이상한 방식으로 계산을 하고,

이게 모지? 왠지 겁이 날 정도로 정교하고 낯선 무늬의 패턴들이며 엉뚱한 발상들,

친구들 모두 찬성하는데 혼자 반대쪽에 손을 들었다던 사회 시간,

소위 대치동 ’탑 반‘ 친구들 우르르 몰려가던 수학학원도 이제 그만,

내신 시험 기간에도 강당에서 2시간씩 농구를 하고 오질 않나... 등등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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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괜찮은 거니?


엄마는 그런 너의 모습이 기특하고 신기한 적도 있었지만, 때로는 남들과 다르게 가는 모습이 염려되기도 했어. 눈치 챙길 줄 모르는 어린 아이의 순진함으로 넘기기에는 중학생까지도 꽤 긴 시간을 그러했으니까.

고등학생이 된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는 스타일로 살고 있을 거라 생각해.

학원 한 개도 다니지 않는 K 고등학생이 몇 명이나 될까 싶다.


그런데 막상 너 자신은 어땠니?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고, 선택하는 너 자신을 볼때 사실은 불안하지는 않았니?

힘들다고 느끼진 않았니?

실은 친구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고 싶지는 않았니?


그래서 외롭지는 않았니?....


이제야 이렇게 물어봐줘서 미안해.


지금와서 돌이켜 보니까...

엄마는 너의 ’겉모습을 보기만‘ 했지 너의 마음속이 진짜 어떤지 보려는 노력은 부족했던 것 같아.


오늘 이런 말을 이유도 “그래 J야, 강해지려면 남들과 똑같으면 안돼!” 라는 잔소리를 최대한 우아하게 포장하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란다.


정말 괜찮은지...


너의 몸과 마음이 실은 힘들고 고되지는 않은지 진심으로 이해하고 싶어.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해야 한다고, 남들과 달라야 성공할 수 있다고, 혹시나 같은 길을 가면, 너무나 뛰어난 친구들을 이기지 못할 것이란 절망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너의 생존방식은 아닌 건지...


’자유로운 영혼‘..

흔히 하는 이 말이 너의 캐릭터에 붙곤 했잖아.

그런데 ’다름‘을 상관치 않을 만큼 자유로왔는지...

너가 했던 그 다른 선택이 속으로는 너를 묶어두는 매듭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이제야 물어보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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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존재가 빛나고 있어


엄마는 역시나 한 발 늦지?

J야, 혹시나 이런 마음으로 힘들어 한다면 '달라야 한다'는, 그래야만 남들보다 더 눈에 띄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고단한 마음 내려놓았음 좋겠어.


'강한 것을 이기는 강한 것이 다른 것'이라고 했지만 엄마는 말해 주고 싶어.

이 말이 너를 묶는 매듭이 되고 있다면 이제 그만 풀어버리라고.

‘다름’을 선택했던 이유가 실은 경쟁에서 뒤질까하는 불안해서라면, 그런 너를 숨기고 싶은 피난처였다면 말이야.


남들과 같은 선택을 하고, 같은 길을 걸어도 너는 너 존재로 빛날 수 있어.

남들과 달라서가 아니라, 너가 진심으로 좋아하고 원하는 그 일을 할 때 너는 정말 빛이 나거든.


너는 지금쯤 잊었을 만한 일을 얘기해 줄까?

중학교 1학년 국어 시간이었나, 미술시간이었나...

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명함을 만들던 시간에 너는 명함 위에 나침반을 그렸고, 그 때도 엄마는 응? 했지...

명함 위에 웬 나침반? 다른 친구들 작품을 보니 대부분 자기의 꿈과 관련된 그림이나 아이콘을 그렸더만 말이지.


그리고 그 위에 한 문장을 썼더라.

“내가 가는 길은 내가 선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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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오늘도 너는 이미 몇 가지 선택들을 했을 거고, 앞으로도 그런 선택들을 하며 살아가게 될거야.

그 선택들이 너의 길을 향한 당당한 선택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랄게.

진심으로 응원할게.


오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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