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Think 프로젝트 묵상에세이《그러므로 생각하라》
마가복음 10장 17절부터 25절을 묵상하면서, 예수님께 달려와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겠습니까?“라고 묻던 부자 청년의 태도에서 찔렸던 부분은, 예수님의 대답을 듣고 난 후 그의 반응이었다.
“그 사람은 재물이 많으므로 이 말씀으로 인해 슬픈 기색을 띠고 근심하며 떠나가니라.” (막 10:22)
이 구절에서 나는 나 자신을 본다. 통장 잔고를 바라보며 불안해하는 나. 하나님의 공급하심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돈이 부족할까 봐 걱정하는 내 모습. 하나님께서 다 채워주실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세상의 방식대로 계산하고 고민하는 내 마음.
나는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재정 문제 앞에서는 너무 쉽게 현실적인 사고방식으로 돌아가곤 한다. 돈이 있어야 안정이 되고, 잔고가 부족하면 불안해진다. 특히 이 말씀을 보면서, 내가 부자 청년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란 걸 깨달았다. 청년은 “재산이 많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재산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기 때문에 슬퍼하며 떠났다.
예수님은 그런 그에게 “네가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고 하셨지만, 이는 재산 정리만을 의미하고 있지 않다. 그의 마음을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그러므로 오늘 묵상 말씀은 가난한 자만이 영생을 얻는다는 말이 아닌 것이다. 나는 지금 내게 주어진 물질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식으로 쓰고 있는가? 아니면 부자 청년처럼 하나님과 재물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가?
하나님은 우리의 필요를 채우시는 분이다.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마 6:31, 33) 하나님은 우리의 필요를 다 아시고, 우리가 그것 때문에 걱정하지 않기를 원하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통장 잔고를 바라보며, 부자 청년처럼 근심하고 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주관하신다는 사실을 믿는다면, 내가 움켜쥐고 있을 이유가 없다. 그분은 오늘도 나를 돌보시고, 나에게 필요한 것을 채우실 것이다.
한편으로는, 하루 하루 나를 돌보심을 느낀다. 속으로 '이게 필요한데' 생각만 했을 뿐인데, 의도치 않게 그것이 내 손에 오는 경험. 생각보다 자주 겪는다. 매번 그것이 선물처럼 느껴진다. 적어도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근심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하나님이 내게 주신 돈도 사실 내 것이 아님을 다시금 깨달아야 한다.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에 돈이 흐르도록 내 돈을 내려놓아야 한다.
하나님의 공급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실상은 돈이 있을 때 더 안심하고, 부족하면 더 불안해한다. 그리고 재정을 쓸 때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식보다 내 안정과 필요를 먼저 고려하게 된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부자 청년에게 원하셨던 것은 기부하는 행위 보다는, 그의 마음이 하나님께 온전히 향하는 것이었다. 내 필요를 걱정하며 움켜쥘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의 공급을 믿고,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담대하게 흘려보낼 것인가?
이 묵상을 통해 나는 결단한다. 하나님께서 내게 허락하신 재정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향으로 쓰는 것이다. 물론 어렵다. 아직까지 실천 못 하고 있는 것이 너무도 많다. 예수님은 부자 청년이 재물을 포기하지 못하고 떠나는 모습을 보며,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하셨다. 그러나 동시에 제자들에게는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나, 하나님으로서는 그렇지 아니하니, 하나님으로서는 다 하실 수 있느니라” (막 10:27)라고 말씀하셨다.
* 본 글은 한소망교회 사순절 Think 프로젝트 《그러므로 생각하라》 묵상집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