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와 같이

사순절 Think 프로젝트 묵상에세이《그러므로 생각하라》

by 최서영

오늘 묵상한 말씀은 누가복음 18장 15-17절이다.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는 '어린 아이'다. 사람들이 어린 아기들을 예수께 데려왔다. 예수님이 어린 아이들을 가까이하실 때, 제자들이 이를 가로막는다. 가로막는 제자들을 향하여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라.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와 같이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단코 거기들어가지 못 하리라 하시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처럼 받들지 않는 자는 들어갈 수 없다. 어린아이의 순수함과 신뢰가 하나님 나라를 받는 중요한 태도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나님 나라는 인간의 능력이나 조건이 아니라, 믿음과 겸손한 태도로 받아들여야 하는 선물임을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


어린아이는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부모에게 전적으로 의존한다. 거짓 없이 순전하고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계산적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믿고 받아들인다. 예수님은 이런 어린아이의 특징이 하나님을 받아들이는 데 필수적인 태도라고 하신다. 반대로, 교만하고 스스로를 의지하는 자는 하나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제자들은 어린아이를 사소한 존재로 여겨, 예수님께 데려오는 것을 막았다. 유대인들은 하나님 나라를 받기 위해 율법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수님은 율법적 행위가 아니라, 어린아이 같은 겸손한 신뢰가 하나님 나라의 기준이라고 하셨다. 똑똑하고, 많이 배웠고, 성경을 잘 안다고 해도, 하나님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님을 인정하고, 스스로 의롭다고 여기지 앉았다. 아마도 예수님은 제자들의 모습을 보시고 안타까워하셨던 것 같다. 제자들은 어린아이를 하찮은 존재라고 여겼지만, 예수님께는 그렇지 않았다.


하나님 나라에서 중요한 것은 힘이나 능력, 율법 준수가 아니라 순전한 믿음이라는 걸 가르쳐 주고 싶으셨던 것이다. 언제나 하나님 앞에서 낮아지는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내 기준에서 재단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고 순종해야 한다. 신앙을 지식적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하나님과 교제하기가 필요하다.


예수님은 사람들이 하나님 나라를 어렵게 생각하는 것을 아셨을 것이다. 종교 지도자들은 율법을 지키는 것이 구원의 길이라 가르쳤지만,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는 어린아이처럼 겸손한 자의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분은 사람들이 자신을 의지하는 신앙이 아니라,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는 믿음을 갖기를 바라셨을 것이다. 예수님은 어린아이를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믿음의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고 싶으셨을 것이다.


"너희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아이처럼 받들지 않으면 결단코 들어가지 못하리라."이 말씀 속에는 하나님의 안타까운 마음이 담겨 있다. 하나님은 우리가 자신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께 전적으로 나아오는 존재가 되길 원하셨을 것이다. 하나님은 어린아이처럼 겸손하고 순전한 마음으로 나아오는 자들을 기뻐하시는 분이다. 반면, 스스로 높아지고 교만한 자들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셨을 것이다. 결국,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고 싶으셨을 것이다. 예수님은 어린아이들을 바라보시며 사랑스러움과 기쁨으로 가득 차셨지만, 제자들과 당시 유대 사회의 잘못된 가치관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도 가지셨을 것이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며 내가 얼마나 하나님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서 있는지 돌아보았다. 나는 정말 순전한가?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고 있는가? 아니면 내 힘과 생각으로 무언가를 이루려 하면서도 하나님을 따르고 있다고 착각하는 걸까? 제자들이 어린아이를 막았던 것처럼, 나도 하나님께 나아가려는 누군가를 무심코 가로막은 적이 있었을지 모른다. 혹은 내가 스스로를 교만하게 만들어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람이 되어버린 건 아닐까? 하나님은 내게 비우고, 낮아지고, 순수하게 나아오라고 말씀하셨다. 겉으로는 믿음을 이야기하지만, 어린아이처럼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는 일에는 여전히 서툴다. 오늘도 내 안의 교만과 완고함을 내려놓고, 하나님 앞에서 겸손한 마음으로 서기를 결단해 본다.


나는 기도한다. 하나님, 저를 깨끗하게 비워 주시고 주님만을 신뢰하는 믿음을 허락해 주세요. 나를 높이려 하지 않고, 어린아이처럼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게 하소서. 제가 누구를 판단하거나 막지 않고, 모든 사람이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되게 해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본 글은 한소망교회 사순절 Think 프로젝트 《그러므로 생각하라》 묵상집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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